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지에서 저절로 떨어질줄도 알아라"

詩로 말한다 "도를 닦는 일이란 역시 미련을 빨리 버리는 공부"

임효림 | 기사입력 2007/10/28 [12:59]

'꼭지에서 저절로 떨어질줄도 알아라"

詩로 말한다 "도를 닦는 일이란 역시 미련을 빨리 버리는 공부"

임효림 | 입력 : 2007/10/28 [12:59]
▲가을 밤 분당 어딘지 저녁을 먹은 뒤 들른 한 커피숍 마당에서.     © 최방식

 
가을도 저물고 /임효림

  얼마나 한 비바람을 견디어 내고
얼마나 한 눈보라를 또 견뎌야
알에서 한 생명이 부화하느냐
 
지난여름을 잘 이기고
태양열 그 뜨거운 열기에
잘 익어가고 있는 사람들아
 
껍질을 깨는 아픔도 잘 참아내고
익은 과일처럼
꼭지에서 저절로 떨어 질 줄도 알아라.
 
 
[詩해설] 감당하기 힘들게 세월이라는 것이 빨리도 가네요. 벌써 가을조차 기울고 있습니다. 대선의 열기는 서서히 달아오르는 모양인데 도무지 흥이 나지 않는 것은 웬일일까요.
 
이번 대선 정국을 바라보면서 역시 포기하는 것도 빨리 시원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면 어떻겠습니까. 결국 능력 있는 놈이 대통령이 되겠지요. 역사는 그렇게 흘러갑니다.
 
평소 내왕을 많이 하는 사람들 가운데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라는 시민단체가 있습니다. 물론 나무를 심는 사람들은 아니고요. 그냥 이름이 그렇습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행사에 축시를 하나 써 달라고 해 이렇게 썼습니다.
 
익은 과일처럼 미련 가지지 말고 꼭지에서 떨어질 줄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도를 닦는 일이란 역시 미련을 빨리 버리는 공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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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럼 2007/10/31 [07:58] 수정 | 삭제
  • 미련을 두지 말라는 말씀이시니
    그럼 깨끗이 포기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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