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난 다른 남자가 있다면서도 실뱅(피에르 이브 카르디날 분)이 나한텐 당신뿐이라고 메시지를 남기자, 몇 번이고 듣고, 또 듣는다.
결국 둘은 일 핑계로 다시 만나고, 소피아는 우리 집에서 이러면 안 된다면서도 실뱅과 화끈한 시간을 보낸다.
이후로도 두 사람은 꾸준히 만나 서로의 욕구를 푼다.
급기야 실뱅은 소피아에게 “내 여신! 반드시 내 아내가 될 거야”라고 외친다. 그것도 소피아의 집 앞에서.
집 안에 애인이 있지만, 소피아는 싫지 않은지 미소를 지어 보인다.
소피아가 달라진 걸 눈치챈 엄마가 남자 생겼냐며, 그럼 자비에(프란시스 윌리엄 레옴 분)는 어떻게 할지 묻는다.
이에 소피아는 자비에랑 헤어지지 않을 거라고 답한다.
소피아는 자비에에게 다른 사람이 생겼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자비에는 알고 싶지 않다며 말을 돌린다.
그러다가 그 남자랑 동침했는지 묻고, 그렇다는 대답에 자기랑 있으면 안 행복하냐며 자기를 떠나지 말아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날이 밝자 자비에가 말 없이 소피아를 떠난다.
당황한 소피아는 마음을 가다듬고 실뱅에게 전화해 아직도 나를 아내로 삼고 싶냐고 묻는다.
매일 밤 실뱅과 격렬한 잠자리 때문에 소피아는 살도 빠지고, 얼굴에 생기가 돌아 주위 사람들로부터 달라졌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어느날, 실뱅이 소피아 집에 왔다가 자비에의 옷을 발견하고 그놈이 이 집에 왔었냐고 따진다.
소피아가 아니라면서 문자를 쓰자, 실뱅은 유식한 척하지 말라며 화낸다.
교수인 소피아가 “내 세계에선 이게 평범한 언어”라고 말하자, 무시당했다고 생각한 실뱅이 그대로 소피아를 떠난다.
소피아는 다시 자기랑 지적 수준이 비슷한 자비에와 만난다. 그러나 대화는 즐겁지만, 여전히 잠자리는 그렇지 못해 실망한다.
영화 <사랑의 탐구>는 지적 수준이 잘 맞는 배우자랑 사는 게 행복한지, 속궁합이 잘 맞는 배우자랑 사는 게 행복한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여러 잣대로 상대를 고른다. 키가 훤칠해서, 성격이 활달해서, 얼굴이 예뻐서, 가방끈이 길어서, 가정환경이 비슷해서 등등.
하지만 그렇게 고르고 골라도 지난해 인구 1천명당 1.8명꼴로 이혼했다. 건수로는 9만 2,394건이다.
어떤 이는 얼굴 예쁜 건 한때고 속궁합이 잘 맞아야 행복하다고 할지 모르고, 어떤 이는 어느 때가 지나면 잠자리도 안 한다며 대화가 잘 통해야 행복하다고 할지 모른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기에 수학처럼 정답이 없다.
그래서 극 중 소피아도 실뱅과 자비에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자비에랑은 너무 말이 잘 통하고, 자기의 지식을 방출해도 상대가 거부감 없어서 좋지만, 소위 ‘의무방어전’도 아니고 잠자리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매슬로우의 욕구이론 중 성욕은 가장 기본이 되는 1단계 욕구인데 이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니 즐겁지 않다.
반면, 실뱅은 성욕을 너무 잘 충족시켜 주는 사람이다. 그와 잠자리를 가질 때면 너무나 행복하다. 그러나 입만 열면 어찌 그리 무식한지, 제대로 된 단어를 써야 사고가 확장되는 법이라 바로잡아 주려고 하면 화를 내니 수준이 안 맞아서 미칠 지경이다.
철학박사인 소피아는 도저히 어떤 남자가 자기 짝인지 몰라 탐구하듯이 두 남자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그 과정에서 수위가 높고, 그래서 영화가 깔끔한 맛이 없다.
과연 어떤 사람이 나랑 어울리는 사람일까 질문을 던지는 영화 <사랑의 탐구>는 18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원본 기사 보기:디컬쳐 <저작권자 ⓒ 인터넷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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