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오사마 빈 라덴 파키스탄서 사살

오바마 美대통령, 지난 1일 ‘이슬라마바드 외곽서 사망’ 공식발표

뉴욕일보 김소영 | 기사입력 2011/05/04 [01:08]

미군, 오사마 빈 라덴 파키스탄서 사살

오바마 美대통령, 지난 1일 ‘이슬라마바드 외곽서 사망’ 공식발표

뉴욕일보 김소영 | 입력 : 2011/05/04 [01:08]
▲9.11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 뉴욕일보
2001년 9.11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외곽에서 미군에 의해 사살됐다고 CNN과 ABC방송 등 미국 언론이 1일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은 DNA 분석을 통해 시신의 신원이 빈 라덴임을 확인했다고 CNN이 전했다.

AP통신 등은 대(對)테러 담당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 빈 라덴이 무인폭격기에 의해 숨진 것이 아니라 미군 특수부대의 지상 작전에 의해 사살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빈 라덴의 사살 시점이 지난주라고 덧붙였다.

빈 라덴은 지금까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 산악지대에 은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백악관 앞에서는 소식을 전해듣고 달려 나온 시민들이 미국 국기를 들고 환호했다.

  오바마 대통령 공식 발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9?11 테러의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됐다고 1일 공식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발표한 성명을 통해 "빈 라덴이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외곽에서 이날 미군의 작전과정에서 사살됐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이 빈 라덴의 시신을 확보했으며 작전 과정에서 미군이나 민간인의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는 미 정보 당국이 지난해 8월 빈 라덴의 파키스탄 내 은신처에 관한 믿을 만한 단서를 확보하고 이를 추적해왔으며 이날 자신이 빈 라덴의 제거 작전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의 사망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가장 중대한 성과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하고 "이제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빈 라덴의 제거가 이슬람권을 향한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빈 라덴은 누구인가?…美 ‘공공의 적’ 제1호

9·11주도 후 파키스탄 등서 10년째 도피생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 사살했다고 공식 발표한 오사마 빈 라덴은 9·11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의 최고 지도자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각국의 `공공의 적으로 꼽혀 왔다.

그는 사우디 아라비아 부호 출신의 회교 근본주의자로 스스로 `미국의 적임을 자칭하는 인물이다.

빈 라덴은 지난 1998년 발생한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대사관 폭탄테러 사건부터 미국의 추적을 받아 왔으나 2001년 9.11테러를 일으켜 미국 전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연약해 보이는 용모와는 달리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에 항거했던 이슬람 저항운동의 영웅으로 대접받아 온 빈 라덴은 미국의 모든 것을 혐오한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표방, 그동안 미국에 대한 테러가 발생할 때마다 용의 선상에 이름이 올랐다.

지난 1957년 리야드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빈 라덴은 제다에서 수학하던 16세 때부터 몇몇 회교단체와 긴밀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으며 학교를 마친 후 상속받은 건설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했지만 종교적 신념에 이끌려 몇년 후 사우디를 떠나야 했다.

1979년 빈 라덴이 처음 간 곳은 구소련의 침공을 받은 아프가니스탄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수천명의 아랍 의용군을 무장시키는 데 자신이 갖고 있던 상당한 돈을 썼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지에 밝힌 바 있다.

그후 1989년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자 사우디로 돌아왔으나 사업가로서 정착하지 못했고 1994년에는 이집트와 알제리의 과격 회교단체들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여권까지 압수당했다.

빈 라덴은 여권을 되돌려 받자마자 수단으로 옮겨 건설업을 재개했으나 이번에는 미 정보 당국으로부터 테러단체에 자금 및 훈련캠프 설치를 지원한다는 의심을 받고 결국에는 미국과 유엔의 압력에 굴복한 수단으로부터 추방당했다.

그는 1996년과 1998년 사이에 미국에 대한 지하드(성전)를 다짐하는 3차례의 회교교령을 발표, 회교도들에게 언제든 할 수만 있다면 미국의 군인과 민간인들을 살해하라고 촉구했고 미국인에게 사우디를 떠나지 않으면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9·11 테러 당시 아프가니스탄을 근거지로 활동했으며 같은해 미군의 아프간 전쟁 이후 아프간과 파키스탄 등지의 은신처에서 도피생활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빈 라덴은 미국의 집요한 추적에도 종종 영상 메시지와 성명 등을 통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미국을 성가시게 만들었다. 그는 2003년 9월 아랍어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방송한 육성 테이프에서 "적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며 재작년 발생한 9.11테러를 격찬했고 2004년 12월에도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걸프 지역 일대 산유국을 공격하라고 이슬람 전사들을 독려하고, 사우디 지도자들에게 대중 봉기의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3월에도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공개된 육성 성명을 통해 9.11 테러 주동자인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에 대한 사형이 집행될 경우 미국인들을 살해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험준한 산악지대에 은신처를 만들고 총력을 다한 미국의 추적을 꼬박 10년째 따돌렸다. 미국은 특수부대와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을 총동원해 그에 대한 수사망을 좁혔지만 알-카에다의 다른 지도자들과 달리 그의 행적은 계속 안갯속이었다. 그러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외곽에서 미군의 작전과정에서 그가 사살됐다고 발표함으로써 그의 사망 사실은 공식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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