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플라뇌르의 시선’展

유 산 기자 | 기사입력 2015/02/20 [01:07]

‘달콤한 나의 도시-플라뇌르의 시선’展

유 산 기자 | 입력 : 2015/02/20 [01:07]
19세기 보들레르에게 거리 산책은 시적 영감을 주었고 벤야민에게는 역사적 인식의 원천이었다. 이제 우리의 신체는 더욱 깊숙이 도시에 담겨지고 도시는 현대인에게 제2의 자연이자 익숙한 삶의 공간이며 경험의 장소로서, 서술되어져야 하는 대상으로 보인다.
 
갤러리JJ에서는 이러한 도시의 현대성과 일상성의 장소에 주목하여 작가 김동욱, 김시은의 2인전을 마련하였다. 갤러리JJ는 이들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서 과거의 배회하는 산책자_플라뇌르이기보다 당대 특유의 미적 자의식을 지닌 도시 산책자로서의 의미를 새롭게 규정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기록과 기억은 우리의 달콤쌉싸름한 일상을 소환하면서 각기 독특한 회화적 이미지를 보여준다.
 
▲ 김동욱, 기차역(90.9x72.7cm_oil on canvas_2013)
 
김동욱의 도시 공간은 율동적이고 시점은 자유롭다. 시선은 때로는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비스듬하고 때로는 아예 장면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스치듯 어른거리는 이미지는 플라뇌르의 무심한 시선인양 부유하며, 그래서 오히려 더욱 사실적으로 보여진다.
 
작가 김동욱이 세상과 소통하는 주요 매개는 도시다. 지하철 역사나 카페, 명동거리, 한강다리 등에서 그가 보는 것은 도시의 기하학적 선들이 이루어내는 딱딱함이 아니라 그 속에서의 유기적인, 빛과 공간이 어우러져 순간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로서의 도시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군중 속 자유로움으로 인해 오히려 발생하는 고독, 도시의 화려함과 생동감은 묘한 멜랑꼴리로 전치된다.
 
▲ 김시은, 보통날 오후 3시(140x95cm_mixed media on wood _2014)
 
김시은의 화면은 분명하지 않은 이미지들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는 오롯이 작가 자신만의 서사적 감정의 기록이며, 시간을 사이에 둔 현실과 기억의 간극으로 인한 장면의 재구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김시은에 있어서 작업은 도시 속 일상의 기록을 매개로 하는 지난 시간에 대한 고찰이며, 결국 이는 자신을 탐색하고 인식할 수 있는 자아의 거울로 작동한다.
 
시간은 가도 이미지는 남는다. 작가는 과거의 기록들에서 감정을 재발견하고 새로운 의미를 도출하는 등 끊임없이 감각적 기억들을 이미지들로 변환시킨다. 목판과 아크릴이라는 두 매체를 중첩시키는 특수한 방식의 작업형태, 그리고 목판에 각인된 텍스트 및 시간의 지속으로 인한 내러티브의 확장으로 인해 이미지는 중첩되고 이쯤에서 관람자는 도시적 노스탤지어에 빠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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