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살인 베가(베가 오스틴 분)는 ‘4차원’의 ‘미운 5살’ 동생 빌리(빌리 오스틴 분)와 늘 활동적인,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자신이 돌봐줘야 하는 아빠랑 셋이서 캠핑을 떠난다.

도통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모르겠는 동생 때문에 짜증이 나는 베가는 그냥 아빠랑 단 둘이 왔으면 좋았겠다고 아빠에게 말한다.

그래서일까? 아빠는 두 딸을 위해 평소보다 더 오버해서 뭔가를 자꾸 보여주려 한다. 아마도 어린 두 딸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하려는 속셈인 듯하다.

급기야 물구나무서서 사진을 찍더니 그걸 확인하는 과정에서 미끄러져 낭떠러지 아래 구멍으로 떨어져 버렸다.

이에 베가의 아빠는 베가와 빌리에게 왔던 길을 돌아가 사람들에게 아빠가 후타볼튼강 근처 구멍에 빠졌다고 이야기하라고 시킨다.

빌리와 베가는 아빠랑 같이 건너온 흔들다리 앞에서 고민에 빠진다. 아까는 무서워도 아빠가 손을 꼭 잡고 건너 줬지만, 지금은 아빠도 없고 위험 표지판도 있어 선뜻 여길 건너갈 엄두가 안 난다.

결국 베가는 좀 더 멀더라도 돌아가기로 한다. 그렇게 9살, 5살 두 소녀는 긴 여정을 떠난다.

하지만 강물이 그들을 앞을 막자 더 이상은 갈 곳이 없어 난관에 봉착한다. 게다가 날이 어두워지자 어디선가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베가는 행여 늑대나 공룡의 울음소리일까 싶어 겁에 질려 동생과 냅다 뛰어 그들 앞에 나타난 동굴로 들어간다.

다행이 늑대나 공룡은 아니고 사슴이었나 보다. 그렇게 둘은 동굴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이튿날 아침, 두 소녀는 다시 아빠를 도와줄 사람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선다. 그러다 우연히 자아(自我)를 찾고 있는 중이란 어느 아저씨를 만나, 농장으로 가는 길을 안내 받는다.

그렇게 둘은 농장에 도착하고, 어제 캠핑장에 왔을 때 마주친 할머니를 다시 만난다.

할머니에게 사정을 이야기 하고 아빠를 구조하러 올 수 있게 전화 좀 해 달라고 하니, 할머니가 선뜻 부탁을 들어준다.

하지만, 잠시 후 베가는 할머니가 치매 환자인 것과 전화선이 끊어져 있는 상태임을 알아챈다.

우리를 도와줄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했지만, 농장 할머니는 도와줄 수 없다고 판단해 베가는 밧줄과 도르래를 챙겨 동생과 함께 다시 아빠에게 돌아간다.

아이들이 다시 오니 반갑기는 한데, 어른은 안 데리고 오고 둘이 오니 아빠는 이내 실망한다.

그러나 베가는 아빠에게 제발 자신을 믿어 보라며 큰소리친다.

설명서 따윈 보지 않는 아빠랑 동생과 달리, 이케아 설명서를 정독하는 스타일인 베가는 자신이 직접 만든 설명서대로 밧줄을 나무에 묶고 이를 도르래에 연결한 후, 아빠에게 올가미를 만들어 허리에 묶으라고 하고는 동생과 함께 아빠를 끌어올린다.

영화 <토토리! 우리 둘만의 여름>은 제목처럼 두 딸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작품이다. 베가의 엄마나 아빠가 있긴 하지만, 엄마는 병원에 입원 중이어서 분량도 적고 아빠 역시 영화 초반 ‘구멍’(영화에서의 표현을 그대로 옮긴다)에 갇혀 아이들이 다시 구하러 올 때까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결국 베가와 빌리 두 소녀가 영화 내내 아빠를 구하기 위해 떠나는 여정이 이 영화의 큰 뼈대를 이룬다.

덕분에 ‘똑똑한’ 9살 베가와 자신에게 초능력이 있긴 하지만 아직 그게 무엇인지 알아내진 못 했다는 ‘4차원’ 5살 빌리의 모습을 영화 내내 볼 수 있다.

1시간여 동안 관객들은 두 어린 소녀의 모습을 보며 함박웃음을 짓게 된다.

특히 마지막에 동생을 ‘이상한 애’라고 생각했던 베가가 동생이 ‘제대로 한 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을 고쳐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를 통해 그 누구도 섣불리 사람을 겉으로만 평가하면 안 된다는 걸 깨닫게 한다.

두 소녀의 모습을 통해 힐링을 선사하는 영화 <토토리! 우리 둘만의 여름>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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