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쓴 역사 혀로 못 덮어, 친일역사왜곡 용서못해" 이종찬 광복회장

안기한 | 기사입력 2024/08/16 [10:58]

"피로 쓴 역사 혀로 못 덮어, 친일역사왜곡 용서못해" 이종찬 광복회장

안기한 | 입력 : 2024/08/16 [10:58]

제79주년 8·15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이 기념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둘러싼 갈등을 두고 광복회가 별도의 광복절 경축식 기념행사를 진행한 가운데 이종찬 광복회장이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 없다"고 말했다.

 

15일 이 회장은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광복회 주관 광복절 경축식에서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 인식이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라며 "독립 정신을 선양하고자 하는 광복회는 결코 이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왜곡된 역사관이 버젓이 활개 치며 역사를 허투루 재단하는 인사들이 역사를 다루고 교육하는 자리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라며 "준엄하게 경고한다.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으며 자주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투쟁과 헌신 그리고 그 자랑스러운 성과를 폄훼하는 일은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일제 강점기를 합법화하게 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게 '건국의 아버지'라는 면류관을 씌우기 위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회장은 "(건국절이 제정되면) 우리는 실로 많은 것들을 잃게 된다"라며 "(1945년 해방 이후 48년까지) 나라가 없었다고 한다면 일제의 강점을 규탄할 수도 없고 침략을 물리치는 투쟁도 모두 무의미하고 허망한 일이 된다"라고도 덧붙였다.

 

이 회장은 최근 불거진 일련의 갈등 상황에 대해서는 "이것은 분열의 시작이 아니라 의미를 기리는 진정한 통합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한 것"이라며 "한 나라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이 흔들리면 국가의 기조가 흔들린다"라고도 주장했다.

 

한편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와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친일 뉴라이트 인사'라며 정부 주최의 광복절 경축식 불참을 선언했고 별도 행사를 열기로 했다.

 

지난 6일 국가보훈부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임명하자 이종찬 광복회장은 김 관장을 일제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려는 왜곡된 역사관을 가진 '뉴라이트'라고 지목해 논란이 일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김 관장이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6일이 진정한 광복"이라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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