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판결문 '~로 보인다' 81번, 박영선 "중앙, 읽어봤나?"

고승은 기자 | 기사입력 2019/02/08 [10:12]

김경수 판결문 '~로 보인다' 81번, 박영선 "중앙, 읽어봤나?"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9/02/08 [10:12]
▲ 지난달 30일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 옥중편지에서 “저는 진실을 향한 긴 싸움을 해야 할 것 같다. 진실은 아무리 멀리 내다버려도 반드시 돌아온다. 진실의 힘을 믿는다”고 밝혔다.     © KBS

[저널인미디어 고승은 기자] “친구가 자전거를 타러 가자고 찾아왔다. 그래서 자전거를 친구와 함께 탔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친구와 함께 탔던 자전거는 친구가 어디선가 훔쳐온 것이었다. 이때 자전거를 함께 탄 사람은 자전거를 훔친 공범일까? 아닐까? 자전거를 함께 탔다고 해서 과연 공범일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판결(징역 2년 법정구속)을 이같이 비유했다. 그러면서 < 중앙일보 > 의 사설(여당 의원들, 김경수 지사 판결문 읽어보기나 했나)을 조곤조곤 반박했다.

 

< 중앙일보 > 는 이번 판결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잇따른 규탄 목소리에 “170쪽에 이르는 판결문에는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과 어떻게 댓글 조작을 상의했는지 등이 자세히 언급돼 있다. 우격다짐식으로 재판부를 헐뜯는 충성경쟁을 해선 안 될 일이다. 판결에 대한 비판을 넘어 저주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 이들은 판결문을 읽어봤을까”라고 비꼬았다.

 

이에 박영선 의원은 성창호 부장판사의 판결문에 ‘~로 보인다’라는 표현이 무려 81회나 등장하는 점을 지적했다. 드러난 증거도 없이, 드루킹의 ‘횡설수설’ 진술만 받아들여 짜 맞추기식 정치적 판결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성창호 판사가 ‘궁예의 관심법’으로 재판한 것이 아니냐는 꾸짖음까지 나온다.

 

“이번 판결문은 공범이라는데 판사의 확신이 없어 보인다. 판사는 판결문에서 < ... 로 보인다 > <....로 보이고>라는 표현이 무려 81번 나온다. 심지어 이런 표현도 있다. ‘범행의 직접적 이익을 얻는 사람은 김 지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로 보이는데 ’ (89쪽)”

▲ 지난 주말에는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적폐 청산, 적폐판사 탄핵, 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대법원 앞에는 당초 150여명 참가를 예상했으나 참가 인원들이 크게 불어나면서 약 5천명에 육박하는 시민들이 인도를 가득 메울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 고승은

박 의원은 특히 ‘이익을 얻은 사람들이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로 보인다’고 판시한 데 대해 “과연 그랬을까?”라고 반문하며 “오히려 2017년 대선경선 당시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치인이었지만 드루킹으로부터 공격받고 적대시되었던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이 있었고 이들은 피해자 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드루킹은 실제로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당시 성남시장) 이나 박원순 서울시장 등에 대해선 비방 글을 쏟아냈었다. 그러면 드루킹으로부터 공격받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은 명백한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박 의원은 ‘횡설수설’ 바뀌는 드루킹의 진술이 있었음에도, 성창호 판사가 이를 받아들여 김경수 지사를 법정구속까지 시켰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in duobio pro reo)라는 즉 형사법상 여러 가지 해석을 낳을 수 있을 때는 피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원칙의 선을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국민의 감정을 건드린 건 (김경수 지사)법정구속이었다”라며 “이례적인 법정구속에 놀라고 ‘보복’이라는 감정이 실린 것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분노한 시민들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판사를 인신공격하는 것은 잘못됐지만, 판결을 비판할 수는 있다.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수 있듯이 판결을 비판하는 것이 삼권분립을 위반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사설을 쓴 논설위원은 김경수 지사 판결문을 정말 읽어봤을까?”라고 반문했다.

▲ 지난 주말에는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적폐 청산, 적폐판사 탄핵, 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대법원 앞에는 당초 150여명 참가를 예상했으나 참가 인원들이 크게 불어나면서 약 5천명에 육박하는 시민들이 인도를 가득 메울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 서울의소리

김 지사가 지난달 30일 법정구속 되자, 성창호 부장판사에 대한 규탄 여론은 물론 ‘사법적폐 청산’에 다시금 목소리가 실리고 있다. 특히 성창호 판사는 ‘사법농단 끝판왕’ 양승태의 비서 출신이며 최측근 중 한 명으로, 사법농단 관여 의혹도 받고 있다.

 

그래서 ‘양승태 구속’ 이후 문재인 정부에 정치적으로 ‘보복 판결’을 한 것이 아니냐는 성토를 받고 있다.

 

특히 김경수 지사가 현직 도지사라 도주 우려가 전혀 없고, 또 재판에도 성실하게 임한 만큼 법정구속 시킬 만한 명분도 없었다. 게다가 바로 전직 지사였던 홍준표 전 자한당 대표는 지난 2015년 9월 ‘성완종에 1억 수수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지만 법정구속은 피했다. 그러니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 김경수 지사가 법정구속되자마자, ‘시민의 이름으로 김경수 지사 재판에 관련된 법원 판사의 전원 사퇴를 명령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 이틀 만에 서명 20만을 돌파했으며, 7일 오후 2시 현재 25만6천명이 서명할 정도로 여전히 관심이 뜨겁다.     © 청와대 게시판

그래서일까,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에는 김 지사가 구속되자마자 ‘시민의 이름으로 김경수 지사 재판에 관련된 법원 판사의 전원 사퇴를 명령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 이틀 만에 서명 20만을 돌파했으며, 7일 오후 2시 현재 25만6천명이 서명할 정도로 여전히 관심이 뜨겁다.

 

또 오프에서도 사법부를 향한 규탄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적폐 청산, 적폐판사 탄핵, 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대법원 앞에는 당초 150여명 참가를 예상했으나 참가 인원들이 크게 불어나면서 약 5천명에 육박하는 시민들이 인도를 가득 메울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이번 주 9일엔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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