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업계, 한미FTA 방송개방 반대 성명

개방저지 비대위 구성, '외국인지분제한 완화' 등 심각한 우려

인터넷저널 | 기사입력 2007/03/10 [23:17]

케이블TV업계, 한미FTA 방송개방 반대 성명

개방저지 비대위 구성, '외국인지분제한 완화' 등 심각한 우려

인터넷저널 | 입력 : 2007/03/10 [23:17]
케이블TV 업계가 9일 긴급 회의를 열고 ‘한미 FTA 방송시장 개방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방송시장의 무분별한 개방저지를 위한 성명서를 채택하였다.

비대위는 성명서에서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해외채널 더빙 및 국내광고 방송 허용 ▲외국인 지분제한 완화 ▲편성 쿼터 완화 ▲IPTV 등 방통융합서비스 관련 개방 등이 국내 뉴미디어 시장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국내 방송시장의 실정을 무시하고 한미 FTA 협상타결만을 목적으로 일방적인 양보를 하려는 정부 및 협상단의 움직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따라 범케이블TV업계 차원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FTA 협상 과정에서 국내 방송시장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경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성명서에서 “특히, 해외 보도채널에 한국어 더빙 허용과 함께 국내광고 방송을 허용할 경우, 보도채널에 대해 승인제를 채택한 국내방송법의 적용을 받고 있는 국내사업자들과 역차별이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비대위는 나아가 ”미국 미디어의 국내 여론에 대한 영향력에 시청자들이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 미국 거대 미디어집단에 국내 여론이 휘둘릴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이는 방송광고 및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및 사후심의제도를 기본으로 하는 국내 방송법의 근간을 흔드는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비대위는 “외국사업자에 자본규제나 외국컨텐츠에 대한 편성 쿼터는 문화주권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주장하였다.

비대위는 또한 “이미 국내방송법에 외국사업자들의 지분참여를 49%까지 허용하여 문호를 열어 놓고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더빙을 통해 월경방송을 하겠다는 미국 미디어업계의 주장은 국내 방송법의 규제 자체를 무시한 억지”라고 주장하고, “우리 정부는 이러한 미국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하게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향후 FTA 협상과정에서 정부 및 협상단의 대응태세를 예의주시하면서, 업계가 연대하여 이러한 주장이 반영될 때 까지 총력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또한 “타임워너 회장이 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을 방문하여 한국어 방송을 추진한다고 밝힌 것은 한국의 법제도와 문화를 전적으로 무시하는 행태로서, 이러한 오만한 미국 사업자의 태도에 대해 우리 정부와 협상단이 과연 어떻게 대응하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미FTA 협상이 8차까지 진행되면서 미국 측은 국내 방송시장에 대해 국내산 프로그램 편성쿼터 완화, VOD 개방, 방송광고공사 해체, CNN의 한국어 더빙 허용, PP의 소유지분 제한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요구가 여과없이 수용될 경우 전 세계 미디어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에 방송시장을 무방비상태로 열어주는 결과를 초래하여 국내 미디어 산업의 붕괴가 우려된다.

세계 시장 80%에 가까운 점유를 하고 있는 미국의 영화산업과 함께 드라마(시리즈), 애니메이션 등의 분야에서 막대한 지배력을 지니고 있는 미국의 미디어 기업들이 직접 국내 방송시장에 진입한다면 영세 콘텐츠 제작·공급사들은 물론 이제 겨우 미디어사업의 기반을 구축하고 자체컨텐츠제작을 통해 한단계 도약을 모색하고 있는 국내 대표적 MPP들조차도 그 존립을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미디어 기업 규모의 차이를 보면 미국 최대 미디어그룹 Time Warner사의 방송부문 매출이 82억달러(2003년도) 규모인데 반해 국내 최대 MPP 온미디어의 경우 2억달러(2005년도)로 약 2% 수준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국내 콘텐츠공급사업자(PP)들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다수이다.

그리고 편성 비율문제에 있어서 국내 제작 영상물의 양이 부족한 분야인 영화 및 애니메이션의 경우 타 장르와 구분하여 이미 완화하고 있어, 미국측이 요구하는 것처럼 추가 개방이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보여진다.

IPTV 등 방송통신 융합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현재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등에서 규제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되고 있는 영역에 대해 사전 개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평가이다.

비대위는 성명서 발표에 이어 정부기관에 ‘방송시장 개방 반대 건의서’를 제출하고,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단체 및 사업자단체들과 연대투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명서>

한미 FTA, 방송개방 협상 중단하라

한미FTA 제8차 협상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방송시장 개방을 놓고 막판 ‘빅딜’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방송시장 개방이 미래유보로 된 사안을 반드시 관철 시키겠다”고 수차례 다짐한 바 있다. 하지만 8차 협상이 시작되면서 소위 ‘빅딜’이 가시화되고 각 부처가 호언하던 ‘미래유보’사안의 핵심 쟁점들이 하나둘씩 포기되고 있는 것이다.

방송시장 개방 저지를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는 정부기관의 약속을 전폭적으로 믿고 기다려왔던 케이블TV를 비롯한 방송계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해외채널 더빙 및 국내광고 방송 허용 ▲외국인 지분제한 완화 ▲편성 쿼터 완화 ▲IPTV 등 방통융합서비스 개방은 이제 싹을 피우고 있는 뉴미디어 시장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해외 보도채널에 한국어 더빙 허용과 함께 국내광고 방송을 허용할 경우 보도채널에 대해 승인제를 채택한 국내방송법의 적용을 받고 있는 국내사업자들과 역차별이 발생하며, 미국 미디어의 국내 여론에 대한 영향력에 시청자들이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해 미국 거대 미디어집단에 국내 여론이 휘둘릴 수밖에 없다. 이는 방송광고 및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및 사후심의제도를 기본으로 하는 국내 방송법의 근간을 흔드는 사태를 초래할 것이다.

외국사업자에 자본규제나 외국컨텐츠에 대한 편성 쿼터도 문화주권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인 것이다.

이미 국내방송법에 외국사업자들의 지분참여를 49%까지 허용하여 문호를 열어 놓고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더빙을 통해 월경방송을 하겠다는 미국 미디어업계의 주장은 국내 방송법의 규제 자체를 무시한 억지이며 우리 정부는 이러한 미국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하게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케이블TV업계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우려를 표명해 왔듯이 유료방송 시장이 속수무책 상태에서 개방된다면 국내 미디어 산업의 붕괴는 명약관화하다.

방송시장 개방을 통해 양국의 방송사업자들끼리 아무런 조건도 없이 자유경쟁을 하라는 것은 주권국가의 문화정책의 자주적 수립과 실행권한을 일순간에 포기하겠다는 것이며,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자국의 정체성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최후의 문화 보루가 될 방송의 빗장을 푼다는 것은 더 이상 우리문화와 정체성을 유지하기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방송시장의 무분별한 개방은 현 정부가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문화정책의 성공사례인 한류문화 전파의 치적마저도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

그러나 우리정부는 내줄 것은 내주고 지킬 것은 지킬 것은 지킨다는 안일한 태도로 미디어 분야를 대폭 개방하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이는 방송시장 개방을 이른바 고위급 정치협상의 빅딜 카드로 내세우고자 하는 것임에 다름아니다.

정부 및 협상단은 지금이라도 진행 중인 협상내용을 국민에게 공개하라.

우리의 법제도와 문화를 전적으로 무시하는 오만하기 짝이없는 미국 사업자의 태도에 대해 우리 정부와 협상단이 과연 어떻게 대응하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

케이블TV는 이제부터 범 방송계를 비롯해 우리문화 콘텐츠를 제작하는 다양한 문화세력들과의 연대를 통해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한미 FTA저지를 위한 투쟁에 돌입할 것을 천명하는 바이다.

한미 FTA 방송시장 개방 저지를 위한 케 이 블 TV 비 상 대 책 위 원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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