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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유경남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MAGA)’는 보호무역과 동맹 압박을 양축으로 삼아 세계 경제와 안보 질서를 재편하려 했지만, 그 전략은 오히려 역풍을 불러왔다.
전통적 동맹이었던 유럽은 더 이상 미국의 정책에 일방적으로 동조하지 않고,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강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독자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외교적 균열을 넘어 금융, 무역, 안보 전반에서 미국 중심 질서의 균열로 이어지고 있다.
균형외교로 돌아선 유럽, ‘탈미국’ 신호탄
영국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들은 과거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에 보조를 맞추던 태도에서 벗어나, 실용적 균형 외교로 방향을 틀고 있다.
스타머 총리의 중국 방문과 양국 간 협력 확대 움직임은 이러한 변화의 상징적 장면이다. 인공지능, 바이오 등 첨단 산업 협력 논의는 단순한 경제 교류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의 복원을 의미한다.
유럽연합 또한 인도와의 초대형 자유무역협정을 타결하며 미국 외 시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구 20억 명, 세계 GDP의 20%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의 형성은 미국 중심 무역 질서에 대한 구조적 도전이다. 동시에 해양 안보와 대테러 협력까지 포함한 협정은 경제와 안보를 동시에 재편하려는 유럽의 의지를 드러낸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미국의 동맹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 관세 위협과 군사적 압박이 반복되면서 유럽은 더 이상 미국을 절대적 파트너로 신뢰할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하게 되었고, 이는 ‘탈미국’ 전략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달러 패권을 겨누는 금융 반격
유럽의 대응은 무역과 외교에 그치지 않는다. 금융 영역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방식으로 미국의 핵심 권력인 달러 패권을 겨냥하고 있다.
독일 내에서 제기된 금 반환 요구는 단순한 자산 이동을 넘어, 미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 약화를 상징한다.
스웨덴과 덴마크 연기금의 미국 국채 매각 역시 같은 흐름 속에 있다. 특히 덴마크 연기금의 매각 결정은 규모 자체보다 ‘신호 효과’로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달러 가치 하락, 주식시장 약세, 금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며 ‘셀 아메리카’라는 공포가 확산됐다.
유럽은 미국 국채의 약 40%를 보유한 최대 채권국이다. 이들이 자산 재편에 나설 경우, 미국의 재정과 금융 시스템은 구조적 압박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는 군사력이 아닌 금융을 통해 미국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수단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서양 동맹의 균열, 새로운 질서의 서막
유럽의 저항은 이제 정치적 선언을 넘어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협정 표결 연기, 대규모 보복 관세 준비, 정상들의 공개적 비판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장면들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 정책을 ‘영토를 지렛대로 삼는 행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고, 유럽 지도자들은 굴복이 곧 종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정책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미 동맹 간 신뢰는 깊은 균열을 겪었다.
80년간 유지되어 온 대서양 동맹은 지금 재정의의 기로에 서 있다. 미국의 일방주의는 단기적 협상력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동맹 이탈과 글로벌 질서 재편을 촉진하는 역설적 결과를 낳고 있다. 유럽의 반격은 단순한 대응이 아니라, 다극화된 세계 질서로의 이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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