영화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이 22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는 기존처럼 상영관에서 배우들과 감독이 직접 기자들과 대면하는 방식이 아닌 기자들과 다른 공간에서 화상을 통해 질의응답 하는 ‘라이브 컨퍼런스’ 방식으로 진행됐다.

 

보통 라이브 컨퍼런스는 국내 기자들과 대면이 힘든 외국 배우와 감독이 소통하는 방법으로, 추석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내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라이브 컨퍼런스 방식을 도입했다.

 

기자간담회 진행방식 만큼이나 영화의 내용도 신선하다.

 

오래 전 에너지가 고갈된 다른 행성에 온 외계 생명체인 ‘언브레이커블’을 소재로 삼고 있는데, 이들은 바이러스를 퍼트려 인간을 멸망시키기 위해 인간으로 위장한 채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구에 정착할 수 있는 면역력을 키워 지구를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인간의 DNA를 수집하는 게 그들의 임무로, 정우성이나 강동원처럼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들이 언브레이커블일 수 있다는 설정이다.

 

또 이들은 죽은 사람인 ‘좀비’와는 달리 살아있는 인간이다.

 

이에 대해 메가폰을 잡은 신정원 감독은 좀비나 뱀파이어는 이미 여러 영화의 소재로 등장한 탓에 언브레이커블이라는 존재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남편 만길(김성오 분)이 잠도 거의 자지 않은 채 일만 하는 게 수상한 소희(이정현 분)가 흥신소 사장인 닥터 장(양동근 분)에게 의뢰해 남편의 뒤를 캐니 ‘언브레이커블’이라는 외계인으로 밝혀진다.

 

더 충격적인 것은 만길이 소희를 죽이려 한다는 것. 이에 소희는 그동안 3명의 남편을 직접 죽였다고 소문난 고교동창 세라(서영희 분)와 함께 만길을 죽이려고 계획한다.

 

하지만 인생은 언제는 계획대로 되는 법이 없는 법. 어쩌다보니 소희의 또 다른 고교동창인 양선(이미도 분)도 합류하게 되고, 세 사람은 얼떨결에 남편이 아닌 엉뚱한 사람을 죽이게 된다.

 

일단 만길이 오기 전 시체를 감추기는 했는데, 곧 만길에게 발각되자 이 사람은 네가 죽인 것이라며 만길에게 죄를 뒤집어씌운다.

 

결국 만길과 소희, 세라, 양선은 시체를 암매장 한다. 시체를 처치한 후 만길까지 처치한 고교동창 세 사람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또 다른 복병을 만나게 되고, 이들은 다시 한 번 거사를 위해 조금 전 갔던 야산으로 향한다.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최강희, 조은지 주연의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과 이서진, 김지수 주연의 영화 <완벽한 타인>이 떠오른다.

 

죽이기 위해 그리고 죽은 후 뒤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고군분투 하는 과정은 <달콤 살벌한 연인>을 떠올리게 하고, 사람들 앞에서 계속 난처한 상황이 생기면서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은 <완벽한 타인>과 닮았다.

 

여기에 본인은 진지하게 연기하는 것이라지만 양동근의 능청스러운 연기 때문에 빵빵 웃음이 터진다.

 

이날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배우들은 하나같이 감독이 별로 많은 말을 하지는 않는 성격이지만, 배우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타입이라 영화가 재미있게 나왔다고 말했다.

 

외계인이라는 소재는 <피원에이치: 새로운 세계의 시작>과 같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나 재미는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이 훨씬 뛰어나다.

 

원작 시나리오를 영화 <라이터를 켜라>의 장항준 감독이 쓰고, 연출을 영화 <점쟁이들>의 신정원 감독이 맡아 시너지가 제대로 발휘됐다.

 

물론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약하지만(신정원 감독은 관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뭐냐는 질문에 “바람피우지 말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추석 연휴 가족들과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는 재미있는 영화다.

 

영화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는 추석 연휴 직전인 오는 29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원본 기사 보기:디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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