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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혜원 전 의원이 국회의원에서 시의원의 도전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사진=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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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의 정치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시의원 자체가 도전이다는 점이다.
더 높은 자리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더 낮은 곳으로 스스로를 내려놓는 선택. 손혜원의 이번 결정은 바로 그런 역류의 정치다.
화려했던 국회의원이라는 간판을 내려놓고, 가장 작은 단위의 권력인 시의원으로 향한 발걸음은 단순한 출마가 아니라 하나의 선언처럼 들린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그 한 문장은, 지금 한국 정치가 잃어버린 감각을 다시 끌어올리는 신호처럼 울린다.
목포는 지금 조용히 가라앉고 있다. 눈에 보이는 붕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람들이 떠난 자리의 공기다.
비어가는 골목, 닫힌 상점, 사라지는 기억들. 이런 도시의 쇠락은 통계로는 설명되지만, 체감으로는 절망에 가깝다. 많은 정치인들이 이 현실을 안다.
하지만 아는 것과 움직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손혜원은 그 간극을 몸으로 메우려 한다.
그의 선택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낮은 자리’로 내려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내려온 곳이 ‘현장’이기 때문이다.
이미 10년 가까이 목포 원도심에서 살며, 집을 고치고 공방을 운영하며, 도시의 호흡을 직접 겪어온 시간은 그 어떤 정책 보고서보다 설득력이 있다.
책상 위에서 설계된 도시 재생이 아니라, 손으로 만지고 발로 걸어 만든 경험의 축적. 그것이 지금 그의 정치 언어가 된 셈이다.
“관광객의 주머니를 털어라”라는 다소 도발적인 문장은, 사실상 지역 경제를 살리는 가장 솔직한 해법이다. 관광객을 부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머물고 소비하고 기억을 남기게 만드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도시를 브랜드로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이 대목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도시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이야기가 흐르는 무대이고, 사람들은 그 이야기에 돈을 지불한다. 목포를 다시 살아 숨 쉬게 하겠다는 그의 전략은, 결국 ‘이야기 복원’에 가깝다.
중앙 정치에서 내려온 선택을 두고 일부에서는 의아함을 느낄 수도 있다. 더 큰 권력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정치인의 경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혜원의 선택은 그 반대 방향으로 향한다. 권력을 확장하는 대신, 권력을 쪼개고 내려놓는다.
그 속에서 그는 새로운 가능성을 본다. 시의원이라는 위치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시민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작동하는 권력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더 직접적이고 강력하다.
정치는 종종 숫자와 세력으로 설명되지만, 실제로는 신뢰와 태도로 결정된다. 손혜원의 이번 도전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미 목포에서 시간을 보냈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흔적을 남겼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제도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말한다. 이 일관성은 정치적 계산이라기보다 하나의 서사처럼 읽힌다.
세월호 12주기에 맞춰 출마를 선언한 장면 역시 상징적이다. 과거의 질문을 현재의 행동으로 이어붙이는 방식. “왜 가만히 있었는가”라는 질문을 이제는 “그래서 나는 움직이겠다”로 바꾼 셈이다.
그 전환은 개인의 결심을 넘어, 시민들에게도 조용한 요구를 던진다.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물음이다.
목포는 아직 끝나지 않은 도시다. 오히려 지금이 시작일지도 모른다. 낡은 건물과 비어 있는 공간은 해석하기에 따라 무너짐의 흔적이 아니라 가능성의 여백이 된다.
손혜원이 그리는 그림은 바로 그 여백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채워 넣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혼자 완성할 수 없다. 결국 도시를 살리는 것은 사람이고, 그 사람들의 선택이 모여 흐름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