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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울 적신 엄마의 꿀참외·꿀토마토[사진] 여름내 기른 채소 경운기에 싣고 꼬불꼬불 산길 지나...어제(21일) 뻘짓을 하다 집에 늦게 돌아오니, 비가 그쳤다고 밭에 나갔다 오신 어머니께서 따온 참외가 싱크대 위에 잘 씻겨 있는게 보였다. 늦은 저녁을 먹는 동안 어머니는 '밭에서 따온 참외'라며 통통한 참외를 깎은 접시를 밥상 위에 놓아주신다.
배부르게 밥을 먹고 꿀처럼 달달한 참외를 베어먹으니, 무엇하나 부러울게 없었다. 오늘(22일)도 아침나절 밭에 나갔다 오시면서 참외와 토마토, 방울토마토, 가지, 고추를 따오셨다.
참외 단맛에 옛기억 새록새록~ 가을에 추수를 끝내고 쌀을 팔거나 겨울철 하우스 꽃재배를 하지 않는 이상 농사꾼 집에 큰 수입원이 없는지라,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다달이 날아오는 세금고지서 등를 당해낼 수가 없었을 것 같다. 암튼 꿀맛 같은 참외와 토마토를 베어먹다보니, 어렸을 적 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열무를 팔기 위해 석남동에 있는 거북시장을 오간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차편도 길도 좋지 않아 열무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손에 들고 잰걸음으로 20여 분 정도 떨어진 버스정류장까지 가서는 오래 버스를 기다렸다가 자리조차 없는 버스를 타고 30분 넘게 가야했다. 토마토를 많이 한 해는 아버지가 어머니와 함께 경운기를 몰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지나 신현동까지 가서 팔았다. 동생과 함께 따라간 기억도 난다. 그렇게 가져간 것들을 모두 팔고 몸을 가볍게 해서야 돌아오는 어머니를 할머니와 동생과 마루에 불을 켜놓고 기다리던 그 여름날도 기억난다. 달려드는 모기와 파리를 쫓아가며 대문 소리에 귀기울이며...
그런데 퇴약볕에서 수건 하나에 의지해 힘들게 밭일을 하고 다시 시장에서 저녁까지 장사를 하고 돌아와도 어머니는 쉽게 쉬지 못했다. 마루에 걸터 앉아 잠시 하루 장사를 정리하고 나서야, 부엌 한편에서 밥에 물을 말아 먹고 집안일을 챙기다가 방에 돌아와 지쳐 주무시곤 했다. 주무시는 모습 안쓰럽고 아름다워 그런 살림살이와 시집살이를 32년이란 세월동안 해오신 것을 생각하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지금 오전에 밭에서 돌아와 어린 조카를 위해 집안 청소를 끝내고 늦은 점심을 먹고 잠시 소파에 누워 코를 골면서 낮잠을 주무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아름답다. 그런 어머니께 아들 노릇조차 제대로 못하는 자신이 부끄럽고 죄스럽고 그렇다. 아! 달달한 꿀참외와 꿀토마토가 왜 이리 애틋한지~ <저작권자 ⓒ 인터넷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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