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0일 개봉하는 '그녀가 말했다', 기자 세상 바꾸는 '미투 운동'

이경헌 기자 | 기사입력 2022/11/28 [11:28]

[영화] 30일 개봉하는 '그녀가 말했다', 기자 세상 바꾸는 '미투 운동'

이경헌 기자 | 입력 : 2022/11/28 [11:28]


영화 <그녀가 말했다>는 2017년 기네스 펠트로 등이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에게 당한 일을 폭로하면서 촉발된 ‘미투 운동’을 다룬 작품이다.

<시네마 천국> 등 여러 작품을 선보인 하비 와인스타인은 오스카상을 6번이나 받을 정도로 알아주는 영화 제작자였다.

그래서 그동안 배우나 직원들이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해도 쉽게 말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영화 <그녀가 말했다>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2017년 미투 운동이 촉발되게 됐는지를 잘 보여준다.

2016년 당시 트럼프라는 유명 사업가가 미국 대통령 후보로 나서자 그에게 ‘당했다’는 여성이 나타났다.

뉴욕타임즈가 이를 기사화한 후, 혹시 이런 일이 더 있나 해서 페미니스트단체를 만나 인터뷰했다.

그랬더니 영화 쪽에선 하비 와인스타인이 아주 그쪽으로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에 조디 캔터(조 카잔 분) 기자가 하비 와인스타인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다. 어렵게 피해자들을 찾아나 만나면, 자기들이 당한 이야기를 해 주지만 보도를 하진 말아 달라는 전제조건을 건다.

기자가 기사를 쓰지 않을 것이라면 취재를 하는 게 의미가 없는 상황에서 그녀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관한 취재를 했던 메건 투히(캐리 멀리건 분) 기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피해자 인터뷰를 위해 전국을 누빈다.

두 사람의 취재를 감지한 하비 와인스타인은 계속해서 두 사람과 뉴욕타임즈 측에 기네스 펠트로가 자기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지, 그리고 그걸 기사로 쓸 건지 묻는다.

아마도 다른 배우 지망생이나 자기 비서보다 세계적 스타인 기네스 펠트로의 말 한마디가 더 큰 파급력을 가져올 것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두 기자는 취재해 놓고도 실명 보도를 하지 않으면 기사가 묻힐 것을 우려해 기사화를 미루면서, 피해자들을 설득한다.

그리고 드디어 하비 와인스타인 밑에서 일했던 한 직원이 자기의 실명을 보도해도 무방하다고 연락해 온다.

그렇게 ‘실존하는’ 피해자의 증언이 보도되자, 용기를 내서 자기도 하비 와인스타인에게 당했다는 피해자가 계속 나타났다.

결국 이를 계기로 할리우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도 당했다”(me too)며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재현과 김기덕 감독을 비롯해 많은 배우와 감독이 그동안 저지른 추악한 행동이 드러나, 맡고 있던 직에서 물러나거나 작품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영화 <그녀가 말했다>는 조디 캔터와 메건 투히 기자가 쓴 동명의 책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영화 속에 하비 와인스타인을 등장시키지 않는다는 원칙과 여성에 대한 신체적 공격은 묘사하지 않는 원칙을 갖고 촬영했다.

이는 정확성과 진정성을 더욱 세심하게 전달하려고 하는 제작진의 의도였다.

이 영화는 ‘기레기’라는 비난을 받으며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은 기자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그리고 사명(使命)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영화 <그녀가 말했다>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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