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상 칼럼] "시험에 든 대한민국 시민들, 깨어날 때입니다"

권종상 | 기사입력 2019/09/02 [10:17]

[권종상 칼럼] "시험에 든 대한민국 시민들, 깨어날 때입니다"

권종상 | 입력 : 2019/09/02 [10:17]

 

주기도문은 기독교 신앙의 가장 핵심적인 사상이 그 짧은 문장들 안에 다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 안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우리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가톨릭에서는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라고 번역해 암송합니다).

저는 요즘 우리가 이 시험에 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이 우리에게 주는 시험과 유혹. 똑같은 시험을 똑같은 시민들이 치르고 있는 겁니다.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아갔던 그 시험. 우리가 과연 노무현 같은 사람을 다시 우리 안에 가질 수 있는가를 우리는 시험받고 있는 겁니다.

노무현에 대한 온갖 마타도어들을 기억합니다.

 

그때 그에게 돌을 던진 건 우리였습니다. 그때도 그런 보도들이 나왔습니다. 논두렁 시계니, 유학 자금이니 하면서 연일 저 조중동이라는 독물들의 입에서 쏟아지는 마타도어의 독에 우리는 전염됐고 노무현을 비난하는 좀비가 되어 그를 공격했고, 결국 그의 숨이 끊어지고 나서야 우리의 정신은 되돌아왔었지요.

지금 그 시험을 똑같이 받고 있는 우리, 그때와 달라진 것, 나아진 것이 있는가를 생각해보게 되네요.

 

 

오늘 우리가 들은 그 시험이 그 때와 다른 것은 없습니다. 두고 보십시오. 자유한국당이 왜 저렇게 청문회를 미루겠습니까? 대통령에게 오히려 조국 장관 임명을 청문회 없이 강행하라는 수인 겁니다. 그렇게 하고 대통령이 부도덕한 조국을 임명 강행한, 조국과 별다를 바 없는 인물로 몰아가려는 수작인 것이 너무 눈에 띕니다.

멀리 있어서 잘 안 보일 거라구요? 글쎄요, 한국의 입시 제도가 문제라는 것은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걸 고쳐야 한다는 것도. 그리고 지금 나오고 있는 수많은 의혹들이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고 간 그 자들이 때는 군불이라는 건 더 명확히 보이네요.

 

"나는 그 특권층이 누렸던 걸 못 누렸고, 이 불공평한 걸 조국이 누렸기에 실망이다."라고 말하는 이들의 평등 의식을 가장한 눈꼴 신 시샘의 시선이 가려진 것도 어느정도 보이고.

그럼 사회를 바꿔야 하잖습니까.

 

특권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대한민국은. 그게 이미 완성된 게 아니라, 지금 만들어 가야 하는 거라구요. 그 틈새를 노리고 저렇게 치사하게 공격해 들어오는 원색의 칼날들, 저는 그런 것들이 보인단 말입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사회요? 앞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겁니다. 지금 이미 만들어져 완성된 것이 아니기에.

시애틀에서... 권종상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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