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전쟁을 아느냐? 내 땅에서 안된다

[칼럼] 한반도의 주인 동의 없인 누구도 불가, 평화염원 희망 살아나

이기명 칼럼 | 기사입력 2017/08/22 [10:19]

니들이 전쟁을 아느냐? 내 땅에서 안된다

[칼럼] 한반도의 주인 동의 없인 누구도 불가, 평화염원 희망 살아나

이기명 칼럼 | 입력 : 2017/08/22 [10:19]
“여보! 빨리 이리 좀 와 봐요”
아내의 다급한 목소리에 놀라 베란다 문을 열었다. 아내가 손으로 가리킨 베란다 에어컨 실외기와 벽 사이 좁디좁은 공간. 거기 2개의 하얀 알이 있었다. 비둘기 알이었다. 구구거리는 소리에 낮잠도 못 자겠다고 짜증을 내던 아내의 눈총을 받으며 비둘기는 사랑을 나누고 결실을 맺었다. 대견했다.
 
암놈이 알을 품고 있는 동안 수놈은 베란다 난간에 앉아 보호하고 있었다. 비가와도 끄떡 않는다. 지고지순한 사랑이다. 배신과 변절을 떡 먹듯 하는 인간들을 보면서 비둘기의 사랑이 더욱 귀하다. 혹시나 해서 몰래 드려다 보면 어느새 눈 똑바로 뜨고 쳐다본다. ‘건드리지 말라. 여기는 내 땅이다.’ 비장한 결의가 보인다. 그렇다. 평화의 땅이다.
 
우리가 주인이다
 
사진출처 - 청와대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
 
무더위를 날리는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만천하에 공개한 이 말 한마디. 지나간 한국의 슬픈 역사가 순간에 지나간다. 입만 열면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다. 과연 자랑스러운 역사인가. 새삼스러운 역사 타령은 그만두자.
 
이승만의 부패 정권은 북한군의 침공을 받자 기다렸다는 듯이 3일 만에 서울을 내줬다. 유엔군이 아니었으면 1주일 안에 공산화가 됐을 거라는 전문가의 진단이다. 전쟁 속에서 한국군은 어떠했는가. 부패의 온상이었다. 사단장이 도망을 치고 군량미를 팔아먹은 예비군 사령관은 총살됐다. 누가 한국군을 믿는가. 오죽하면 미군의 일개 하사관이 한국군 사단장의 고문을 맡을 지경이 됐다. 자주국방을 말 할 수 있는가.
 
방산비리를 보면 한국군이 버티고 있던 것이 기적이다. 부패는 척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주국방을 말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8·15 경축사 중에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는 선언은 이제 절대로 부정부패는 용인하지 않고 자주국방의 결의를 천명한 것이다. 국방개혁은 이루어질 것이다.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면 벌 받는다.
 
이 땅의 평화는 누가 보장하나
 
오늘은 트럼프가 뭐라고 떠드는가. 내일은 시진핑의 입에서 무슨 소리가 나올 것인가. 김정은이 이번에는 무엇을 쏘아 올릴 것인가. 한반도에서 전쟁은 일어날 것인가. 전쟁이 나면 결과는 어떻게 되는가. 누구도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다만 한 가지는 안다. 전쟁이 나면 우리가 사는 한반도가 전쟁터가 된다는 것이다. 아니 전쟁터가 될 것도 없다. 전쟁은 시작이자 끝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 무슨 힘이 있는가. 무슨 권한이 있는가. 말도 못 하고 처다만 보던 것은 미국의 얼굴이고 중국의 얼굴이다. 지도에서 한반도를 지워버리면 간단하다고 생각하는 그들이 아닐까.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묻는다. ‘니들이 전쟁을 아느냐?’
 
6·25전쟁을 체험한 기억은 끔찍하다. 마을을 가운데 두고 포격이다. 포격의 한 복판에 양민의 마을이 있다. 적군이 후퇴한 후 산에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던 시체들. 모두가 남의 귀한 집 자식이고 남편이고 아버지다. 거기가 지금 ‘용인시 기흥구 구성읍 청덕동 법화산 아래 청덕지구 아파트단지’다.
 
소중한 생명으로 태어나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는 비극은 겪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 땅에서 전쟁은 없어야 한다. 이것은 미국의 트럼프와 중국의 시진핑을 향한 문재인 대통령의 당당한 요구요 주권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정당한 요구다.
 
우리의 동의 없이 누구도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전쟁터가 된 한반도에서 죽는 것은 우리다. 우리 국민이다. 국민을 그렇게 죽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니들끼리 찧고 까불지 말라. 전쟁은 우리가 선택한다. 그것이 국군의 최고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확신인 것이다. 아니 국민의 요구요 명령이다.
 
희망이 보인다
 
8·15 경축사를 들으며 가장 가슴을 설레게 한 것은 희망이었다. 희망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명박근혜 정권을 겪으며 국민들이 겪은 아픔은 절망을 견뎌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세월호 사건은 정권이 국민을 바다에 던져버린 만행이다.
 
세상이 변한다. 눈이 못 따라갈 정도로 빨리 돌아간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다. 굳이 여론조사를 들지 않더라도 국민의 지지율이 80%를 넘는다. 여론조사가 문제가 아니다. 국민이 어떻게 느끼느냐는 것이다. 더 물어볼 것도 없을 것이다. 이제 비로소 국민은 할 말을 하고 정부도 주권국가로서 당당하게 발언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동의 없는 전쟁은 절대로 안 된다” 
얼마나 듣고 싶은 얘기였는가. 바로 그 얘기를 국민은 지금 듣고 있다. 그것이 바로 희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8·15 경축사가 한 마디 끝날 때 마다 쏟아지는 박수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명박근혜 정권에서는 들어보지 못했던 대통령의 신념에 대한 지지라고 생각한다. 그 뿌리는 신뢰다. 신뢰를 받지 못하는 지도자의 말은 공염불이다.
 
여야의 존재는 서로 견제하고 비판하는 데 있다. 그러나 조건이 있다. 최소한의 합리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무조건 반대면 안 된다. 야당의 행태를 보면 합리적 근거는 찾아볼 수 없는 반대다. 특히 홍준표·정우택 자유한국당의 반대와 국민의당 박주선·김동철의 논리를 보면 그저 아연할 뿐이다. 불법 부패의 온상이던 새누리당에서 말 한마디 못하던 그들이다. 저들이 정치지도자인가. 그러기에 지지율이 그 꼴이다.
 
편파 왜곡 허위, 불공정의 대명사로 국민의 판단력을 마비시켰던 언론의 성벽이 무너진다. 공영이란 허울 좋은 탈을 쓰고 전횡을 일삼던 KBS·MBC가 몸부림치고 있다. 국민은 공영방송의 제 모습을 멀지 않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스케이트장 청소를 하던 기자와 PD들은 제 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김장겸·고대영 물러가라는 소리를 다시는 듣지 않을 것이다. 8·15 경축사에서 국민이 느낀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인가. 바로 희망이다. 어느 누구도 우리의 희망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 희망은 우리의 것이고 우리는 희망을 지키고 이룰 것이다.
 
베란다 사이, 그 좁디좁은 공간에서 알을 품고 희망을 키우는 비둘기의 소망을 인간은 꺾을 권리가 없다. 평화를 원하는 우리의 염원도 꺾을 수는 없다.
 
이 땅의 주인은 우리다.
 
이기명 팩스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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