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신뢰도 낮으니 정책 효과 안 나, 이재명 역할 커" 윤여준 회동

장서연 | 기사입력 2024/11/02 [10:45]

"대통령 신뢰도 낮으니 정책 효과 안 나, 이재명 역할 커" 윤여준 회동

장서연 | 입력 : 2024/11/02 [10:4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보수 진영 책사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만나 여야 갈등 상황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현재 대치 정국은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럴 때일 수록 여야가 만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정오쯤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이 대표와 오찬 회동을 했다. 이번 회동은 이 대표가 정국 현안에 대한 고견을 듣기 위해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배석자는 없었다.

 

윤 전 장관은"민생이 국정의 기본인데 그런 점에서 지금 정부가 그렇게 신뢰받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이 대표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현 정부의 국정 상황에 대해 "국가를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저렇게 흔들려서야 곤란하다"며 "국민적 역량을 다 모아도 쉽게 지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 같은데, 대통령이 저렇게 국민 신뢰도가 낮으니 무슨 정책을 펴도 효과가 안 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뭐니 뭐니 해도 국민적 지지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일 것 같은데, 배포가 큰 양반이라 그런 걸 신경 안 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표는 "국가가 워낙 불안정해지니까 그게 국민 삶에도 악영향이 너무 크고, 정국이나 국정운영이 좀 안정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이어서 사회원로들 같은 어르신들의 말씀이 많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최근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정국이 꽉 막힌 데 대해 윤 장관은 "국정은 길을 만드는 거고, 그런 점에서 여야가 공히 책임이 있고 힘을 합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여야는 이상하게 적대적 관계가 돼 버렸고, 작은 나라가 분열돼서 역량을 모으질 못하니까 정말 딱하다"고 평했다.

 

이 대표는 "제가 제일 답답한 게 정치인들은 싸우다가도 다시 화해하고 만나야 하고, 싸우더라도 감정적으로 싸우면 안 되는데 지금 제가 보기엔 정치인들이 서로를 진짜 미워한다"고 했다.

 

그러자 윤 전 장관은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경쟁을 하는 건데 '죽고 사는 식'으로 하는 건 정치가 아니다"라며 "민주주의 훈련이 덜 된 분들이 권력을 잡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그게 결국은 대통령이나 집권여당에 절대 도움이 되는 게 아닌데, 더군다나 소수여당이 다수당과 대화를 그렇게 안 한다는 것은 민주적이지도 않고 현실적으로도 절대 득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그렇다면 그 길을 열어주셔야 한다"고 요청했고, 윤 전 장관은 "제가 그런 역량이 되겠느냐"고 답했다.

 

윤 전 장관은 비공개 식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종횡무진이었다. 아주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냐는 질문에는 "저는 김건희라는 이름을 입에 올린 일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 대표는) 정치 현실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셨다. 제 의견을 물어보신 게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나이 먹은 사람이 특별한 의견이 뭐 있겠나"라며 "제가 조언할 만한 위치는 아니었다"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식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장관이 주문한 역할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오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민주당이 방탄을 위해 헌정 파괴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한 대표가) 어떤 감정을 갖고 있든 지금 나라 상황이 너무 어렵다"며 "경제 상황이 어렵고 국민들이 적대적으로 가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그럴 때일 수록 만나야 한다. 만나서 문제를 다 드러내놓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피할 일이 아니다. 한 대표님이 어렵겠지만 자주 보시면 좋다"고 밝혔다.

 

 


원본 기사 보기:미디어저널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