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KBS대담, "박사모 수준 송현정 기자 질문" 항의빗발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5/11 [09:49]

문대통령 KBS대담, "박사모 수준 송현정 기자 질문" 항의빗발

정현숙 | 입력 : 2019/05/11 [09:49]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공영방송 기자의 인터뷰 수준

문재인 대통령 대담 송현정 기자 논란. KBS

9일 취임 2주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KBS와 첫 국내 인터뷰를 진행한 가운데 진행자의 태도가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인터뷰가 방송된 지 하루가 지난 10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와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진행자인 KBS 송현정 기자의 이름이 상위권에 올라 있다.

 

네티즌들 대부분은 송 기자가 인터뷰 중 문 대통령의 말을 끊는 발언과 삐딱한 시선 야당 측에서 주장하는 ‘좌파독재’ 등의 단어에 대해 지적을 하고 있다. 실제로 송 기자는 인터뷰 중 문 대통령이 답변하는 과정에서 말을 먼저 끊고 자신의 발언을 앞세우는 가운데 두 사람의 목소리가 뒤섞여 나가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첫 번째 말 끊기는,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최근 통화에서의 뒷이야기를 전해주던 대목이었다. 송 기자가 정부 차원의 직접 지원 방식 여부를 묻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와 관련된 통화 상황을 들려주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절대적으로 축복한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었다"며 "또 자신은 굉장히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발표해달라고 했었다"고 전했다.

 

이에 송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부분은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전달된 것 같다며 일방적으로 말을 자르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려 하자 미처 대답을 다 하지 못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서너 번 부탁할 정도였다"면서 "식량 지원 방식은 남북협력기금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마저 말을 마쳤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이번 대담에서 한미 정상통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려고 열심히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갑작스런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문에 그 부분이 줄어들까 우려했을 정도로 준비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대담 중 송 기자는 문 대통령의 말을 자주 끊거나 원래의 모습이 그러한지 시종 인상을 펴지 않고 돌발적 질문을 던졌다. 송 기자는 또 “야당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정국을 끌어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께 독재자라고 얘기하는 거 아니겠냐”면서 “독재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는 등 자한당이 요즘 걸핏하면 길거리 선동에서 내세우는 독재자라는 말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촛불 민심에 의해서 탄생한 정부에 지금 독재, 그냥 독재라고 하면 또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까 색깔론을 더해서 좌파 독재 그런 식으로 규정짓고 추정하는 것은, 참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송 기자는 "그렇게 (독재자라고) 부르지만 만나야 할 상대라고는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또 대통령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입장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그는 중간에 말을 자르기도 했다. 장관 후보자 인사 검증 과정에 대해 문 대통령이 검증 실패를 부정하는 대목에서 진행자는 "그런 부분은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또 문 대통령의 답변에 대해 미간을 찌푸린 채 인상을 쓰는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KBS 게시판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이번 KBS 대담에 대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KBS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도 해당 진행자의 이름이 1위에 올랐다. 대통령의 대담은 검증된 실력을 가진 대담자와 진행하도록 하여 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청원도 올라왔다. 최초 청원자는 "진행된 대담을 보면서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고 적었다.

 

KBS 게시판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질문을 했으면 제발 좀 들어라” “송현정 기자의 행동이 상당히 거북하고 짜증 났다” “인상 써가면서 싫은 자리에 불려 나와서 성질부리는 것 같았다” “KBS는 왜 저런 사람은 내 보냈나”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이 말도 안 되는 독재자라는 말을 들을 바에는 박정희나 전두환처럼 독재가 뭔지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특히 기레기들한테 사람 대우해주면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시청료 폐지하고 공영방송 인가도 취소해야 한다~~독재가 뭔지 문 대통령님 보여주세요.. 독재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억울하게 죽어 나가는걸 보고 싶은 건가??" 등등 비판을 쏟아냈다.

송 기자의 인터뷰  태도에 시청자들의 항의 글이 게시판에 넘쳐 나고 있다. KBS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네티즌들은 문 대통령의 발언 도중 송 기자가 일부러 심오한 표정을 연출하려는 듯한 의도로 얼굴을 찌푸리는 모습에 대해 보기 불편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이번 인터뷰와 무관한 송 기자의 다른 기사에도 그를 비판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방송 직후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엔 송 기자의 질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청원 글들이 올라왔고 해당 청원들 다수는 관심을 끄는 청원들만 따로 보여주는 이슈청원에 올랐다. 이들은 각각 8000, 7000, 5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고, 그 뒤의 글들도 몇천, 몇백명의 동의를 얻은 모습이었다.

 

그중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글을 살펴보면 청원자는 "방송 시작 20분이 넘도록 북한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우리 대통령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께라는 표현을 쓰는 진행자를 보면서 우리나라가 미국의 속국인가라는 생각을 했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 중 진행자가 계속해서 말을 끊거나 독재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는것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청원 송현정 기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며 "취임 2년 만에 대담에 나온 대통령을 상대로 국민들이 원하는 질문들이 아니라 시종일관 공격적인 언행, 질문 후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말 끊기, 적대감 어린 표정으로 시청하고 있는 내내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북한 간부처럼 열심히 받아쓰기만 하던 송 기자의 사진을 올리며 자유민주주의 대통령 앞에서는 무서운 게 없다는 듯이 티꺼운 표정과 눈빛, 똑똑 말 자르기를 한다고 비판하면서 그의 이력을 같이 올렸다. 남편 윤석준 씨가 삼성 비서실 상무 출신으로 현재 삼성그룹 제일기획 전무로 재직 중이며 아이돌 가수 인피니티 김성규의 사촌 누나라고 적었다.

 

온라인커뮤니티

 

조선일보는 9일 이번 대담을 정권 홍보 방송이라며 비난 기사를 낸 바 있다. "文 대통령, 오늘 취임 2주년 KBS와 대담” 기사를 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KBS 라디오 연설을 이번 인터뷰 형식의 대담과 동일 선상에 놓으며 “일방적 정권 홍보”라고 규정하면서 비판했다.

 

그러나 정작 인터뷰가 끝난 후인 10일 조선일보는 박사모 수준의 송 기자 질문이 흡족했는지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날 대담은 대본 없이 진행됐고 송현정 KBS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원하는 질문을 하는 대신 경제, 안보, 인사 등 전반에 비판적인 입장을 전하는 방식으로 인터뷰를 했지만, 공정성에 있어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물론 예능도 아니고 대통령과의 국정 전반에 대한 무거운 인터뷰에서 방싯방싯 웃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송 기자는 연신 띠꺼운 표정으로 고개는 옆으로 까딱한 채로 질문하면서 그 수준도 기대를 못 미친다. 대통령이 아니라 최소한 연장자를 모시는 입장에서라도 포커페이스는 유지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일반인을 인터뷰하더라도 저런 태도로는 안 할 것 같은데 보는 시청자도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2003년 고 노무현 대통령과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던 검사들과의 대화가 오버랩된다. 질문은 날카롭대 기본적인 예의는 갖추라는 데 이게 그렇게 어렵나. 민주주의를 열망하면서 국정농단을 징벌하기 위해 엄동설한에도 촛불을 든 수많은 국민을 무색하게 마치 본인이 자한당 대변인처럼 시종일관 박근혜 사면이나 독재자 같은 격 떨어지는 질문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사면을 송 기자가 물었을 때 "사면은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말하기 어렵다"라고 원론적 답을 했다. 이 질문은 저 자리에서 적합한 질문은 아닌 것 같은데 정말 질문을 보고 20년 경력이라는 기자의 수준이 의심이 들 정도다. 저 질문지를 독단적으로 작성한 건지 KBS에서 함께 작성했는지 참으로 궁금해진다.

 

송 기자는 공영방송 기자로서의 질문도 격 떨어지지만, 대통령의 말을 제대로 경청도 안 하고 막무가내 말 끊고 일방적인 본인 의견을 앞세우는 태도가 기자로서 큰 자질이나 특권이라도 되는 양 착각을 하는 모습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평정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대답하는 모습이 오히려 인상적이었다. 오늘 KBS 보도국에서 고르고 골라서 내세운 인물치고 인터뷰어의 자질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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