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이천화재 불 끄는 기적? '윤석열 실시간 보고받고 지휘' 보도

정현숙 | 기사입력 2020/05/02 [10:47]

대검 이천화재 불 끄는 기적? '윤석열 실시간 보고받고 지휘' 보도

정현숙 | 입력 : 2020/05/02 [10:47]

최강욱 "참으로 특이한 검언유착.아무리 무소불위라지만..."

 

29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한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 및 인명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로 38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이와 관련해 대검이 실시간 지휘 및 지원 체계를 구축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언론 기사들이 삽시간에 쏟아졌다.

 

검찰은 이날 사고 이후 형사부를 중심으로 사고 수사를 담당하는 관할 검찰청인 수원지검 및 수원지검 여주지청 사이에 연락 체계를 구축했다는 내용의 비슷한 기사가 국내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대검 관계자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라며 “재판을 위해 서울 출장 중이던 송경호 수원지검 여주지청장도 바로 현장으로 가서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당선자는 "검찰의 속셈과 이에 놀아나는 언론의 현실"이라며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윗으로 짧은 메시지를 연이어 게재했다.

 

최 당선자는 이천 화재에 검찰이 실시간으로 지휘한다는 한결같은 국내 언론매체의 기사 제목을 첨부하며  또다른 검언유착이라고 반어법으로 일갈했다.


"참으로 특이한 검언유착. 아무리 무소불위라지만 
파사현정과 정론직필이 만나면 대검이 불을 끄는 기적이..." 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은 불교계에서 쓰는 용어다.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벗어난 옳지 않은 사이비를 파하고 바른 것을 제대로 드러내고 올바름을 따른다는 뜻이다.

검찰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시민들이 곤경에 처할 때 이번 화재처럼 나서면 정론직필의 언론이 상부상조해 불을 끄는 기적도 일어난다는 것을 빗댄 것이지만 검언유착을 비판한 취지다.

최 당선인은 또 트윗으로도 "참으로 특이한 검언유착"이라며 "해외에서 이걸 보면 대검을 소방본부로 알 듯"이라고 꼬집었다.

 

참으로 특이한 검언유착. 아무리 무소불위라지만...

최강욱 열린민주당 당선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이천화재에 대한 검찰 지휘를  보도한 국내언론 

 

송요훈 MBC 기자는 페이스북으로 [대검, 이천 물류창고 화재 적극 대응.."실시간 지휘·지원"]이라는 한 언론사의 기사 제목을 서두에 넣어 검찰의 이번 행태에 의문을 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기사의 제목이 복사한 듯 똑같고, 기사의 내용도 베낀 듯 대동소이하다"라며 "대검이 보도자료를 내니까 출입 기자들이 그대로 기사로 썼거나, 연합뉴스가 대표로 기사를 송고하고 다른 언론사들은 그걸 받아 별 생각 없이 기계적이고 습관적으로 베끼듯 기사를 썼을 것인데..."라고 했다.

송 기자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자기를 드러내기 좋아하는 과시욕이 강한 사람이구나"라며 "대검 홍보 담당자들은 총장의 취향에 맞춰 잽싸게 보도자료를 냈을 거고. 겸손함, 절제를 모르는 리더는 위험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이 실시간 보고를 받았다는데 검찰총장이 소방본부도 지휘하는가"라고 묻고는 "검찰총장이 대통령인가? 여차하면 검사들을 소방관 무장시켜 화재 현장에 투입하기라도 할 작정이었나? 나대기 좋아하는 이들이 결국 일을 망치더라. 기자도 그렇고"라고 비판했다.

이런 국내언론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 역시 현재의 검찰에 대한 시선이 어떠한 것인지 잘 나타내고 있다.

"검찰이 불도 끄냐?"

"하다 하다 불끄는  검찰하냐~? 신천지 때는 꿈쩍도 안 하더니... 너님이  무슨 권한으로 보고 받아요..? 살다 엽기스런 꼴 다 보겠네,

"대통령 놀이 하나?? 미친 거 아냐??

"대통령이야? 도지사야? 시장이야?  살다살다 이렇게 나대는 검찰 처음 본다. 와..."

"대검이 돌았나?? 표창장 수사하느라 혼신의 힘을 쏟다 정신줄 놨구나 아님 소방청이 욕심 나는 겨?? 정신줄놨어"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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