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친박신당 출범신호, 황교안 박근혜에게 버려진 카드"

고승은 기자 | 기사입력 2019/06/17 [10:20]

박지원 "친박신당 출범신호, 황교안 박근혜에게 버려진 카드"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9/06/17 [10:20]
▲ 골수친박 중 한명인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탈당 후 대한애국당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애국당 집회에서 자한당 탈당 시사발언을 했다.     © 연합뉴스

[ 서울의소리 고승은 기자 ] “홍문종 의원의 대한애국당 입당 시사는 비록 재판에 계류중인 셀프 구출 작전이라 하더라도 정치적으로는 친박 신당 출범 신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 찬성의원을 절대 용서 안하며 황교안 대표는 이미 버린 카드입니다. 친박신당이 출범합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10일 페이스북)

 

골수친박 중 한명인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탈당 후 대한애국당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8일 대한애국당이 연 집회에 참석, "이제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기천명 평당원들이 여러분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며 "저도 이제 참을 만큼 참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목소릴 높였다. 그는 "전 한국당 당가도 모르고 중앙당사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지만, 애국당 당가는 매일 부르고 애국당 중앙당사는 자주 간다"며 "제가 어디 당원입니까"라고 물어 애국당!이라는 답변을 유도했다.

 

홍 의원은 또 "한국당 대표는 맨날 선거할 때만 와서 도와달라 해서 한 번 만난 적은 있고 그 후 띄엄띄엄 만났지만, 애국당 조원진 대표는 어제도 그제도 계속 만나고 있다"며 강하게 대한애국당행을 시사했다.

 

그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 경민학원의 ‘75억원’ 횡령·배임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또 김병준 비대위원장 시절 자한당 조강특위가 발표한 물갈이 명단 21명에도 포함돼,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한 바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한당의 공천 틀을 만드는, 황교안 대표의 총선 작업을 도울 신상진 자한당 의원(신정치특별위원장)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박들을 대거 물갈이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 박근혜와 황교안 자한당 대표, 황 대표는 박근혜정권 시절 법무부장관, 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거치는 등 가장 중용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 한겨레TV

“저희가 자당의 대통령 탄핵 사태까지 당했고 그리고 그의 뿌리가 되는 2016년 20대 총선 공천의 많은 후유증을 갖고 있는 당이기 때문에 저희는 현역 의원들이 책임이 자유로울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역의 물갈이는 과거보다도 사실은 적지 않고 물론 실제적으로 룰에 입각한 평가나 이런 걸 다 해야 되겠습니다마는 기본적으로 그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물갈이 폭도 크게 있을 수밖에 없다 생각을 합니다.”(6일 불교방송 이상휘의 아침저널 인터뷰 중)

 

그의 발언을 보면, 황교안 대표 측에서 친박을 대거 공천에서 배제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단 친박들을 잘라 당이 혁신된 것처럼 보이게 한 다음, 바른미래당과 통합하고 중도층을 노리겠다는 뻔한 의도인 것이다. 그 다음에 친박세력들까지 흡수하겠다는 총선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연 황 대표 측 전략대로 쉽게 되진 않을 전망이다. 자한당의 여전한 최대 세력인 친박들을 과연 쳐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홍준표 전 대표같은 경우도 결국 친박세력들을 끌어야만 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대놓고 친박들에 대거 단수공천(김문수·서병수·유정복·이인제·김태호 등)을 주지 않았나.

 

박근혜는 옥중에 있고 자한당에서도 출당됐지만, 여전히 자한당의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당사자라고 할 수 있다. 홍문종 의원의 탈당이 이뤄질 경우, 줄줄이 추가 탈당이 이어지며 친박신당이 출연할 거라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 출연했던 친박연대와 같은 정당이 출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수감 중인 박근혜를 유일하게 접견하는 유영하 변호사는 자한당 전당대회 직전인 지난 2월 초 <TV조선> 방송에 출연, 박근혜의 옥중 메시지(?)를 밝힌 바 있다. 박근혜가 황교안 대표에게 크게 섭섭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 유영하 변호사는 옥중에 있는 박근혜가 유일하게 접견하는 인물이다. 그가 지난 2월 박근혜의 ‘옥중 메시지(?)‘를 전하면서 자한당 내부가 크게 술렁였다.     © TV조선

"(박근혜가) 수감 직후부터 허리가 안 좋으니 책상과 의자를 넣어줬으면 좋겠다고 교도소 측에 몇 번에 걸쳐 얘기했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수감 때도 책상과 의자가 들어간 걸로 알고 있으니 똑같이 예우를 해달라고 했지만 (황교안 권한대행 시절)계속 반입이 안 됐다"

 

“자기를 법무부 장관으로, 국무총리로 발탁한 분이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데 수인번호(503)를 모른다는 말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고 본다. 황교안 전 총리가 친박이냐 아니냐는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수 있다고 본다."

 

박근혜는 소위 ‘(자신을 등진)배신자’를 절대 용서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황교안 대표에게도 ‘배신자’ 프레임이 씌워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위의 박지원 의원 주장처럼, 박근혜에게 황교안 대표는 이미 버려진 카드일 가능성이 높다.

 

황 대표에게 그런 ‘배신자’ 프레임이 본격적으로 씌워질 경우, 자한당의 당내 분열은 크게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자한당에게서 박근혜라는 존재는 절대 떼 놓을래야 뗄 수가 없을 것이다. 당초에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조차 없었는데, 감히 박근혜를 어떻게 떼어놓고 도망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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