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상 칼럼] 서초동을 가득 메운 함성, 총선으로 이어가자

권종상 | 기사입력 2019/10/13 [11:29]

[권종상 칼럼] 서초동을 가득 메운 함성, 총선으로 이어가자

권종상 | 입력 : 2019/10/13 [11:29]

 

아마 제가 그랬던 것처럼, 오늘 미국의 많은 동포 여러분들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간밤에 한국에서 있었던 검찰개혁을 위한 촛불문화제 소식을 찾아봤을 겁니다. 아니, 밤새 그 장면을 지켜봤다는 분들도 꽤 계시더군요. 어제 그 자리에 해 주신 제 블친/페친/트친/카친 여러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제 대신 그 자리에 서 계셨던 그 분들께 경의의 마음을 전합니다.

울컥했습니다. 그 자리에 못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그 거리를 가득 메운 촛불의 물결은 도도하고 경이로웠습니다. 박근혜를 끌어내렸던 그 힘이 다시 뭉친 그 자리를 지켜보고 있었을 윤석열과 검찰들의 표정이 어떨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 상상에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소환되는 것을 더러운 웃음을 지으며 바라보던 검사들의 모습이 담겼던 그 사진이 문득 겹쳐 지나갔습니다.

그래도 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칠 지는 모르겠으나, 그것 자체가 부담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한 검찰도 검찰이지만, 저는 지금껏 그들이 신청하는 영장을 군소리없이 내 줬던 법원이 이제 더 큰 부담감을 안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자리에 모였던 시민들의 가슴에, 아마 노무현이 담겨 있었을 겁니다. 다시 잃지 않겠다는 다짐, 그에게 가졌던 미안함, 이런 것들이 백만 이상(2백만까지 됐다는 이야기도 있지만)의 촛불이 한 자리에 모이도록 만들었을 겁니다. 박근혜 탄핵 때 모였던 상식적인 시민들, 그들이 저런 힘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이제 과거와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껏 나왔던 그 수많은 검찰 발의 부정적 보도들, 언론의 장난이 실시간으로 부정되는 모습을 보면서 시민의 힘이 이만큼 커졌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시민들은 함께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노의 기운이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에서 모인 것이겠지요.

그 현장에 나오지 못했지만 마음을 함께 보냈을 수많은 분들이 있음도 압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숨어있던 힘을 총선이라는 장에서 더 확실하게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과거부터 특권을 누려온 자들이 적반하장하는 모습을 더 볼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이 평화의 길로, 번영의 길로 나가기 위해서, 어제 보여주신 그 분노를 총선에 표로서 쏟아부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마음만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눈물바람을 하고 일을 나와야 했지만, 그것은 기쁨으로 가득찬 눈물이었습니다. 나를 키우고 자라게 한 나의 조국과, 어떻게든 사법개혁을 통해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내 보겠다는 조국 장관을 생각하면서, 저 대신 그 자리에 나가 촛불을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게 되는, 그런 하루입니다.

감사합니다.

시애틀에서... 권종상

 

▲ 서초구 누에다리 아래부터 서초역 사거리 주위까지를 가득 메운 제7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 사진에는 교대역 사거리까지에 이르는 서초대로 구간의 참가자들은 전혀 담기지 않았으므로, 사진 촬영 시각의 참가자는 사진에 담긴 수의 두 배가 넘으며 연인원으로는 더욱 많다.  ©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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