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 그 무섭고 쓸쓸한 죽음

[UCC] 인천 서구 국립생물자원관 옆 도로서 마주한 새의 주검

이장연 | 기사입력 2008/08/12 [15:18]

로드킬, 그 무섭고 쓸쓸한 죽음

[UCC] 인천 서구 국립생물자원관 옆 도로서 마주한 새의 주검

이장연 | 입력 : 2008/08/12 [15:18]
인천 서구 경서동에 위치한 종합환경연구단지내 국립생물자원관(www.nibr.go.kr/)을 아십니까?
 
'생물자원을 확보.연구해 국가 생물주권을 확립하겠다'는 오만한 슬로건을 내건 환경부 산하기관입니다. 국가나 인간 소유가 아닌 생물체들의 고귀한 생명을 약탈, 납치해 자원화(유전자 자원) 하겠다는 지극히 반생명, 반생태적이며 인간중심적인 발상을 환경부가 구현한 곳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저희 집 앞 도로에는 그 자원관이 개관한다고 까지 매달아 나부끼기도 했습니다. 당시 국립생물자원관 개소식에는 '생명.생태' 운운하는 기성환경단체 인사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국립생물자원관 옆 도로에서 마주한 새의 주검     © 이장연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 개소식을 알리던 현수막

* 관련 글 :
-
자연과 생명에 대한 또다른 약탈! 국가생물주권, 생물자원관
-
끔찍한 생명산업, 생명특허의 실상!!
- 인간중심적 휴머니즘에서 벗어나라!
-
자본이 불러온 재앙 '지구온난화'와 환경운동의 멸종위기

그 국립생물자원관 옆을 어제(5일) 자전거를 타고 지나치던 길이었습니다.
철조망으로 경계지어진 수도권매립지와 맞닿은 그 길에는, 서울과 수도권 일대 도시민들이 내버린 쓰레기가 매립되어 썩는 냄새가 바닷바람을 타고 와 진동하고 있었습니다.


 
▲ 국립생물자원관 정문     © 이장연


▲ 철조망 너머가 매립지다.     © 이장연


그 역겨운 냄새를 잊으려 자전거 페달을 세차게 밟다,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놓인 검은 물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나가는 차량이 별로 없어 자전거를 길가에 세우고는 검은 물체의 정체를 확인해보니, 오래전에 죽어버린 새의 쓸쓸한 주검이었습니다. 날개와 몸의 빛깔로 봐서는 까치인듯 싶었습니다. 그리고 한적한 길을 속도를 내며 오가는 자동차에 치여 죽은 듯 보였습니다.

 
▲ 검은 새 한마리가 싸늘하게 죽어있었다.     © 이장연


▲ 오가는 차에 받힌 듯 싶다.     © 이장연


가만히 생명의 기운을 모두 검은 길에 쏟아낸 새를 지켜보면서, 인사를 나눈적 있는 황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어느날 그 길에서>를 떠올렸습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순식간에 차에 치여 생을 달리하는 야생동물들의 무섭고 외로운 죽음을 다른 그 영화 속 장면들을. 그리고 그 무섭고 쓸쓸한 장면들이 제 눈앞에 펼쳐지고 있음을.

생명의 지구를 지키기 위해 자본과 권력과 타협하지 않는 삶을 살아갑니다!
불편한 이웃 블로거 리장, http://savenature.egloos.com/
  • 도배방지 이미지

로드킬, 국립생물자원관 관련기사목록
이장연의 불편한 진실과 이웃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