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 정권홍보 영화 경계한다

[시네뷰] 리암 니슨 맥아더 역 캐스팅, 이정재 이범수 등 출연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5/11/03 [11:07]

'인천상륙작전' 정권홍보 영화 경계한다

[시네뷰] 리암 니슨 맥아더 역 캐스팅, 이정재 이범수 등 출연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5/11/03 [11:07]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지난달 30일 제작발표회를 통해 영화 제작의 시작을 알렸다. 보통 영화를 완성하고 나서 제작발표회를 했던 관례와 달리 이 행사는 말 그대로 '제작을 발표하는' 행사로 진행됐다.
 
<인천상륙작전>은 우선 헐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이 맥아더 역으로 나온다고 해서 큰 화제가 됐고 이정재와 이범수의 출연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금씩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포화속으로>를 만든 이재한 감독이 다시 전쟁 영화에 도전한다는 점도 눈길을 끌 만 했다.
 
일단 영화의 내용은 맥아더 사령관과 이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선행된 'X-RAY' 첩보작전을 성공시킨 8명의 우리 부대원의 이야기를 그린다고 나와있다. 전우애와 애국심, 전쟁의 스펙터클, 거기에 헐리우드 배우의 등장까지. 아마도 영화를 만드는 이들은 당연히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천상륙작전>을 우려의 시선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거대한 제작비야 기업의 투자로 가능하고 만듦새야 감독의 능력을 믿는다고 하지만 많은 이들이 삐딱한 시선으로 보는 이유는 바로 '왜 지금 이 영화를  만드는가?'에 있다.
 
다시 반공영화로 돌아가고 있는 한국 전쟁영화
 
이재한 감독의 전작 <포화속으로>가 나온 것은 2010년이었다.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해 3월 천안함 사태가 터졌다. 보수층들은 당연히 북한의 소행임을 강조하며 북한을 적으로 몰기 시작했고 그 분위기를 타고 공개된 영화가 <포화속으로>였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한국에는 북한 군인들을 인간적으로 다룬 <공동경비구역 JSA>가 나왔고 잊혀진 북파 공작원들을 다시 스크린에 불러낸 <실미도>가 나왔으며 사상 문제로 세계 최장기 복역수가 된 김선명의 삶을 다룬 <선택>이 나왔고 북한을 단순히 적으로 묘사하지 않은 <태극기 휘날리며>가 나왔다.
 
하지만 이후에 등장한 <포화속으로>와 <연평해전>은 북한에 시선을 두기 보다는 우리 군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데 더 주력했다. 그러다보니 영화는 분명 2010년대에 만들어졌음에도 과거 6,70년대 반공영화를 연상시키는 모습을 보여줬고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서 영화가 발전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다시 심어줬다.
 
현 시점에서 <인천상륙작전>의 내용만 보면 맥아더와 우리 부대원은 영웅인 반면 북한군은 악의 집단으로 묘사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숨겨진 영웅들을 영화를 통해 알리고자 하는 마음은 공감하지만 이를 위해 북한을 과거 반공영화처럼 '적'으로만 인식하고 만든다면 결국 '정권에 아부한 영화'라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다.
 
<인천>의 실패, 반드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이런 점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영화가 1981년 헐리우드에서 나온 <인천>이다. 맥아더 장군과 인천상륙작전을 다룬 이 영화는 로렌스 올리비에, 재클린 비셋 등 호화 캐스팅에 <007> 시리즈를 만든 테렌스 영이 감독을 맡으며 초대작으로 기대됐으나 결국 역대급 흥행 참패는 물론 '헐리우드 최악의 영화'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영화가 됐다.
 
이 영화 역시 북한군에 대한 묘사를 '잔인한 적'으로만 규정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참고로 이 영화의 제작에 참여한 이가 통일교의 교주인 문선명이였는데 맥아더가 '신의 계시'를 받고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켰다는 설정을 넣는 등 편향된 시각의 설정을 요구해 불협화음이 일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그 '인천'의 잘못을 '인천상륙작전'이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역사교과서가 주체사상을 가르친다고 졸지에 '빨갱이 교과서'가 되고 이를 고친다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현 시점에서 <인천상륙작전>이 균형된 시각으로 나올 것이라고 믿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물론 필자는 지금의 생각이 영화가 개봉하는 내년 7월에 무참히 깨지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야만 한다. 그러나 지금의 우려대로 영화가 나온다면 이 영화는 매를 맞아야한다. 부디 보수층의 입맛에 맞춘 영화이기보다는 균형어린 시각으로, 전쟁의 아픔을 다루는 영화로 나타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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