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해왕 전설' 비파산, 하얀 주상절리 국수바위

[한도훈의 울릉천국여행24] 깎아지른 벼랑 남양의 보석이 돼 빛나...

한도훈 | 기사입력 2016/06/26 [11:18]

'우해왕 전설' 비파산, 하얀 주상절리 국수바위

[한도훈의 울릉천국여행24] 깎아지른 벼랑 남양의 보석이 돼 빛나...

한도훈 | 입력 : 2016/06/26 [11:18]
남양에는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자연유산인 국수바위가 있다. 남양 가운데에 깎아지른 벼랑으로 서 있는 주상절리가 보석처럼 빛난다. 가히 세계적인 주상절리라고 말할 수 있다.

마치 국수가락처럼 생겼다고 해서 ‘국수바위’이다. 남양 마을 정면에서 보아도 아름답고, 남서천변에 난 길 위에서 봐도 그 웅장함에 감탄한다. 앞바다 유람선에서 보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운무가 감싸면 그 신비감은 더해진다. 해질녘 수평선을 빨갛게 물들 때 반사한 빛이 기둥을 비추면 그 수려함에 넋을 잃을 정도다. 눈 속에 파묻힐 때엔 경이로움 그 자체다.

단, 국수바위 조망을 방해하는 것들이 있는데 건물과 전봇대, 그리고 전깃줄이다. 국수바위 아랫부분은 나무들로 가려서 잘 보이지 않고, 꼭대기 부분도 숲으로 덮여 있다. 앞이나 옆 시야를 가리는 나무와 잡풀, 그리고 밭을 잘 정리해 주상절리 절벽과 바위가 잘 보이도록 하면 좋을 텐데... 주상절리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관리하면 더 좋을 성 싶다.
 
신비스런 웅장함에 넋 잃고 바라보는...

서쪽 주상절리 중턱에는 부지깽이 같은 농작물 심는 밭이 있다. 워낙 비탈져서 모노레일이 깔려 있다. 그 아래에는 집들이 있다.

국수바위는 성인봉이나 나리분지 등지에서 흘러 내려온 용암이 냉각되면서 규칙적으로 갈라져 생겼다. 수직(垂直)의 주상절리가 오랜 세월 눈과 비에 깎이고, 바람에 시달려 갈라진 틈이 더 벌어진 거다.
 
▲ 울릉도 남양에 있는 국수바위.     © 한도훈


국수바위 양옆으론 개울이 흐는다. 남양천과 남서천. 이 천변으로 주상절리에서 떨어져 나온 돌들이 흩어져 있다. 특히 남양천에 물이 흐르면서 강바닥이 자꾸만 깎이면서 국수바위 아래쪽 주상절리가 파괴된 뒤 사면이동(斜面移動)으로 여러 물질이 퇴적되어 있다.

국수바위 주상절리 기둥을 이루는 암석은 조면암질 안산암이다. 조면암은 화산 폭발로 생기는 화산암으로 처음에는 연한 청록색이나 회색을 띠지만 쉽게 풍화하며 황갈색이나 회백색으로 변하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성질을 가진 안산암이다.

안산암은 조면암과 같이 용암이 굳어서 생긴 암석이다. 하지만 조면암과 달리 흰색과 검은색 결정이 촘촘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흰색을 띤다. 국수바위를 잘 바라보면 흰색의 주상절리임을 알 수 있다. 이 흰색과 검은색의 주상절리가 황갈색이나 회백색을 띠기도 한다.

성인봉 용암이 흘러내리며 갈라져 굳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주상절리,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동 대포주상절리는 현무암으로 검은색을 띤다. 그것에 비해 국수바위 주상절리가 하얀색을 띠는 것은 특별하다.

국수바위 주상절리 높이는 20m에 이른다. 폭도 150m나 된다. 이 국수바위를 품에 안은 비파산은 그 꼭대기가 주상절리 절벽에서 북쪽으로 한참이나 떨어진 곳에 있다. 그 높이도 503.1m에 이른다. 이 비파산이라는 이름에는 우산국 우해왕(于海王)의 전설이 서려 있다. 
 
남양이 수도인 우산국 시절에 우해왕은 용맹이 뛰어나서 대마도까지 가서 대마도 왕의 항복을 받았다. 대마도를 정복한 거다. 당시 동해 바다에선 감히 대적할 적수가 없을 정도로 막강한 해상왕이었다.

대마도 왕의 셋째 딸을 데리고 와서 왕후로 삼았다. 왕후의 이름은 풍미녀였다. 풍미녀는 대마도에서 자신이 키우던 학 한 마리를 데리고 왔다. 곁에 두고 온갖 정성을 다해 보살폈다.

▲ 비파산.     © 한도훈


그런데 풍미녀는 왕후가 되고부터는 사치가 너무 심했다. 갖가지 산해진미(山海珍味)에다 온갖 보석을 찾았다. 우산국 국력이 기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고, 결국 별님이라는 공주를 남기고 죽고 말았다.
우해왕은 사랑하던 왕후가 죽자 너무 슬퍼서 왕궁 뒷산에 병풍을 치고 백 일 동안 제사를 지냈다. 그리고 대마도에서 데리고 온 열두 시녀로 하여금 매일 비파를 뜯게 하였다.
 
대마도 공주 출신 왕후 넋을 기리던 산 

우해왕은 왕후가 평소에 사랑하던 그 학을 병풍 앞에 갖다 두었다. 백 일이 되던 날 학은 가슴이 저미도록 슬프게 울며 지금의 학포 쪽으로 날아갔다. 그 뒤 그 학이 내려앉은 곳을 학포라고 했고, 열두 시녀가 병풍을 치고 비파를 뜯던 곳을 비파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국수바위, 비파산이여! 우해왕이 대마도를 정벌하는 그 장엄한 출정이여! 우해왕과 풍미녀의 화려한 결혼식, 그러나 풍미녀의 열두 시녀가 뜯던 비파소리여! 울릉도의 자랑, 울릉도의 최고 명소여!”



시집 '코피의 향기'를 쓴 시인 한도훈입니다. 어린이소설로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를 우리나라 최초로 집필했습니다. 부천시민신문, 미추홀신문, 잡지 사람과 사람들을 통해 언론인으로써 사명을 다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콩나문신문에 '부천이야기'를 연재하고 있고, 울릉도, 서천, 군산, 제주도 등지의 여행기를 집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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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의 역사·문화를 담은 여행기를 본지가 연재한다. ‘울릉천국여행’(한국 108대 비경을 찾아 떠나는)이라는 이름으로 한도훈 작가 겸 시인(54·남)이 취재·집필한다. 한 작가는 이 여행기를 펴내려고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열 차례 이상 울릉도 곳곳을 탐방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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