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훼방꾼 볼턴 가고 비둘기파 비건 안보보좌관 되나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9/07/09 [11:16]

북미회담 훼방꾼 볼턴 가고 비둘기파 비건 안보보좌관 되나

서울의소리 | 입력 : 2019/07/09 [11:1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에서 ‘슈퍼 매파’로 불리며 북미회담을 훼방놓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곧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 세계일보

 

세계일보에 따르면 미국의 시사 종합지 ‘애틀란틱’은 6일(현지시간) 토마스 라이트(Thomas Wrigt)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의 기고를 통해 볼턴이 곧 물러나고, 그 자리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북한과 미국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열렸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 합의에 따라 이달 중순께 북·미 실무협상을 시작할 예정이고, 이 협상의 미국 측 대표로 비건이 나선다.

 

북한도 이 실무협상에 김명길 전 베트남 대사를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볼턴 보좌관이 곧 물러나고, 비건 특별대표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되면 미국 측 실무협상 대표가 교체될 수밖에 없다. 다만 대북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이 퇴장하고, 폼페이오-비건 투톱 체제가 출범하면 대북 협상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보여준 최대 외교 이벤트였던 판문점 회동에 끼지 못했다. 그는 당시에 한국 방문을 했다가 소리 없이 사라졌고,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나 여기 있다’는 트위터를 날렸다.

 

▲     © 세계일보

 

볼턴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는 참석했으나 그날 오후에 열렸던 메인이벤트 ‘트럼프·김정은 판문점 회동’에 배제됐다. 이때부터 워싱턴 정가에서는 볼턴 보좌관의 거취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볼턴 보좌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밀려 대북 정책에서 배제된 데 그치지 않고, 아예 곧 사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만나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북·미 협상을 재가동하기로 하고, 미국 측 협상은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그대로 맡을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라이트 연구원은 애틀란틱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 문제 등에 관해 초강경 대응 조언을 일삼던 볼턴 보좌관과의 노선 차이를 더는 용인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통령 선거에 나서면서 ‘딜 메이커’가 되려고 하는 상황에서 볼턴의 ‘전쟁 불사’ 또는 ‘군사 옵션’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라이트 연구원이 강조했다.

 

분단의 땅에서 ‘세기의 만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 남측 ‘자유의집’ 앞에서 사상 첫 남·북·미 3국 정상회동을 하며 웃고 있다. 판문점=뉴시스 

 

땅에서 ‘세기의 만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 남측 ‘자유의집’ 앞에서 사상 첫 남·북·미 3국 정상회동을 하며 웃고 있다. 판문점=뉴시스

 

라이트 연구원은 “볼턴이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예상은 잘못됐다”면서 “볼턴은 자신이 원하는 모양새를 갖춰 떠날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이고,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김정은 회동 순간에 몽골로 쫓겨나는 일을 당하는 것보다는 사임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라이트 연구원이 주장했다. 라이트는 “볼턴으로서는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지나치게 터프해 어쩔 수 없이 떠나는 모양새를 갖춰야 자신의 체면을 차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트는 “볼턴이 그렇지 않으면 미국 현대사에서 최약체 국가안보팀을 이끌었고, 국제적인 조약이나 베네수엘라의 공산주의 등에 관한 근시안적인 사고에 빠져 미국이 미래의 국가 안보 도전에 대비하지 못한 채 소중한 시간을 잃어버리도록 한 장본인으로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트 연구원은 “누가 볼턴의 뒤를 이을지 불확실하지만, 최고의 시나리오는 대북 특사인 비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건은 볼턴이 지난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됐을 당시에 볼턴과 막판까지 경합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고 라이트가 강조했다.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과 제임스 켈리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이 비건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강력히 밀었다고 한다.

 

비건은 그 당시만 해도 트럼프와 시간을 보낸 적이 없었으나 이제는 대북 협상을 맡으면서 수시로 트럼프와 대면하고 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 뉴스 앵커인 터커 칼슨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면 칼슨이 진행하는 뉴스 프로그램에 수시로 출연하는 더글러스 맥그리거 예비역 육군대령이 볼턴의 뒤를 이을지도 모른다고 라이트 연구원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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