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소식 그리 반갑지 않은 이유

최근 정관개정 등 정상화에도 흥행과 보조금 집착 태생적 한계

김오달 기자 | 기사입력 2016/07/24 [11:36]

부산영화제 소식 그리 반갑지 않은 이유

최근 정관개정 등 정상화에도 흥행과 보조금 집착 태생적 한계

김오달 기자 | 입력 : 2016/07/24 [11:36]
페이스북에 부산영화제 정상화 소식을 전하며 애정어린 지지를 보낸 이송희일 감독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부산영화제는 애초에 비정상적인 내부구조라는 태생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게 커다란 시한폭탄의 역활을 할거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대부분의 영화인들은 문제를 외면했고, 마치 흥행에 집착하는 내용없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찍어내는 헐리웃감독 코스프레를 하기 시작했다.

내 이런 지적에 대해 나름 제 역활을 하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영화인들은 억울해할지 모르지만, 부산영화제가 여전히 비판받아야 마땅한 점들은 억울함을 넘어선 그들의 영향력이다.
 
▲ 전주영화제 개막작 '입멎춤' 기자시사 후 열린 기자회견장에 영화의 감독과 두 주연배우가 참석했다.     ©김오달 기자

수많은 건강한 영화제들이 언젠가부터 부산영화제의 흥행을 부러워하기 시작했고, 원래 시작했던 영화제 자체의 의미를 망각한채, 흥행성과 지자체보조금 따먹기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대표적 예가 전주영화제다. 내가 지역명이 앞에 붙은 영화제 중 유일하게 애정을 갖고 꾸준히 취재해온 영화제다,

규모로 따지면 부산영화제와 비견할바가 아니지만, 독립영화라고 이름 지어진 전 세계의 작은 영화들이 집중적으로 관객과 소통하면서도 나름의 흥행성을 유지해온 영화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전주영화제도 흥행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관객과의 소통이나 힘겹게 영화일을 유지해온 독립영화인들을 소개하는 공간이었던 전주영화제가 부산영화제의 대박흥행이 부러웠던지, 애초의 자기 정체성을 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전주영화제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후원이나 지자체보조금에 잡착해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고 흥행성에만 집착해온 거의 대부분의 영화제가 갖고 있는 '도려내야할 썩은 사과'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라는 외침이 허망한 대한민국이지만, 적어도 '예술'을 한다는 건강한 영화인들에게 또다시 난, '예전'으로 돌아와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관객과의 소통이 정말 절실했던, '그 시절'로 말이다.
사회 전반의 여러 이슈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취재해나가는 미디어활동가 김오달입니다. 후원계좌 - 우리은행(김오달) 549-022249-0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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