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 한국인 245명 명단 나왔다

독립언론 뉴스타파, 국제탐사보도인협과 공동취재 내용 22일 1차발표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13/05/23 [13:00]

‘조세피난’ 한국인 245명 명단 나왔다

독립언론 뉴스타파, 국제탐사보도인협과 공동취재 내용 22일 1차발표

최방식 기자 | 입력 : 2013/05/23 [13:00]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쿡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 이른바 ‘페이퍼컴퍼니’(서류 회사)를 설립한 한국인은 245명이라는 취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이수영 전 경총회장과 부인 김경자 미술관장,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 동생)의 부인 이영학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막내 동생)과 장남 조현강씨도 포함돼 있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가 발행하는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진행하는 ‘조세피난처 프로젝트’에 참여해 공동 취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22일 공개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몇주 동안 ICIJ와 ‘조세피난처 프로젝트’(공동취재)를 수행한 결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쿡아일랜드 등 이른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수립한 한국인은 모두 245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한국인 명단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대행해 주는 ‘포트컬리스 트러스트 넷(PTN)’과  ‘커먼웰스 트러스트(CTL)’ 내부자료에 담긴 13만여 명의 고객 명단과 12만 2천여 개의 페이퍼 컴퍼니에 대한 정보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확인된 245명 가운데 조세피난처에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명목상의 회사를 설립하면서 한국 주소를 기재한 사람은 159명,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해외 주소를 기재한 사람은 86명이었다.

이 가운데 노미니 디렉터(Nominee Director) 즉 차명 대리인을 내세워 법인의 실소유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 명이 1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지만 많게는 5개 이상의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사람도 발견됐다고 뉴스타파는 언급했다.

245명의 한국인들이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설립한 시기는 지난 1995년부터 2009년까지. 2천년대 중반 이후 급격하게 증가 추세이고 2007년 금융위기를 전후해 설립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는 1차 취재 결과 245명의 명단 가운데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재벌 총수와 총수 일가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으며, 추후 공동조사 결과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타파는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비밀리에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알권리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 판단하고, 매주 한 두 차례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타파가 22일 처음으로 공개한 재벌가 페이퍼컴퍼니 설립자는 이수영 OCI 회장(전 경총 회장)과 부인 김경자 OCI 미술관 관장. 2008년 4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리치몬드 포레스트 매니지먼트 리미티드’를 설립했다.

이어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 동생)의 부인 이영학씨는 2008년 6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카피오라니 홀딩스 Inc.’를 설립.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막내 동생)과 장남 조현강씨는 2007년 3월 버진아일랜드에 ‘퀵 프로그레스 인베스트 Ltd'를 설립했다.

한편, 뉴스타파는 취재결과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과 부인 이영학씨, 조욱래 DSDL 회장이 하와이에 고급 아파트를 거래했던 사실도 함께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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