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과 MB, 그리고 한미자유무역

[제언] 신자유주의 세계화 위험성 외면하면 지역·농업 몰락...

정설교 시인 | 기사입력 2011/01/24 [11:28]

구제역과 MB, 그리고 한미자유무역

[제언] 신자유주의 세계화 위험성 외면하면 지역·농업 몰락...

정설교 시인 | 입력 : 2011/01/24 [11:28]
 
▲  엠비풍자만화   © 자주민보, 정설교 시인 제공

한미자유무역과 같이하여 세모부터 마지막 청정지역이라는 강원도에 구제역이 발생했다. 강원중부내륙 교통의 요충지 횡성·홍천·평창으로 번지며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추위에 강하며 바람을 타고 전염되기에 소독노즐이 얼고 방제가 쉽지 않아 점점 확산되는 추세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돼지 구제역이 발생하였으며 조류독감까지 번지고 있다. 한국의 축산은 한미자유무역을 앞두고 일촉즉발의 벼랑 끝에 서 있다.

세계화 자유무역에 선진국이 된다는 환상에 우리보다 무려 국토면적은 100배, 경제력은 20배가 넘는 미국과의 자유경쟁을 하자는 소통부재의 무모한 MB정부가 원망스럽다. 인간의 탐욕과 자연환경의 충돌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는 신자유주의 환경위기와 빈곤의 논리는 움직일 수 없는 현실이다. 신자유주의는 강대국과 약소국 사이에서는 불평등할 수밖에 없다.
 
MB정권은 한미자유무역 타결을 위하여 2008년 8월 26일 미국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무마하기 위하여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가축법 개정안에 따르면 어느 나라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발생일로부터 5년 이내에 해당 국가의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지만 미국산 쇠고기는 이 규정에서 예외로 해버렸다.
 
이미 이명박정부가 미국과 먼저 한미자유무역협정서에 서명을 해버렸으니 충돌할 수밖에 없어 어쩔 수 없었다. 전에 보면 가장 많은 소고기가 미국산 쇠고기였다. 그래서 실질적인 전염병 예방법으로 볼 수 없다는 학계, 전문가, 축산업자들의 항의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광우병 유발인자 프라이온은 끓이고 불태워 땅에 묻어도 사라지지 않고 물에 녹아들어 강으로 바다로 다시 해초와 물고기로 되어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악성 중에 악성 전염병물질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 한미자유무역협정 타결의 주역이었던 이명박 대통령 최 측근 민동석 차관은 긴급 국회의원 대정부 질문에서 ‘광우병은 독어 독 빼듯하면 안전’ 하다고 말했고, 정운천 전 농림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광우병은 구제역과 같은 전염병이 아니다라고 주장해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했던 적이 있는데, 국가의 위생 안전에 이 정도 생각을 가진 이명박 정부 인물들이 전염병이 더 쉽게 국가 간에 이동할 수밖에 없는 신자유주의시대 마구잡이 외국축산물 수입에 서명해버렸으니 지금의 구제역 사태는 자명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얼마 전 일본에서 구제역이 확산될 때 정부 해당 관리들은 자신들이 방역을 잘해서 한국이 일본보다 구제역이 심하지 않다고 자화자찬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보도 등을 볼 때 과연 초보적인 가축전염병에 대한 상식이라도 있는지 의문스럽다.

지금의 구제역과 조류독감 사태는 이명박 정부의 인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도 무조건적인 신자유주의만 외치고 있다.

구제역을 비롯한 가축전염병이 때로는 철새들에 의하여 전염된다고 말하지만 주된 요인은 교통과 통신수단 발달로 인한 국가 간의 무역거래와 인적 교류 증가이다. 이번 구제역도 동남아 불법체류자들이 많은 지역에서부터 발생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자유주의 물리적인 힘을 앞세운 적자생존의 무분별한 무역과 세계적인 빈부격차의 심화 국가간 이동의 증가로 인한 생물종 소멸. 소농의 폐업. 농업의 기반인 농지상실과 오염. 가축의 면역력 상실은 매우 필연적인 것들이다. 미래의 유산인 소중한 자연환경은 개발논리에 밀려 훼손되어갔으며 경쟁력 우선의 무역거래에서 국민의 건강은 아예 뒷전이었다.

심지어 강원도의 한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하여 청정강원도 한우를 미국의 대통령인 오바마가 먹는다는 광고는 한미자유무역을 앞두고 얼마나 허구인가를 여실하게 증명한다.

자유무역협정 시대에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초식동물인 소가 밀폐된 좁은 공간에 옭매어 각종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를 먹고 체중불리기로 자신의 건강을 상실하며 고깃덩이로 자라고 있다. 자유무역이 소고기 가격을 낮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가축의 건강 나아가 그것을 먹는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이 같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위험성을 외면하고 모두 어리석게 찬양만 해댄다면 지역경제는 침체되고 일 만년을 이어오던 우리의 농업은 이제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 갈수록 모순을 점점 더 드려내는 자유화. 개방화. 경쟁력은 한국자본주주의 한계라고 하겠다. 이에 대한 대책은 신토불이 우리농산물 애용식이다. 다시 전통농업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살려 실업을 구제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로 민족의 문화적인 역량을 발휘하여 21세기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드는 일이다.

정치권은 성장을 외치지만 1%의 경제성장은 1%의 농촌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현재 우리농촌은 구부정한 노인들만 살고 있어 인적 물적 자원이 없다. 그러기에 성장 제일주의 정책은 언 발에 오줌 흘리듯 효과가 미미하며 실질적인 실업대책이 될 수 없지만 우리정부는 아직도 지난 6~70년대의 박정희식 성장과 수출만 외치고 있다.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였다. 영국의 식민정책에 맞선 것이 간디의 물레다. 간디는 영국과의 자유무역으로 사라질 위기의 인도의 가내수공업과 전통농업을 지키기 위한 저항의 몸짓으로 물레를 돌리고 자신의 옷감을 만들어 가혹한 영국의 식민정책인 부등가교역을 비협조 무응대로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자유무역이 무슨 신주단지라도 되는 듯 치적으로 선전했지만 금번 한국에 급속하게 번진 구제역과 조류독감을 비롯한 한미자유무역은 한국인에게 겹으로 다가오는 불행의 먹구름이다. 이런 재앙은 결코 우연이 아니지만 간디의 정신을 타산지석으로 세계화 자유무역 그리고 미국에 반대하는 신묘년 새해 지혜가 필요하다.

 
 [편집자 주: 정설교 시인은 강원도에서 대를 이어 농사를 지으며  농민운동, 통일운동, 환경운동도 함께 하고 있는 시민운동가입니다. 본지에서도 소개한 적 있듯 615출판사에서 나는 한국의 농사꾼이다.라는 시집을 출간한 바 있으며 앞으로 흙내 구수한 시와 농부의 정직한 마음이 담긴 칼럼을 본지에 기고하기로 하였습니다. 독자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 바랍니다.]


원본 기사 보기:자주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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