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실험 마친기분, 초심 잃지 않을게요”

<청년의사> 이왕준 대표 인터뷰

서문원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07/01/17 [19:56]

“이제 실험 마친기분, 초심 잃지 않을게요”

<청년의사> 이왕준 대표 인터뷰

서문원 객원기자 | 입력 : 2007/01/17 [19:56]
‘청년의사’의 이왕준 대표(42세)는 외과 전문의다. 27살에 의사면허를 따고 동료들과 의료전문지인 ‘청년의사’를 만들 당시 그는 의사와 사회, 개혁과 민주화라는 이슈를 고민하던 이른바 ‘386세대’였다.

첫 눈에 기자는 그가 20대 청년인 줄 알았다. 마흔이 넘었으니 동안이라 해야 맞다. 그런 이 대표는 창간호 관련 기사를 모아놓은 스크랩북을 보여주며 걸걸한 목소리로 당시의 열정을 털어놨다. 진료에 편집까지 하루 2시간밖에 잠을 못자며 지냈던 시절을 회고했다.

▲ 이왕준 대표     ©인터넷저널
“당시 썼던 수많은 글들을 지금 다시 쓰라고 하면 정말 못 쓸 겁니다. 어디서 그런 열정과 힘이 나와 의사일을 하고 신문을 내며 16년을 살아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분명한 건 그 때는 정말 대단했었다는 것이죠.”

동료와 선후배들을 설득해 십시일반으로 창간비용을 모았듯이 이 대표는 98년 또 한 번의 사고(?)를 쳤다. 이들로부터 다시 종자돈을 모아 부도로 무너진 인천 세광병원(현 인천사랑병원)을 인수했다.

전직원 고용을 승계했고, ‘문턱이 없는 종합병원’을 내세웠다. ‘수익을 위한 의료가 아닌 서민을 위한 의료’를 시작한 것이다. 의료전문지를 일정한 자리에 올려놨듯이 인천사랑병원도 아직까지는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99년에는 이 젊은 의사 237명을 다시 한 번 꼬드겼다. 그리곤 ‘청년의사’를 발행하는 주체를 ‘법인’인 주식회사 청년의사로 바꿔놓았다. 보다 더 큰일을 해보자는 취지였다.

"16년 청년의사는 현재진행형이었죠. 미래의 의료계 역시 정보공유를 바탕으로 뉴프로페셔날리즘 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소비자와 의사간의 간격을 줄이기 위해 의사가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안주하지 않고 사회구성원들과 공감대를 넓혀 나가야 합니다."

그는 병원일이 끝나면 바로 청년의사 신문사로 온다. 맨 먼저 빡빡한 스케줄이 적혀있는 작은 수첩을 점검한다. 곧 사방에서 걸려오는 전화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바빠진다. 그는 인천사랑병원 병원장, 법인 청년의사 대표, 외국인노동자 의료공제회 운영위원장, '소년소녀가장 주치의 맺기' 운동본부 운영위원까지 맡고 있다.

그래서 그의 얼굴이 20대 동안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에게 시간이란 가는 것이 아니라 늘 멈춰있어야 하기에. 바로 그가 서있는 곳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이기에. 그래서 이런 말을 했을까. “지금도 초심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막 실험을 마치고 새 출발을 한 느낌인 걸요.”

이왕준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바로 자리를 떴다. 다른 일정이 있다며 미안해하면서 말이다. 이 사무실에서 이 대표만 유독 그런 건 아니었다. 모두가 바쁘긴 마찬가지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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