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은 만물의 이치로 세상을 보는 눈

[김계유의 주역 속으로 10-2] 피보나치수열과 주역의 원리

김계유 | 기사입력 2008/07/02 [01:02]

주역은 만물의 이치로 세상을 보는 눈

[김계유의 주역 속으로 10-2] 피보나치수열과 주역의 원리

김계유 | 입력 : 2008/07/02 [01:02]
▲ 김계유 
[지난글 이어]
하늘의 육기와 땅의 오행 기운은 서로 맞물려 돌면서 30년을 주기로 다시 처음의 출발점으로 돌아와 일치하는 공식이 생겨난다. 육기는 다섯 바퀴를 돌고 오행의 기운은 여섯 바퀴를 돌아 5×6=30이라는 숫자에서 일치점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래서 주역의 음과 양 책수는 모두 합해 지구가 해를 중심으로 하늘의 궤도를 30바퀴 돌았을 때의 운행도수와 일치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주역의 괘를 뽑기 위해 조작하는 삼오이섭(參伍以變)의 건곤음약(乾坤 陰陽)의 책수에 대해 알아보자.

건(乾)의 노양과 곤(坤)의 노음으로 하늘의 운행도수가 구성되어졌을 때, 건의 책수는 36×6=216이 된다. (36의 숫자는 어떻게 나오는가. 일년 사계절의 운행이 늙은 양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을 때 봄·여름·가을·겨울의 네 계절은 4에 해당하고 늙은 양은 그 해당하는 기운의 숫자가 9에 해당하기 때문에 4×9=36이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치로 곤의 책수는 24×6=144가 된다.
 
하늘의 육기와 땅의 오행

따라서 216+144=360이라는 지구의 운행 궤도에 해당하는 일 년 운행 숫자가 생겨난다. (이는 해와 달의 운행 주기에서 보면 차이가 나는 숫자이므로 윤달이 있게 되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다.)

또 주역의 괘상은 그 안에 포함된 효들이 모두 384효다.(64×6=384) 이는 양효와 음효가 반반씩 나누어져 전체 효상을 이루고 있으므로 늙은 양의 책수인 36과 늙은 음의 책수인 24를 각각 곱하면 192×36=6912, 192×24=4608이고 두 편의 책수를 합하면 6912+4608=11520이라는 숫자의 책수가 계산된다. 그런데 이는 360의 도수로 지구가 32년 동안 태양의 궤도를 운행한 운행주기의 숫자에 구체적으로 일치한다.

11520÷32=360. 다만 지구를 중심으로 한 달의 일년 운행 주기는 360도에 다소 모자란 354도이고, 해를 중심으로 한 지구의 운행 주기는 365도의 1/4에 해당하므로 거기에서 남고 모자라는 숫자의 윤달을 감안하면 11520의 건곤 책수는 곧 30년 주기의 384효에 해당하는 숫자가 생겨나는 것이다.

한편 이들 오운 육기의 지구 환경은 오행의 기운이 특정한 시점마다 너무 지나치거나 다소 모자라는 태(太), 불급(不及)의 예들이 모조리 반영되지 못한다. 이는 60년 주기의 두 번째 운행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 모든 상황이 완전히 반영된다. 십간12지(十干 12支)의 간지(干支) 부호는 바로 이때의 운행주기율을 반영하는 천간지지(天干 地支)의 배합표다.

그러나 비록 완전한 지구의 낱낱 상황을 모조리 30년 주기 속에 반영하지는 못하더라도 우수리를 윤달로 처리하는 주역 삼백팔십사효의 방식이 오운 육기의 운행과 일치점을 보인다는 점에서 주역 64괘의 상징성은 추호도 견강부회의 구석이 없다.

易의 기본범주 상(象) 수(數) 이(理)

이를 옛 역위 건착도 등에서는 한 해의 괘상을 두개씩 놓아서 32년에 64괘상이 두루하게 하는 384효 11520의 만물 가짓수로서 건(乾)과 곤(坤)을 법받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곧 주역의 괘상은 해와 달 지구 등의 천문학적인 운행 원리를 하나의 원리로서 내세운 옛 사람의 지혜에 해당하는 결과물인 셈이다. 그래서 역경을 말할 때 자주 상수(象數), 혹은 의리(義理)를 말한다.
 
상(象)은 사물의 이치를 형상으로 본떴다고 보는 본받을 상(像)의 뜻이고 수(數)는 만물의 이치 속에 깃들어 있는 수리적인 측면의 법칙성이 강조된 결과다. 설괘전에 보면 “신명을 그윽이 도와서 시초풀을 이용하여 점치는 법을 만들고 하늘을 1, 3, 5의 세 수로 하고 땅을 2, 4의 양 수로 하여 하늘의 수와 땅의 수를 세웠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단순화시키면 음과 양의 부호가 조합된 기본 8괘 및 여섯 획의 대성괘를 상이라고 할 수 있고 그때의 괘상은 일정한 형태의 수리적인 원칙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점을 치는 1에서부터 10까지의 수로 대체하여 생각할 수가 있다.

따라서 상수는 자연의 원리를 역으로 표현하는데 있어서 그 원리를 나타내는 일정한 부호와 수리적인 법칙으로 이해하면 된다.

"주역의 괘상은 해·달 천문 운행법칙"
 
반면 의리란 상과 수로 나타낼 수 있는 세상의 모든 만물에 깃들인 일정한 법칙 즉 철학적 이치를 추구하는 일이다. 그것은 주역에 반영되어 있는 법칙을 주목하여 주역을 배우는 사람이 그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 이치로 세상을 살아가고자 함이다.

이와 같은 관점의 본격적인 탐구는 두말할 바 없이 공자의 십익전이다. 그러나 의리를 말함에 있어서도 그 흐름은 황제를 첫머리에 내세우고 노자의 관점에서 역을 해석한 엄군평, 양웅, 위백양 등이 있고 비직의 고문역에 입각 공자의 입장에 충실하려는 마융, 정현, 순상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상수학 혹은 상수학파의 형성은 한나라 시대에 맹희 초공 등에 의하여 괘기설의 이론틀이 갖추어지고 경방과 그의 제자들에 의하여 발전해나가 괘기론으로 완성을 본다. 특히 경방은 역학의 내용을 괘기설에 의존 8궁 오행 납갑 등의 설로 역을 해석 한역 상수파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천지자연의 변화 법칙을 주역 괘상의 상하 음양의 수와 기본 괘상으로 천지 만물의 길흉을 해석할 수 있다고 여겨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역이란 상이고 효란 (만물의 이치를) 본받음이다. 성인이 우러러 살피고 굽어보아서 천지 일월 등의 만물을 괘로서 본받으니 그것에 순종하면 화평하고 거스르면 어지럽게 된다. 무릇 만물의 이치는 미세하여 이루 다 궁리할 수가 없고 깊고 아득하여 이루 다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시초를 통하여 효를 긋고 천지 만물의 실상을 64괘 384효로 정하면 6효를 따르는 세상의 길흉과 9, 6, 7, 8의 수와 안팎 및 승(承) 승(乘)의 상을 살필 수가 있게 된다.”

한편 이들 흐름은 당대의 이정조에 의해서 주역집해로 그 저술들이 편집되고 송나라에 들어 진단 유목 이지재 및 주진 채원정 등의 역학에 영향을 미치면서 의리파 역학과 대립하는 하나의 역학 사조를 형성했다. <다음글에서 계속>


  • 도배방지 이미지

김계유의 주역(周易) 속으로

더보기

연재이미지2
이름이란 하나의 허명인 것을 사회는 왜 이것을 우리에게 강요할까? 이력이란 하나의 그림자인 것을 사회는 왜 이것을 우리에게 주문할까? 초상이란 하나의 찌꺼기인 것을 우리는 왜 거기에서 알맹이를 찾을까? 가짜가 진짜 같고 진짜가 가짜 같은 세상 진짜도 가짜이고 가짜도 진짜인 세상 진짜와 가짜의 함정을 우리가 알 날은 언제일까? 산모퉁이에서 피어나는 한 조각의 구름이여 물안개 가득한 아침 연못의 풍경이여 가짜에 붙들린 나는 오늘도 진짜를 살고 싶다.
김계유의 주역(周易) 속으로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