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부정채용' 정점 이석채 영장심사 출석, 이영렬 변호인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9/05/01 [09:35]

'KT부정채용' 정점 이석채 영장심사 출석, 이영렬 변호인

서울의소리 | 입력 : 2019/05/01 [09:35]
‘KT 부정채용’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이석채 전 KT 회장이 30일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KT 부정 채용 비리’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석채 전 KT 회장이  오늘(30일) 구속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을 KT 부정채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하고 업무 방해 혐의를 적용해 지난 2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는 ‘부정 채용을 직접 지시했는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청탁을 받았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내가 참…. 사진 많이 받네”라고 동문서답을 한 뒤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이 전 회장은 2012년 KT 공개채용 당시 KT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자신의 비서실을 통해 인재경영실로 특정인의 자녀 등을 부정 채용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과 지난 25일 검찰에 출석해 고강도 조사를 받은 이 전 회장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당시 공채 과정에서 총 9명이 부정하게 채용된 증거를 확보했다.


검찰 수사 결과 KT 인사담당자들은 이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지원자를 내부 임원 추천자 또는 관심 대상자로 분류해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회장이 특혜 채용을 지시한 사람은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9명이다. 

 

검찰 수사 결과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딸을 포함해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지인의 자녀, 차관급 대우를 받는 정영태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등의 자녀 등이 KT에 부정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12년 당시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2명이 KT 홈고객 부문 채용에 지인 자녀 등의 취업을 청탁한 정황도 파악했다.

 

또 검찰은 이석채 전 KT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거부한 대가로 김성태 자한당 의원의 딸이 특혜채용 됐는지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당시 환노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었던 김 의원이 이 전 회장 증인 채택을 거부했고, 국감 직후는 김 의원 딸이 KT에 부정 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시점이라는 데 검찰이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SBS

 

지난 4월 8일 KBS는 “증인 채택이 무산된 지 1주일쯤 뒤, KT 인재경영실장(구속기소)으로부터 김 의원의 딸을 합격시키라는 지시가 내려지고, 김 의원의 딸은 인성검사 불합격에도 불구하고, KT 대졸자 공채에 최종합격했다”고 상기시키고는 “만일 이 전 회장의 증인 채택 여부가 딸의 부정 채용과 연관됐다면 대가성이 인정돼 제3자 뇌물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5일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을 부정 채용 9건 가운데 6건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와 함께 인사 담당 전무였던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은 서 전 사장에게서 지시받은 2건 등 5건을 주도한 혐의로 이달 초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회장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밤에 결정될 예정으로 부정 청탁의 핵심인 김성태 의원에 대한 소환도 가늠될 수 있다.

 

이석채 전 KT 회장 변호인에 이영렬 전 지검장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유력 인사들을 향한 검찰 수사도 중요한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를 받은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채용비리 혐의를 받는 KT 이석채 전 회장의 변호를 맡았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이 전 지검장은 2012년 공개채용 당시 유력인사의 자제나 지인 등을 부정채용한 혐의 등을 받는 이 전 회장의 변호인으로 나섰다. 앞서 이 전 지검장은 대법원 판결이난 1월 말 법률사무소를 차린 바 있다.

 

그는 지검장이었던 2017년 4월에 서울중앙지검 검사 7명, 안태근 당시 검찰국장 등 법무부 소속 검사 3명이 저녁식사를 하며 돈이 든 봉투를 주고받은 사건에 휘말려 면직됐다가 소송 끝에 검찰로 복귀했다. 하지만 복귀 후 하루만에 사직하고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왼쪽)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


변호사 사무소 개업 후 이 전 지검장은 동성제약에 사외이사로 선임되기도 했지만 이처럼 대형 사건에 그가 직접 변호를 맡게 된 게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 전 회장이 KT 부정채용 사건의 정점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거물급 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해 치열한 법적 공방을 예고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이 전 지검장의 첫 ‘복귀작’인 만큼 KT가 전관예우를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전 회장과 이 전 지검장은 경복고 동문 사이로 알려져 있다. 2012년 KT 채용비리 의혹의 가장 윗선으로 보이는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관련 수사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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