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영화제] '로맨틱코미디', 영화 왜 비슷한가 했더니

이경헌 기자 | 기사입력 2019/07/06 [10:00]

[부천국제영화제] '로맨틱코미디', 영화 왜 비슷한가 했더니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9/07/06 [10:00]

대부분의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여성의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모든 것을 남성이 주도해 나간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브리짓은 극중 전문직 여성이라는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연애에 있어서는 남성에게 끌려 다닌다.

또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서는 백인, 중산층이 그 주인공이다. 설령 아르바이트나 하는 처지여서 이들은 먹고 사는 문제에 있어서 꽤 걱정 없이 산다.

이번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를 통해 아시아 국가에 첫 선을 보인 다큐멘터리 영화 <로맨틱 코미디>는 그 이유로 결국 영화 내용의 최종 결정권자가 60대 백인 남성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60대 백인 남성의 시각에서 여자와 연애 문제를 바라보다 보니,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가부장적 시각으로 제작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동성연애자나 성전환자 등의 연애를 그린 영화도 간혹 있으나 이런 영화는 관객에게 외면 받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 보니 더더욱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방향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거부터 줄곧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다 이런 식은 아니었다고 감독은 말한다. 1930년대만 하더라도 오히려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영화 속 여성은 전문직이고, 연애에 있어서도 남성가 동등한 지위에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마릴린 먼로의 등장으로 여성이 꼭 전문직이고, 잘 나지 않더라도 매력적 외모를 내세워 남성과 연애를 즐기는 스토리가 등장했다.

이후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은 지금처럼 변해왔다,

자신도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팬이라고 밝힌 엘리자베스 샌키 감독은 160여 편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장면을 편집해 자신의 내레이션을 입혀 이 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다양한 인종, 다양한 상황에 처한 이들의 이야기가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한다. 더불어 꼭 그 끝이 ‘해피 엔딩’이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덧붙인다.

그냥 가볍게 보기 좋아서 많은 이들이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보지만, 왜 매번 연애의 주도권은 남성이 갖고 있는지 그리고 여성은 설령 전문직이어도 왜 이리도 허당끼가 넘치는지 등에 대한 고민 없이 봤을 것이다.

이제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도 성평등의 원칙이 반영되길 바라본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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