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돛단배→호화 요트' 왜곡, 조선 '노무현 죽이기' 출발점

고승은 기자 | 기사입력 2019/06/23 [11:38]

'작은 돛단배→호화 요트' 왜곡, 조선 '노무현 죽이기' 출발점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9/06/23 [11:38]
▲ 91년 9월 ‘조선일보’가 낸 노무현 당시 국회의원을 소개한 기사, ‘고졸 변호사…상당한 재산가’라는 제목에 “한 때 부산요트클럽 회장으로 개인 요트를 소유하는 등 상당한 재산가로도 알려져 있다”고 왜곡보도했다.     © KBS

[ 서울의소리 고승은 기자 ] “노무현 대통령 기록, 자필 기록에 따르면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요. 조선일보 배달지국에서 일하는 소년들이 제대로 받아야 할 임금을 못 받고 일해서 변호사로서 그 일을 도와주는 과정에서 첫 번째 마찰이 있었다고 그러고요. 그다음에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대변인 맡았을 때 그때 보통 프로필은 덕담 비슷하게 소개해주는 거예요, 좋은 점만 이렇게 해서. 거기서 요트 이런 얘기가 나온 거죠. 저게 나중에 호화 요트를 탔다는 것까지 가서 나중에 2002년 대통령 선거 때까지도 계속 저게 논란이 됐죠.”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선 의원시절이던 지난 91년 9월, <조선일보>는 다음과 같은 기사를 낸다. 기사 제목은 <고졸 변호사…상당한 재산가>였다.

 

“한 때 부산요트클럽 회장으로 개인 요트를 소유하는 등 상당한 재산가로도 알려져 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요트를 취미로 탄 적은 있지만 200~300만 원짜리 소형 스포츠용이었고 부산요트협회장은 맡은 적이 없다”는 해명자료를 내놨지만, <조선일보>는 그해 10월 오히려 <주간조선>에 <통합 야당 대변인 노무현 의원, 과연 상당한 재산가인가>라는 기사를 싣기까지 한다.

▲ 91년 10월 ‘월간조선’이 낸 ‘통합 야당 대변인 노무현 의원, 과연 상당한 재산가인가’ 왜곡보도.     © KBS

이와 관련,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일 공개된 KBS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출연,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던 요트가 작은 ’돛단배‘였음을 설명했다.

 

“이 요트가 우리 보통 영화에 이렇게 잘생긴 남자와 아름다운 여인들이 샴페인 잔을 들고 이렇게 하면서 그런 요트가 아니고요. 무동력, 그냥 돛 하나에 밑에 조그맣게 일어설 수 있는 배 있는 그거예요. 그래서 줄 당기면서 바람하고 맞춰서 저기 갔다 오는 거예요. 노 대통령이 이걸 왜 했냐 하면 올림픽에 나가고 싶어서. 88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어서, 국가대표로요. 그래서 이 광안리 앞바다에서 그때 같이 탔던 분들 증언을 들어보면 불어터진 라면, 컵라면을 먹으면서 바닷물을 때로 들이키기도 하고 거친 모래바람 맞아가면서 ‘돈 있다고 하는 줄 아냐, 이 요트를? 돈 있다고 탈 수 있는 게 아니다. 남자라야 탈 수 있다.’ 이런 글들도 올라오고 했어요.”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탔던 것은 호화요트가 아닌 작은 돛단배임을 설명했다.     © KBS
▲ 노무현 전 대통령에 요트 타는 법을 가르쳐준 일본인이 있었다. 이후 언론 기사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조선일보의 보도는 엄청난 왜곡보도였던 것이다.     © KBS

유 이사장은 “그러니까 부산사람들이 이 요트를 탄다. 그리고 요트를 탄다는 건 단순히 돈이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게 아니고 이 모험심이 강하고 남자답고 그런 느낌”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요트 배우러 일본도 다녀오고 그랬다. 그래서 일본 갔을 때 요트 가르쳐준 선생님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되고 나서 일본 언론에 인터뷰도 하고 그랬던 기억도 난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당시 보도가 준 파장은 굉장했다고 한다. 한 번 보도가 나가면 이미 퍼질 대로 다 퍼진 상황이라, 정정보도 같은 건 의미 없을 정도였다는 것이다.

▲ ‘조선일보’의 호화요트, 상당한 재산가 왜곡보도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준 파장은 꽤나 치명적이었다. 인권 변호사, 민주화 운동가가 호화 요트를 타고 다녔다고 하면. 대중에게 괴리감이 생길 수 있다는 거다.     © KBS

“노동 변론을 주 임무로 하는 인권 변호사, 민주화 운동가가 호화 요트를 타고 다녔다고 하면. 괴리감이 생기죠. 그러니까 인격의 이중성을 증명하는 그런 이중인격자라는 얘기를 하는 거예요, 저 사람 믿지 마라. 그러니까 당하는 당사자로서, 정치인으로서는 몹시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는 공격이거든요.”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은 해당 기사가 나간 이듬해, 부산 동구 지역구에 재선을 위해 출마하지만 전두환 정권의 설계자이자 ‘쓰리허’중의 한 명인 허삼수 후보와의 리턴매치에서 낙선한다.

 

유 이사장은 이같은 <조선일보>의 왜곡 보도에 대해 “정말 ‘어떤 사실을 얼마나 다르게 전달할 수 있는가?’라는 게 저 간단한 프로필 소개에서, 간단하게 바꾸는 거다. 말과 글의 힘이라는 게 위대하고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는 <조선일보>의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노무현 죽이기’의 시작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 도배방지 이미지

조선 노무현 죽이기 작은 돛단배 호화 요트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