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알모도바르 감독 작품 '페인 앤 글로리, 22일 기자시사회

이경헌 기자 | 기사입력 2020/01/24 [11:38]

[영화] 알모도바르 감독 작품 '페인 앤 글로리, 22일 기자시사회

이경헌 기자 | 입력 : 2020/01/24 [11:38]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자전적 영화 <페인 앤 글로리>가 22일 기자시사회를 개최했다.

 

한동안 작품 활동을 쉬고 있는 살바도르 감독(안토니오 반데라스 분)은 32년 전 자신이 연출한 영화 <맛>을 영상자료원에서 리마스터링 해 상영하겠다고 하자 이를 계기로 남자 주인공인 알베르토(에시어 엑센디아 분)를 만난다.

 

하지만 32년 전 <맛> 시사회에 자신을 오지도 못하게 했던 게 서운한 알베르토는 살바도르 감독에게 적대적 태도를 취한다.

 

이에 살바도르는 알베르토와 화해하기 위해 같이 헤로인을 흡입한다. 난생 처음 헤로인을 접한 살바도르는 어릴 적 엄마와의 추억을 회상한다.

 

다행히 알베르토는 마음의 문을 열고, 영상자료원에서 상영 후 열리는 관객과의 대화에 함께 참석하기로 한다.

그러나 이후 헤로인에 중독된 살바도르는 자신의 이런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싫다며 상영회 당일 갑자기 불참을 선언한다.

 

결국 영상자료원 측은 급한 대로 전화 연결을 통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살바도르는 <맛> 촬영 당시 알베르토가 헤로인을 했던 사실을 폭로한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의 사이는 다시 나빠진다. 이에 살바도르는 알베르토와 화해하기 위해 알베르토가 재기를 위해 탐내던 자신의 <중독>이라는 글을 무대에 올려도 좋다고 승낙한다.

 

다만, 자전적 내용이기에 자기 이름은 드러나지 않게 해 달라는 조건을 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 연극을 본 살바도르의 옛 동성(同性) 애인이 이 작품의 내용이 알베르토와 자기 이야기임을 눈치 채고 알베르토에게 물어 살바도르를 찾아온다.

 

둘은 반가워하면서도 신(神)이 정한 선을 넘지 않기 위해 애쓴다.

 

살바도르가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남편 없이 어린 살바도르(아시에 플로레스 분)를 키우던 그의 엄마(페넬로페 크루즈 분)는 똑똑한 살바도르가 돈 걱정 없이 계속 공부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강제로 신학교에 가게 되는 장면은 우리에게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 많다.

 

살바도르는 신부(神父)가 되기 싫다며 신학교 진학을 거부하지만, 그의 모친은 일단 돈 걱정 없이 학교를 마친 후 졸업장 가지고 다른 일을 알아보라고 회유한다.

 

결국 강제로 신학교에 들어간 그는 노래를 잘한다는 이유로 3년 동안 모든 수업에서 배제된 채 합창 연습만 매진해야 했고, 또래에 비해 공부를 잘 하던 그는 학습 기회를 박탈당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예체능 분야의 학생들은 다른 교과 공부 보다는 전공에 매진하도록 강요 받는다. 특히 체육 분야 특기생의 경우, 수업이나 시험은 뒷전이고 오직 하루 종일 운동에 매진하도록 강요받는다.

 

이 과정에서 지도자에게 정신적·육체적으로 폭행을 당하는 일도 많고, 심지어 진학을 무기삼아 해당 학생의 학부모에게 성상납을 강요하기도 한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 등 국가기관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몇 해 전부터 애쓰고 있으나, 여전히 이런 문제는 고쳐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2016년 개봉한 영화 <4등>에서는 대회만 나가면 연습 때보다 기량이 안 나와 매번 메달권에서 벗어난 4등에 그치는 어린 수영선수(유재상 분)에게 코치(박해준 분)가 폭행을 가하는 장면이 나온다.

 

체육 선수들의 경우 대부분 은퇴하는 시기가 이른 편이다. 이른 나이에 은퇴한 후 먹고 살려면 지식이나 교양적 소양도 함께 갖춰야 한다. 아는 것이라고 운동 밖에 없어선 먹고 살기 힘들다.

 

때문에 이들 역시 교과 수업에서 배제되어선 안 된다. 그리고 영화 속 살바도르처럼 가난하다는 이유로 단지 장학금을 받기 위해 억지로 가기 싫은 학교에 가서도 안 된다.

 

누구나 자신이 원한다면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교육의 정상화는 물론 모든 사람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졸업 후에도 빚 갚느라 허덕여야 하는 학자금 대출만이 능사는 아니다. 다양한 장학금 제도가 생겨서 대부분의 학생이 혜택을 누려야 한다.

 

21세기는 지식산업의 사회다. 배우는 것이 곧 경쟁력이 되는 사회에서 돈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이는 불공평하다.

 

공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몰라도,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남들과 동등한 배움의 기회를 갖을 수 있도록 ‘공정선’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영화 <기생충>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영화 <페인 앤 글로리>는 다음 달 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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