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삼일절 선물 고약하고 뻔뻔하다"

[네티즌칼럼] "우리 모두 일본 망언에 적응돼 버렸는가"

이영일 | 기사입력 2007/03/04 [19:17]

"아베의 삼일절 선물 고약하고 뻔뻔하다"

[네티즌칼럼] "우리 모두 일본 망언에 적응돼 버렸는가"

이영일 | 입력 : 2007/03/04 [19:17]

일본 자민당의 '일본의 앞날과 역사 교육을 생각하는 의원 모임'에 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까지 덩달아 종군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인하고 나섰다. 일본 행정부 최고 수반과 입법부 의원들이 쌍으로 우리에게 전하는 3.1절 선물치고는 너무나 고약하고 뻔뻔스럽기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실제로 정부와 각 정당이 이를 규탄하는 성명을 낸 것과는 대조로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예전처럼의 강경한 반응은 둘째치고라도 그 흔한 규탄 성명조차 이상하리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시큰둥하긴 마찬가지다.


 

잊을만하면 한번씩 우리 속을 뒤집어놓는 저들의 망언에 적응이 된 것인가. 하지만 아베 총리의 망언뒤에는 그들의 내부 문제를 외부에서 풀고자 하는 간교한 저들의 술책이 음흉하게 자리잡고 있기에 우리는 경계의 눈초리를 풀어서는 안된다.

▲이영일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운영위원     ©이영일
이번 아베 총리의 망언은 불과 며칠전 미국 하원에서 종군위안부 청문회를 실시하고 일본의 만행에 대한 결의안을 채택하려 한 것에 대한 압박감에서 출발하고 있다. 게다가 아베 내각은 종군위안부는 둘째치고 ‘여성이 애낳는 기계’라는 한 후생노동상의 망언 때문에 이래저래 골치 아픈 압력을 받고 있다.


 

그가 이끄는 자민당의 지지도도 일본 민주당에게 추월당해 자리를 내주고 있다. 무엇하나 마음대로 되는 게 없는 형국에서 미국 결의안까지 통과되면 말그대로 ‘국제적 개망신’을 당할 것이 분명한 아베 총리는 자신의 주특기인 역사 왜곡을 통해 인기를 만회하려 하고 있다.


 

'일본의 앞날과 역사 교육을 생각하는 의원 모임'도 아베 총리가 97년도에 직접 만든 우익성향의 모임이니 아베 총리를 추종하는 극우 정치세력들이 자신들의 지난 정부가 발표했던 종군위안부 동원 인정사실도 필요에 따라 부정하려는 위험천만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고 거기에 아베 총리가 전면에 나서고 있음은 간과할 수 없는 행보로 좌시해서는 안 될 일이 분명하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일본의 생생한 망행을 직접 겪은 피해자들이 시퍼렇게 눈을 뜨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저들은 차츰차츰 정부가 나서서 오히려 그들의 만행을 은폐하고 숨기려 하고 있다. 야스쿠니 참배가 주특기였던 고이즈미와 마찬가지로 아베 총리는 종군위안부를 자신의 주특기로 삼은 모양이다.


 

돈 많은 나라답게 양심과 진실에도 지방이 잔뜩 낀 저들의 분노스러운 행보앞에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앞장 서 지속적으로 꾸짖음의 목소리를 강경하게 내야 한다. 반복되는 망언에 적응되어 우리 스스로 저들의 망언에 무담담해진다면 저들은 침략 근성을 버리지 못하고 역사를 망각한 채 400여년전 정명가도(征明假道)를 내세워 우리를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처럼, 불과 100여년전 우리의 국권을 강제로 약탈해 간 제국주의 일본처럼 다시 우리를 향해 총칼을 겨눌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지금 일본 정치권이 보여주고 있는 극우 보수화의 단면이 아니겠는가.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은 후 한겨레전문필진, 동아일보e포터, 중앙일보 사이버칼럼니스트,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2015년 사회비평칼럼집 "NGO시선"과 2019년 "일본의 학교는 어떻게 지역과 협력할까"를 출간했고 오마이뉴스 등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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