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뒤 경찰 2만5천여명 중 日경찰출신 20%, 3명 독립운동가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4/29 [10:39]

해방 뒤 경찰 2만5천여명 중 日경찰출신 20%, 3명 독립운동가

정현숙 | 입력 : 2019/04/29 [10:39]

김구 선생 비밀경호 광복군 출신 독립운동가 등 3명 경찰 고위직 임용 추가 확인

 

1948년 김구 선생 비밀경호를 하던 당시 경교장에서 김구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과 함께한 김용(오른쪽에서 두 번째) 선생과 이일범(왼쪽에서 세 번째) 선생. 경찰청 제공.

 

일제 강점기 광복군으로 활동한 독립운동가들이 해방 뒤 경찰 고위직으로 특별채용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25일 경찰청은 광복군 출신 김용, 이일범 선생이 당시 경찰의 두 번째 고위직이었던 경무관으로 특채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신영묵 경감도 광복군 출신으로 특별채용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중국 난징중앙대학 재학 중에 광복군으로 입대해 활동했으며 특히 김용 경무관은 김구 선생의 비밀 경호 요원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확인된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관은 모두 36명으로 이 가운데 20명이 경위 이상 간부급으로 특별채용됐다.

 

당시 경찰 계급상 경무관은 경찰 수장인 이사관 바로 아래 계급이다. 경찰 관계자는 "광복군 출신 독립운동가가 간부급으로 채용된 사례는 다수 있었지만, 경무관급 고위직으로 특별채용됐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밝혀진 사실"이라고 전했다.

 

1946년 11월 미 군정의 조미공동회담 결정사항 및 권고사항에 따르면, 당시 약 2만5천명의 경찰 중 5천여명이 일제 경찰 경력을 지닌 것으로 조사됐다. 해방 후 활동한 고위직 경찰관 상당수가 조선총독부 경무국 출신인 당시 상황에서 정말 극소수이긴 하지만 경찰조직 내에서 독립운동가 출신을 우대한 점은 희귀한 사례로 보인다.

 

광복 후인 1951년 7월 김용 경무관은 치안국 정보수사과장으로, 이일범 경무관은 치안국 교육과장으로 특별채용돼 근무했다. 신영묵 경감은 치안국 교육과에서 근무했다.

특히 김용 경무관은 1948년 미군 방첩대(CIC)와 함께 김구 선생을 비밀리에 호위했으며, 이런 인연으로 김구 선생으로부터 친필 서예작품을 선물 받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구 선생이 서거 2달 전인 1949년 4월29일 김용 선생에게 하사한 친필 서예작품.

 

김 경무관은 1943년 중국 난징에서 광복군에 입대해 공작 활동을 수행했고, 광복 후에는 임시정부 상하이 주호판사처 처장 등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용·이일범 경무관의 경찰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들은 1951년 12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특채된 지 불과 몇 달 만에 퇴직했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용·이일범 경무관은 북한의 대남 공작 자금 조달책에게서 금품을 받고 좌익사상자를 비호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지만, 1958년 최종심에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

 

김 경무관은 국가보안법(국보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뒤 퇴직했고 2001년 사망했다.  이일범 경무관은 1917년 평남 평양에서 태어나 1943년 중국 난징에서 독립운동에 투신, 1944년 광복군에 몸담아 대일 선전공작을 수행한 인물로 전해졌다. 그는 1951년 7월 내무부 치안국 교육과장에 재직했으며, 김 경무관과 함께 1951년 12월 국보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고 퇴직했다고 한다.

 

그 역시 1958년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경무관은 1973년 숨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김용 경무관의 유족은 김 경무관이 치안국 정보수사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이기붕 부통령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다가 모함을 받은 것 같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1951년 10월 내무부 치안국 교육과에서 재직한 고 신영묵 경감이 독립운동가 출신이었음을 파악했다. 신 경감은 1922년 평남 평원에서 태어났으며 1943년 광복군 활동을 했다고 한다. 그는 1979년 사망했다.

 

경찰청은 "나라를 빼앗겼을 때 독립을 위해 싸웠고 광복 후에는 조국의 치안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관들을 지속해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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