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1일 개봉 상영 중 '썬더버드', '한탕' 도박 없는 사회를 꿈꾸며

디컬쳐 이경헌 기자 | 기사입력 2022/09/23 [11:12]

[영화] 21일 개봉 상영 중 '썬더버드', '한탕' 도박 없는 사회를 꿈꾸며

디컬쳐 이경헌 기자 | 입력 : 2022/09/23 [11:12]


빚에 시달리는 태균(이명로 분)은 채권자에게 차를 뺏긴다. 차에 돈이 들어 있다고 말해도 믿지 않은 채권자는 태균의 차 ‘썬더버드’를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챙긴다.

 

한편, 태균의 형 태민(서현우 분) 역시 도박빚 때문에 곤란을 겪기는 매한가지다.

 

태균은 형에게 자기 차에 도박으로 딴 5천만 원이 들어 있으니 차를 찾아서 돈만 찾으면 바로 절반을 주겠다고 꼬신다.

 

일단 그러려면 전당포에 맡겨 둔 차 열쇠를 찾아야 한다. 이에 태균은 조금 전 채권자가 전당포에 차를 맡긴 후, 준 500만 원을 들고 전당포를 찾아가 다시 차를 돌려달라고 한다.

 

전당포 주인은 전당표(典當票)가 있는지 묻는다. 채권자가 태균에게 주지 않아 태균은 당황한다.

 

전당포 주인이 보관 중인 전당표를 보니, 500만 원이 아니라 600만 원을 가져갔다. 그렇다 100만 원은 채권자가 챙긴 것이다.

 

태균은 어렵사리 다 구겨진 전당표를 찾아오지만, 이미 전당포가 문을 닫았다. 오늘 안에 차를 찾아야 하는 태균은 전당포 문을 부순다.

 

차 열쇠를 찾는 동안 전당포 주인이 방에서 나와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두들겨 패자 몸싸움이 벌어진다.

 

전당포 주인이 쓰러지자, 같이 따라온 태균의 애인 미영(이설 분)이 전당포 주인을 차에 싣고, 태민은 증거 인멸을 위해 다른 차들의 열쇠도 훔친다.

 

태균이 병원으로 데려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말리자, 태민은 자기를 좋아하는 동료이자 전직 간호사인 인숙의 집으로 데려간다.

 

깨어난 전당포 주인은 자기에게 해코지했으니, 태민에게 태균과 같은 금액을 달라고 요구한다.

 

이들은 다시 전당포로 가 다시 새로 전당표를 쓰고, 아까 증거인멸 차원에서 태민이 가져간 다른 차들의 열쇠를 반납한다. 그 과정에서 차 열쇠 2개가 없어진 걸 알게 되고, 전당포 주인은 없어진 차 값 1,200만 원을 더 주던, 열쇠를 찾아내라고 요구한다.

 

게다가 문도 부숴지고, 난장판이 된 전당포에서 잘 수 없으니 ‘비싼 호텔’에 방을 잡아달라고 요구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해 준다.

 

전당포 주인에게 호텔 방을 잡아준 후, 태민은 ‘썬더버드’를 찾아 나서고 결국 찾아낸다.

 

5천만 원이 실려 있다고 했고, 그중 절반을 준다고 했으니 오늘 밤새 고생한 게 그래도 조금은 보상되겠구나 싶어 기쁜 것도 잠시.

 

막상 차를 뒤져보니 500만 원이 전부다. 이에 태민은 동생에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며 싸운다.

 

영화 <썬더버드>는 강원랜드가 위치한 사북지역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감독이 우연히 사북지역 전당포 근처 골목에 카지노 손님들이 맡겨 놓은 차들이 즐비하다는 기사를 보고 영감을 얻어 이를 영화화했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로 영화 촬영도 사북에서 했다. 형 태민 역을 맡은 서현우는 지난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북에 위치한) “식당에서 밥 먹다 보면 실제 도박꾼들을 접할 수 있어서 리얼함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룻밤 동안에 일어나는 이 믿기 힘든 이야기는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라는 것이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 속 수리남이 마약 천국인 것처럼 묘사돼, 수리남 정부가 제작진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영화 역시 사북읍에서 도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그려졌다며 항의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도시의 이미지를 걱정하기에 앞서 왜 이런 일이 생기게 됐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국내 유일 내국인 입장 가능한 카지노를 사북지역에 만든 것부터 잘못된 일이 아니었을까?

 

누구나 돈 앞에 장사 없다. 특히 손쉽게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끌릴만하다. 카드만 잘 쳐도, 아니 더 쉽게는 바(bar)만 잘 당겨도 돈을 벌 수 있는데 이처럼 쉬운 일이 없어 보인다.

 

특히 확률적으로 보더라도 어떻게 계속 내가 지기만 하겠는가? 진짜로 이번엔 잭팟이 터질 것 같아 당기고, 당기고 그러다 보면 가져온 돈을 탕진하고, 여기까지 타고 온 차를 전당포에 맡기고 그 돈으로 도박을 이어간다.

 

어차피 한 번은 잭팟이 터질 것이기에 지금까지 쓴 돈이며, 차를 담보 잡힌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강원랜드의 직원 복지수준은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말은 수익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강원랜드가 돈을 많이 벌어들인다는 건 그만큼 손님이 돈을 많이 잃는다는 걸 의미한다. 결국 강원랜드에서 도박으로 돈을 버는 이보다 잃는 이가 더 많다는 것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내가 돈을 딸 확률이 높은지, 잃은 확률이 높은지 알 수 있지만 일확천금에 눈이 먼 이들은 이미 이성을 잃고 그런 판단을 하지 못한다.

 

심지어 극 중 태민은 매일 손님들을 강원랜드로 태워 나르는 택시 기사다. 서울에서도 도박하러 사북까지 가는데, 그곳에 사는 주민들은 더 쉽게 도박에 빠질 수 있는 환경에 노출돼 있다.

 

당초 취지는 폐광으로 지역경제가 죽게 되자,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겠다며 내국인도 출입 가능한 카지노를 만들었지만 실상은 국민들을 빚에 허덕이게 만들고 있다.

 

기사를 살펴보면, 강원랜드에서 전 재산을 잃고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이들도 여럿 있다고 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는 도박 근절을 외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강원랜드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부디 이 영화가 사북지역에서 도박과 그로 인한 빚에 허덕이는 이들을 사라지게 하는 논의의 시발점이 되길 소망한다.

 

영화 <썬더버드>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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