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떼기 추억' 되살리는 한나라당

여당 서울시 의원들의 오만한 행태는 정치판 추태의 결정판...

정인대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08/07/21 [11:53]

'차떼기 추억' 되살리는 한나라당

여당 서울시 의원들의 오만한 행태는 정치판 추태의 결정판...

정인대 논설위원 | 입력 : 2008/07/21 [11:53]
 
▲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18일 당사에서 서울시의회 뇌물사건에 대해 발언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판은 정당이나 정치인을 막론하고 누가 더 오래 살아 남는가에 큰 의미를 두는 모습이다. 18대 국회가 개원되면서 17대까지 크게 이름을 떨치던 의원들이 낙선되면서 정치의 그늘로 사라졌다. 이재오와 이방호 의원이 그 대표적 인사라 할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던 인사중에 박희태 대표는 지난 7월 3일에 치뤄진 당 대표 선거에서 기사회생한 케이스라 하겠다.

또한 김덕룡과 맹형규 전 의원은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구제되었고 현재 일본대사로 근무하는 권철현 전 의원도 논공행상의 대가를 받았다. 얼마 전 박계동 전 의원은 성추문 사건에도 불구하고 국회 사무총장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임명되었다. 또한 선거에서 예상외로 낙선하였던 박형준 전 의원도 청와대 수석급의 자리로 이동하면서 현 정부의 실세로 남게 되었다.

이재오와 이방호 그리고 박희태와 맹형규, 김덕룡, 박형준과 권철현 등 18대 총선에서 실패한 인사들은 그나마 이명박 정권의 일등공신으로 구제되었거나 향후 구제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라서 그들 입장에서는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야권에서 18대 총선에 실패한 인사들은 그야말로 4년이란 세월을 절치부심하거나 아니면 현실의 야박한 삶을 경험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17대 국회에서 152석의 거대 여당으로 출범했던 열린우리당은 17대 국회를 채 마감하지 않은 상태에서 폐당하였다. 4년이란 기간도 채우지 못했던 것이다. 정당도 정치인과 마찬가지로 집권에 실패하면 인고의 세월을 보내거나 아니면 중도에 해체된다. 한나라당이 10년의 세월을 인내하면서 버티었던 동력은 국민의 지지와 성원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정당은 외국과 달리 평균 수명이 3년에 불과하다. 이러한 평균 수명에 비해 한나라당은 장수하는 정당으로 가고 있다. 반면에 민주당은 2007년에 들어서 수차례의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으로 무수히 많은 당명을 양산하면서 돌고 돌아 민주당으로 다시 귀환했다.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정권의 탄생과 함께 출범하였던 열린우리당이 노무현 퇴진과 함께 사라진 케이스이다.

한나라당을 제외하고 역대 정당들은 그 수명이 매우 짧았다.

그렇다면 한국의 정당들은 왜 수명이 짧은 것인가? 이는 한국의 정당 체제가 취약하고 정치 역사가 일천하기 때문이라 하겠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의 정치 시스템이 박정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제왕적 지도자에 의하여 좌우되어 왔음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10년의 야당 위치에서 제왕적 리더를 배출하지 못했던 것이 오히려 장수의 비결이 되었음은 아이러니한 사실이라 할 것이다.

정당이란 이념을 함께 하는 동지들의 정치적 결사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당사를 보면 이념과 동떨어진 정당으로 출범되는 경우가 흔했으며, 제왕적 지도자 한 명에 의해 부침이 있었다. 16대 대통령 선거 이후 민주당을 박차고 나가서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참여정부와 같이 새롭게 선출된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정당은 그 흥망성쇠가 결정되었던 것이다.

최근 정치권은 18대 국회개원을 시작하며 여야를 막론하고 각 정파의 이해관계를 따지면서 파벌 구축을 시작하고 있다. 물론 그에 따른 상임위 배정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권의 출범이후 이어지는 악재로 인해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혼쭐이 난 상태에서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교과서 명기 사건은 한나라당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뇌물선거 파장은 국민의 분노마저 야기시키고 있다. 더구나 기억하기 싫은 차떼기 추억을 다시 점화시킨 사건은 가뜩이나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되었다. 그러나 자세히 문제의 사안을 들여다 보면 곪아있던 환부가 결국 터진 사건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서울시의회 106명의 의원중 한나라당 소속 100명의 의원들이 야기시킨 뇌물선거 사건은 2005년 6월 30일에 개정된 공직선거법과 지방자치법에 의하여 파생된 부산물의 추한 모습이라 하겠다. 당시 개정된 법률의 주요 내용은 기초의원의 중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 신설 및 정당공천제이며 지방의원의 유급제였다. 결국은 국회에서 지방의원들의 뇌물사건을 원격조정한 격이 되었다.

지방의원으로 출마하기 위해서는 정당의 공천을 1차적으로 득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당내의 이상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공천 이후 타 정당 후보와 일전을 벌여야 하는 본선을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선거에서의 경쟁력은 더욱 중요한 것이다. 정치판에서 순수하게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은 변화와 혁신 그리고 개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한나라당 서울시의원들이 보이고 있는 오만한 작태는 스스로 경쟁력을 포기하고 구습과 구태에 찌들은 추한 행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한나라당의 잘못된 정강 정책은 물론, 지역연고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기득권 사수에서 비롯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이를 비판하는 야당 역시 한심한 모습을 떨치지 못함에 누구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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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반의 여러 이슈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취재해나가는 미디어활동가 김오달입니다. 후원계좌 - 우리은행(김오달) 549-022249-0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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