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투기·차명계좌 무죄, 댓글은 유죄?"

[댓글언론] 대선 때 MB비판 댓글 유죄판결에 누리꾼 비난여론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8/06/01 [13:25]

"땅투기·차명계좌 무죄, 댓글은 유죄?"

[댓글언론] 대선 때 MB비판 댓글 유죄판결에 누리꾼 비난여론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8/06/01 [13:25]
누리꾼들이 또 '뿔났다'. 이번에는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반대하는 댓글을 포털에 올린 누리꾼이 잇달아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형사2부(박홍우 부장판사)는 25일 포털사이트 대선후보 관련 기사에 17차례 이명박 후보를 반대하는 댓글을 쓴 손모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고 서울고법 형사6부(박형남 부장판사)도 인터넷 까페에 이명박 후보 반대글을 30여차례 올린 박모씨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모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심에서 판결을 뒤집어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     © 인터넷저널

이를 안 누리꾼들은 '또 하나의 재갈물리기'라며 이명박 정부와 판사들을 맹비난했다. '나도 이명박 욕했다. 나도 잡아가라'는 글과 함께 "사실대로 말한 건데 뭐가 잘못이냐"라는 내용의 글도 눈에 띄었다.
 
선거법 위반 운운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만 수사한 부분에 대해서도 누리꾼들은 반발했다. 소위 '한나라당 알바'들의 행태도 엄연히 선거법 위반이라고 이들은 강하게 맞섰다.
 
"정치적 발언 안 해도되는 나라 좀 만드시오"
 
판결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누리꾼들의 글이다. "멋지다. 땅투기에... 탈세에... 편법 증여에... 차명계좌는 다 무죄고... 댓글 달면 유죄다? 힘 없으면 밥이구나."(검은논객), "그럼 신문사도 모두 벌금때려야지. 위 사람들 이야기는 모두 언론에서 나온 거 같던데... 의사표현 자유 막는, 여기 민주국가 맞아?"(염기호)
 
"누리꾼들이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없다면, 죄다 게임이나 하고 영화니 음악이니 얘기나 하면서 문화적으로 살라는 겁니까? 어디 그렇게 편한 이야기만 오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주시지요."(사랑해), "비방한 사람만 처벌? 그럼 칭찬한 한사람은 선거에 영향을 전혀 안 끼친거니? 그 글보고 후보 좋다고 투표한 유권자도 많을텐데..."(햇살)
 
"이후보 반대했다고 유죄? 그럼 국민 모두가 mb 지지해야하니? 나라꼴이 이꼴이고 국민은 벌벌 떨고 있는데도?"(꽃이네), "예전에 노무현 욕했던 사람들도 모두 잡아갔어야지! 민심 운운하면서 공권력보고 잡아가라고 하는 사람들, 정말 웃긴다."(소야)
 
"아버지를 아버지라 못 부르고 쥐를 쥐라고 못 부르고..."
 
비판 댓글을 법으로 처리한 이명박 정부에도 비난이 쏟아졌다. "네티즌을 아주 우습게 보는군요. 나이어린 사람들이 올리는 글이라고 철없게만 받아들이지말고, 세상을 좀 똑바로 바라보시오."(그래), "뭐냐? 대통령되더니 하라는 정치는 안하고 자기 악플만 찾았나보지? 저렇게 속이 좁아서야..."(SZ 나비양)
 
"네티즌을 상대로 협박을 가하기 시작.. 권력이 비록 힘이 있다지만 그것이 과연 대통령 1인으로부터 나오는지 시민으로부터 나오는지 함 해보자구요..."(찌질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고, 쥐를 쥐라고 부르지 못하는데 이놈의 삶이 무슨 의미가 있나?"(빛으로사랑으로)
 
"나도 잡아가라. 이 정도의 표현의 자유도 허락되지 않는 나라가 무슨 자유민주주의냐? 이제 좀 있으면 박정희처럼 헌법도 뜯어고치겠구나."(NiCoTine), "숨기고 싶은 것도 많고 꿀리는 것이 많나 보군. 왜 다 잡아 가둬서 해결하려고 하나? 이럴 수록 더 많은 국민들이 더 많이 알아간다고."(갯벌)
 
"표현의 자유 쥐똥만큼이라도 생각했으면..."
 
판결을 내린 판사들도 누리꾼의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도 수호하지 못하면서 대한민국 판사의 자격이 있다고 보나? 하긴 니가 그런 생각이 쥐똥만큼이라도 박혔으면 이런 판결을 내릴리 없지."(relentless), "눈치보기가 극에 달했구나. 검, 경찰, 국정원, 교육과학부에 이제는 사법부까지... MB가 밥먹여주냐! 국민이 세금으로 밥 먹여주지."(한라산)
 
"음, 나도 MB 비난글 많이 썼으니 조만간 잡혀가겠군... 법원 판사들도 인간인지라 정치성향이 있을테니 잘 만나야하는 모양이다. 결국 법은 판사 맘대로네..."(호돌), "대한민국은 국민은 일류인데 사법부는 삼류... 유전무죄를 외치는 사법부땜에 엄청나게 탈세한 삼성에겐 관대하고, 권력에 아부해 자기생명 늘리려는 정치판사 검사때문에 선진국이 안된다."(하하아빠)
 
"이름이 박홍우라고? 앞으로 저 양반 법무장관이나 대법원장 꿈꾸나벼.. 주의깊게 봐야지."(qpfmtkdldb palac), "암기 잘해서 고시 걸렸는데, 정권에 아부해야한다는 지침 복창하고 사법연수원에서 세뇌되어야 수료증 주나보다. 안 그럼 판검사 못되는거고."(선인장)
 
"미국산 소 백스텝으로 쥐잡은 격??"
 
법원의 판결을 찬성하는 이들의 글도 간혹 보인다. "정치적 반대의견을 가졌다고 처벌해서는 안되지만 명예훼손이나 불확실한 유죄를 주장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 되지. 최소한의 규범인 법은 지켜야하지 않나."(tskim), "인격 모독을 생각하길.. 아무리 언어 자유라지만 남을 모독하면서까지 자유를 얻는 건 좀..."(해맑음)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며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고등법원이 '고의성'을 주장하며 유죄를 선언한 것을 본 누리꾼들은 이것을 '누리꾼을 향한 경고'라고 생각하며 더더욱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이제 언론통제가 더 심해질것이라고 누리꾼들은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나도 유죄로 곧 끌려가겠구나... <무한도전> 명대사가 기억나네... 미국산 소 백스텝으로 쥐 잡은 격, 명치기 박치기 명치기 박치기... ㅋㅋ 무사하려나?"(이쁜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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