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D 세계 곳곳서 '아웅산 수지' 고희연

한국지부, 21일 부천사무실 40여명 행사, 12월 총선 승리 다짐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15/06/23 [10:21]

NLD 세계 곳곳서 '아웅산 수지' 고희연

한국지부, 21일 부천사무실 40여명 행사, 12월 총선 승리 다짐

최방식 기자 | 입력 : 2015/06/23 [10:21]

버마 민주주의의 상징 아웅산 수지 여사의 70회 생일 축하연이 부천에 있는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 사무실에서 열렸다. 본국 수도 네피도를 비롯해 수십개 해외 NLD지부에서도 축하행사가 이어졌다. 올 12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민주화를 이루려는 버마인들의 염원이 가득 담겼다.

민족민주동맹한국지부(이하 한국NLD, 의장 네툰나잉)는 지난 21일 오후 3시 부천에 있는 사무실에서 회원 버마 이주노동자, 그리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한국인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아웅산 수지 70세 생일 축하연을 개최했다.

네툰나잉 의장은 개회사에서 “버마를 사랑하고 수지여사와 NLD를 지지하는 버마인과 한국인 그리고 세계 여러 국가·인종 모두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라고 언급하고 “염원을 받들어 올 12월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 54년만에 민주정부를 수립하도록 기원·노력하자”고 다짐하고 당부했다.


▲ 한국NLD는 21일 회원 및 손님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아웅산 수지 여사 70회 생일 축하연을 부천에 있는 사무실에서 가졌다.     © 최방식

“54년만에 민주정부 수립 노력”

킨 마우옌 버마공동체 회장은 “이번 총선에서 모든 버마인들이 아웅산 수지와 NLD를 지지해 압도적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박해 받는 소수민족들도 함께해 버마민주화를 반드시 이루자”고 호소했다.

라잉 묘 테인 카렌(소수민족)청년단한국지부 대표는 “카렌족을 포함해 모든 버마의 소수 민족들이 이번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와 NLD를 지지해야 한다”며 “카렌족도 수지를 도와 버마민주주의 발전에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길 고양시21세기청년회 대표는 축사에서 “수지여사는 버마인만의 대표가 아니라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정치지도자 중 한명이며, 민주화가 반드시 이뤄질 뿐 아니라 융성한 문화대국으로 발전할 것을 확신한다”며 “한국과 형제국처럼 돕고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종순 버마사랑 대표는 “10년전 미얀마를 방문해 가택에 연금된 수지여사가 집 앞에 모인 수천명과 함께 연금해제를 촉구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받은 적이 있다”며 “버마 민주화와 인권개선에 세계인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주노동자를 박대하는 한국 사회와 정책에 대신 사과하기도 했다.
 
▲ 수지 여사 70회 생일 축하연에서 한국의 지원활동가들이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 최방식
 
이어 한국NLD 회원과 버마인들은 돌아가며 ‘엄마 수지, 사랑해요’, ‘수지와 NLD만세’, ‘버마 민주주의 만세’, ‘버마의 자유를’ 등을 외쳤다. 또 수지 여사 생일을 축하하려고 참여한 한국인들도 돌아가며 한마디씩을 보탰다.

이어 축시 낭독이 시작됐다. 유종순 시인이 ‘이태원 청소원 방씨의 독백1’(버마의 동지들을 위하여)을 낭송했다.
 
“어둠 저편의 깨끗한 희망을 만나...”
 
“고단한 잠 털어내고 동터오는 새벽/ 어둠 저편의 깨끗한 희망을 만나기 위하여/ ...가야 하리 무리무리 피곤에 젖은 얼굴들/ ...쓰레기 속 흙먼지 씹으며 버텨내야 할 끝 모를 하루 또 하루/ 아아 견딜 수 없어라 날아오르고만 싶어라/ 헐벗은 육신의 잠 훌훌 벗어던지고 끝없이/ 후줄근히 좋은 땀 흘리며 하염없이.../ 일어나 가야 하리 동터오는 새벽/ 헛된 꿈 게으른 잠 뿌리치며/ 지금은 헐벗은 그대로 가야 하리.”
 
한국NLD 활동을 지지한다는 김한비씨도 자작시를 낭독했다. “모든 일의 내막은/ 신의 이름에 오명을 남기려는 자들과/ 그의 가르침을 수호하려는 자들의 사투라네./ 그대는 아는가/ 버다웃 꽃은 긴 새벽의 끝에서 피어나/ 아침이 오면 소녀는 정원에서 꽃향기를 맡는다네./ 사원에서 매일 기도드리는 사람들이 보이는가,/ 버다웃 꽃은 그들의 눈동자 속에서 피어난다네./ 초대받지 않은 자들이여.../ 더 이상 꽃을 짓밟지 말고/ 그대들 어서 돌아가기를.”

▲ 한국NLD 사무실에 벽을 장식하고 있는 활동 사진들.     © 최방식

이어 선물 증정식과 생일 케익 자르기가 이어졌다. 김영길 대표는 6개월 작업을 거쳤다는 아웅산 장군과 딸 수지여사 영정을 한국NLD에 기증했다. NLD 회원들은 저마다 마련한 생일 선물을 지도부에 증정하기도 했다.

버마에서 수지 여사 생일 축하연은 21일 오전 9시 양곤에 있는 로얄 로즈 레스토랑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각국 외교관과 국제기구 대표가 초대됐다. 태국, 호주, 일본, 미국, 네덜란드 등 NLD 해외지부도 21일 일제히 수지 생일 축하연을 열었다.

한편, 미얀마(공식 나라 이름)는 오는 12월(선거일 미정) 야당이 참여하는 민주 총선을 실시한다. 개헌 저지선인 1/4을 군부가 지명하기 때문에 나머지 3/4를 놓고 선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되며, NLD측은 압승을 전망하고 있다. 2012년 야당(NLD)이 참여하는 50개지역구 첫 보궐선거(국회의원)에서 NLD가 43석을 차지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버다웃 꽃은 그대 눈동자 속에...”

하지만 걸림돌이 있는데 현행 헌법에 대통령 자격 제한을 두고 있다. 외국인 배우자·자녀를 둔 자는 후보가 될 수 없다고 한 것. 수지는 영국 유학시절 영국인과 결혼해 아들 둘을 뒀는데, 그들의 국적이 영국인이라서 현행 헌법상 대통령 자격이 없다. 수지를 앞세워 민주정부를 수립해야 하는데, 군부가 그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 양곤 시내에 나붙은 아웅산 수지 여사 생일 축하연 안내판.      © 프리버마

 

 
일각에서는 총선 전 개헌(수지 대통령 자격 발목잡기)이 이뤄지지 않으면 총선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수지와 NLD 역시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최근 한 외신과 인터뷰에서 수지는 “보이콧이 최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
 

아웅산 수지는 누구?

▲ 아웅산 수지.   ©최방식
1947년 민족해방투쟁 중 암살된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이다. 45년 6월 19일 양곤에서 태어났다. 인도 델리대와 옥스퍼드대·런던대에서 학위를 받았고, 영국 남성과 결혼해 두 아들을 낳고 살다 1988년 4월 양곤에 사는 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입국했다. 긴 민주화 투쟁의 시작이었다.
 
1888년 8월 8일 민중항쟁이 폭발한 것이다. 62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네윈 독재정권 26년만에 터져나온 항쟁은 1달 10여일만에 소마웅의 친위쿠데타로 마감됐는데, 3천여명이 살해되고 수천명이 체포·수감됐다. 이를 지켜본 수지는 9월 24일 NLD를 창립했고, 이듬해부터 가택 연금됐다.
 
90년 5월 신군부가 추진한 총선에서 80%(495석 중 392석)를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지만 군부는 총선결과를 거부하고 수지와 NLD를 탄압했다. 92년 소마웅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건강상) 탄쉐는 2005년 ‘미얀마 7단계 개혁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로드맵에 따라 2010년 총선을 치렀는데, 야당을 배제한 채 일당독재 선거로 끝났다. 그리곤 그해 11월 13일 수지의 가택연금을 해제했다. 21년만인데, 중간 중간 연금해제를 했기 때문에 실제 가택연금 햇수는 15년여에 이른다. NLD는 2012년 4월 50개 선거구 보선에서 43개를 석권했다.

2011년 자유의 몸으로 양곤에서 66회 생일을 맞았을 때 한 그의 연설은 많은 이를 감동시켰다. “부패한 권력은 권력이 아니라 공포다. 권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는 권력을 휘두르는 자를 부패시키고, 권력의 채찍에 대한 공포는 거기에 복종하는 사람을 타락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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