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하여 時事에 이같이 되었는고"

시인은 시로 말한다 "민주주의 시대, 정당하게 싸워라"

임효림 | 기사입력 2007/06/23 [15:00]

"어이하여 時事에 이같이 되었는고"

시인은 시로 말한다 "민주주의 시대, 정당하게 싸워라"

임효림 | 입력 : 2007/06/23 [15:00]
 
 
 싸움질을 말리고 싶다

말리소서. 말리소서. 이 싸움을 말리소서.
公平하고 無邪하게 말리소서. 말리소서.
진실로 말려 말리시면 탕탕평평 할 것입니다

싸움의 시비만 하고 공적인 시비는 안 하는구나.
어이하여 時事에  이같이 되었는고.
물과 불 깊고 더운 우환이 날로 깊어 가노 메라

힘써하는 싸움 나라위한 싸움인가
옷과 밥에 묻혀 있어 할 일 없이 싸우는구나.
아마도 근치지 아니하니 다시어이하리오

 위의 시는 조선시대 어느 선비가 쓴 것이다. 정치권의 싸움질을 보고있으려니 안타까운 마음이다. 시사 하는 바가 많아 한번 옮겨 보았다.

 옛말에 흥정은 부치고 싸움은 말리라고 했다던가. 하지만 싸움도 없는 세상이 어디 있겠는가. 민주주의란 경쟁하고 시비를 공평하게 해 발전하는 제도이다. 그렇다면 민주주의 싸움은 말려서 될 일이 아니고 권장하고 흥을 돋우어야 하는 점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해도 현재 우리 정치현실을 보면 지나친 이전투구의 추잡한 싸움질이 많다.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것이 아니라 편협하고 사사로운 자기 이익을 위해서 싸운다. 그래서 위의 시에서도 '어이하여 시사에 이같이 되었는고' 하고 탄식을 하고 있지 않는가. 예나 지금이나 정치인의 싸움은 이렇게 추잡했던 모양이다.
 
 야당인 한나라당의 후보들도 제발이지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정치지도자 다운 싸움을 해주었으면 한다. 범여권 후보들이라는 사람들도 대도를 생각하고 시대정신을 고민하며 행동하고 싸워 주었으면 한다.
 
 여당과 야당은 철천지원수가 아니다. 나라를 이끌어가야 할 동반자다. 각기 정치노선이 다르고 철학과 이념의 차이가 있어서 다른 길과 정당을 선택했더라도 나라를 위하고 민중을 위한다는 뜻에서는 서로가 통하는 것이다.
 
 그러니 우파가 나쁜 것도 아니고, 좌파가 나쁜 것도 아니다. 진보가 더 우위에 있는 것도, 보수가 더 우위에 있는 것도 아니다. 진보는 진보의 정책과 비전이 있는 것이고, 보수는 보수의 정책과 비전이 있는 것이다. 그 정책을 가지고 상호 비판하고 평가하여 유권자의 지지를 얻으면 되는 것이다.
 
 어떤 국민도 보수와 진보, 여당과 야당이 원수가 되어 싸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대선을 앞두고 제발이지 민주주의를 망치지는 말고 정정당당하게 싸워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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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다 2007/06/24 [15:02] 수정 | 삭제
  • 모처럼 딱 맞아 떨어지는 시하나 읽었오

    이 시를 정치하는 넘들이 읽어야 하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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