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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7.09.27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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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나팔수 '공범자들'에게 '쥐구멍' 없다
[김종철 칼럼] MBC·KBS 언론인들 결사투쟁으로 부끄런역사 벗어야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지난 토요일(19일) 오후 집에서 가까운 극장을 찾아갔다. 다큐멘터리영화 〈공범자들〉(최승호 감독, 뉴스타파 제작)을 보기 위해서였다. 상영시간 20여분 전이라 그런지 좌석은 텅 비어 있었다. 화면에 잇달아 나오는 광고들을 무료하게 보고 있는데 관객이 두서너 명씩 짝을 지어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몇 분 만에 만석이 되었다.  

 

나이 지긋한 부모와 자녀들부터, 청춘남녀들과 중고등학생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면모의 사람들이었다. 여느 때에 보면 관객들은 일행과 대화를 하면서 가벼운 표정으로 영화관에 들어오곤 하는데, 그날은 전혀 달랐다. 모든 사람이 하나같이 진지했고, 어떤 이는 엄숙해 보이기까지 했다.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자 ‘공범자들’을 추적하는 배우이며 해설자이기도 한 최승호(MBC에서 해직된 PD로 현재는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앵커)가 어떤 모임에서 MBC의 ‘공범자들’인 경영진을 기습 인터뷰하려다 거부당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그는 황당한 표정으로 이렇게 독백을 한다. “모두 잘들 살고 있군.”

 
2007년 12월 대선에서 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명박은 이듬해 2월 25일 취임식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임자인 노무현이 임명한 KBS 사장 정연주를 몰아내기 위한 ‘공작’을 시작한다. 이명박이 당선자 시기에 장관 후보로 지명한 인물들의 부정과 비리를 KBS가 가장 열성적으로 찾아내 보도함으로써 취임 전부터 그에게 치명적 타격을 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2008년 5월에 시작된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KBS가 적극적으로 전한 뒤 이명박이 임명한 그 방송사 이사장 유재천(언론학자)은 사복경찰들을 동원해 회의장을 봉쇄한 채 사장 정연주 해임 결의안을 심의한다.

 

기자, 피디, 아나운서, 기술인들을 비롯한 노동조합원들이 결사적으로 이사회를 저지하려고 했지만 결국 그 안건은 통과되었고 이명박은 8월 11일 정연주를 해임한다(검찰에 연행되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그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2012년 1월 12일 대법원은 배임죄에 대해 무죄를 확정한 뒤 2월 23일 해임처분은 무효라고 선고했다. 이명박 정권의 ‘KBS 장악 음모’를 위법이라고 판결한 것이다).
 


정연주 해임은 ‘이명박 식 언론 장악’의 서막이었다. 그는 최측근인 방통위원장 최시중을 앞세워 공영방송 KBS와 YTN에 ‘청와대 낙하산 사장들’을 내려보낸다. 2010년 2월에는 ‘공영방송 최후의 보루’이던 MBC 사장 엄기영을 압박과 회유를 통해 쫓아내고 ‘친한나라당 성향’의 김재철을 사장으로 임명하라고 방송문화진흥회(MBC를 관리ㆍ감독하는 이사회)에 ‘지시’한다. 공영방송을 ‘사유화’하는 이명박 정권의 정치공작은 임기 5년 동안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영화 〈공범자들〉은 그 흑역사를 생생히 고발하고 있다.
 
〈공범자들〉의 타이틀백에는 영어 제목이 〈Criminal Conspiracy〉라고 나와 있다. ‘범죄 음모’라는 뜻이다. 주요 ‘공범자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이명박, 김재철(전 MBC 사장), 안광한(전 MBC 사장), 길환영(전 KBS 사장),김장겸(현 MBC 사장), 고대영(현 KBS 사장), 고영주(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백종문(현 MBC 부사장).
 

최승호는 지난 9일 〈공범자들〉 언론시사회가 열린 뒤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공범자들’은 지난 9년 동안 공영방송 KBS와 MBC가 방송을 장악하려는 자들에 의해 어떻게 점령됐는지, 어떤 싸움과 희생이 있었는지 기록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지난해 10월 영화 ‘자백’을 개봉할 때만 해도 이 영화를 꼭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탄핵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새로운 정부가 탄생할 때 사회의 많은 부분이 변할 텐데 방송 장악자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KBSㆍMBC가 동토의 왕국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영화라는 수단으로 호소하기로 했다.”

 

〈공범자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째인 8월 17일에 개봉되었다. 새 정부가 ‘촛불혁명의 소산’이라고 자임하듯이, 〈공범자들〉도 연인원 1700만여명이 일구어낸 ‘명예시민혁명’이 없었다면 태어나지 못했으리라. 박근혜가 청와대를 차지하고 있는 한 어떤 극장도 이런 영화를 스크린에 올려 줄 리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1시간 45분에 걸쳐 〈공범자들〉을 보는 동안 나는 자주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거의 모든 사람이 한 순간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채 웃음을 터뜨리거나 분노의 한숨을 내쉬었다. 최승호가 영화의 말미에서, 어떤 행사에 참석하고 나오는 이명박에게 “대통령께서 언론을 망친 파괴자라는 비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을 하자 그는 멍청한 표정으로 물끄러미 최승호를 바라보기만 했다.

 

이명박이 내려보낸 MBC 사장 김재철이 공영방송을 망쳤다고 최승호가 꼬집어 말하자 그는 차에 오르면서 최승호에게 “지금 뭐 하나요”라고 엉뚱한 반문을 했다. 이 장면에서 관중은 폭소를 터뜨렸다. 고대영, 김장겸, 백종문 등이 끈질기게 따라붙는 최승호에게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할 때는 객석에서 야유 소리가 울려 퍼졌다.
 

8월 20일자 〈네이버〉 포털의 ‘영화’ 사이트를 보면, 〈공범자들〉에 대한 평점(10점 만점)은 ‘관람객 9.67’, ‘기자ㆍ평론가 6.44’, ‘네티즌 8.92’이다. 진보와 보수가 뒤섞여 있는 전문가 집단(기자ㆍ평론가)보다는 보통사람들이 이 영화에 폭발적으로 호응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나는 〈공범자들〉을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을 했다. 최승호의 정곡을 찌르는 질문 앞에서, 양심과 이성과 상식을 가진 언론사 경영진이라면 창피해서 ‘쥐구멍’이라도 찾을 텐데 그들은 부정하고 부패한 정권에 부역한 사실을 반성하고 참회하기는커녕 오히려 박근혜 탄핵을 이끌어낸 촛불혁명을 폄하했다.

 

그러면서 최근 ‘문재인 정부의 언론 장악 음모’를 비난하는 자유한국당을 든든한 ‘우군’으로 삼고 있음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그들은 창피해서 숨을 쥐구멍을 찾지는 않겠지만, 최근 MBC와 KBS에서 기자, 피디, 아나운서들이 격렬하게 벌이고 있는 ‘부역자 퇴출’ 투쟁에 밀려서 숨을 수 있는 쥐구멍을 발견할 수도 없을 것이다. 특히 ‘공범자들의 끝판왕’인 이명박이 그의 별명에 걸맞는 ‘구멍’을 어디에서 구할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전국언론노조를 비롯해 240여개 언론ㆍ시민단체가 구성한 ‘KBSㆍMBC 정상화 시민행동’이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성명서(‘공영방송 정상화는 적폐인사 청산이 최우선이다 / 이인호, 조우석, 고영주, 김광동의 즉각 해임을 촉구한다’)에는 영화 〈공범자들〉이 다루지 못한 ‘주요 공범자들’의 행적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이인호는 2014년 8월 29일 비틀린 ‘우익사관’ 논란에도 불구하고 KBS 이사장에 선임됐다. 그는 ‘김구는 대한민국 독립을 반대한 사람’, ‘(친일파 청산은) 소련에서 내려온 지령’이라고 말하면서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기에 앞장섰고, 그가 재임하는 동안 친일 문제를 다룬 ‘친일과 훈장’이라는 프로그램이 불방되는 등 ‘친일’은 KBS에서 가장 주요한 금기어가 되었다. 그리고 이인호가 KBS 이사장에 오른 뒤엔 청와대와의 커넥션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 …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역시 극우 인사 논란 속에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형된 공산주의자’, ‘문재인 후보도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 등 극우적 이념을 담은 거짓말과 막말을 서슴지 않아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사람이다. 또한 그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직을 수행하면서 취득한 정보와 인맥을 이용해, 심의대상이었던 대학 법인에 법률자문이나 소송 수행 등을 한 정황이 있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리고 고영주가 이사장으로 있는 방문진은 MBC의 불법해고와 부당노동행위 그리고 세월호 참사 대형 오보 등 공영방송의 기능이 상실되고, 신뢰도가 추락했다는 비난에 대해선 ‘정치공작’이라며 공영성 훼손을 방조했다.”
 
〈공범자들〉을 보고 난 뒤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이명박 못지않게 언론 장악의 ‘주범’인 박근혜의 행적을 본격적으로 파헤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가 감옥에 들어간 뒤에 제작을 했기 때문이겠지만. 언젠가 〈공범자들〉 후속편을 만들 수 있다면 주권자들의 심판을 위한 역사적 기록을 위해서 ‘박근혜 일파’의 공영방송 사유화와 자유언론 탄압도 반드시 다루어 주기 바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는 오는 24일부터 닷새 동안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고, KBS 본부도 비슷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두 방송사 모두에서 이사장과 사장 퇴진에 찬성하는 사원이 88~95%나 되는 상황에서 파업이 진행된다면 ‘공범자들’이 임기 채우기를 고집하면서 더 이상 버틸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두 노조는 2012년 때보다 더 강력한 의지로 ‘결사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자유언론실천재단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ㆍ동아투위 위원장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7/08/23 [10:40]  최종편집: ⓒ 인터넷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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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럼이라고 썼다가 고소당함 주어 없
518진실규명을 원합니다. 당시 진실을
다운로드하면 무료입장할수 있다는데
죄송. ㅠ.ㅠ 요즘 회원가입을 님처럼
왜? 아직도 회원가입 승인이 안돼요?
좋은 기사 응원합니다. 삼성과 mb아들
원고에서도 제10장 끝부분 분량이 이 정
이슬비 작가님, 글 올린 게 잘린 듯 합
좋은 기사 굿!!!!!
대한민국 국민은 납세 의무 지켜야 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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