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사독재 시위자 50명 체포

NLD 등 반정부세력, 기름값 폭등 항의 9년만에 최대규모 시위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7/08/28 [18:32]

미얀마 군사독재 시위자 50명 체포

NLD 등 반정부세력, 기름값 폭등 항의 9년만에 최대규모 시위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7/08/28 [18:32]
미얀마의 수도 양곤에서 지난 주에 이어 27일 또 다시 민주화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져 군사독재 정권이 50여명의 시위자를 체포했다고 AFP가 전했다.
 
최근의 일련의 시위와 집회는 지난 45년 이어져 온 이 나라 군사독재 정권의 탄압과 철권통치에 대항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고 이 통신은 언급했다.

이날 시위대는 양곤시 북동쪽 75km에 자리한 바고마을의 한 시장에서 침묵시위로 시작됐다고 증언자들은 통신과 전화통화에서 밝혔다.

시위대는 깃발을 들거나 구호를 외치지 않았지만 길 옆 보도를 따라 걸으며 손뼉을 쳤다. 그리고 30분 뒤 전원 체포돼 자치정부 청사로 끌려가 심문을 받았다고 목격자는 전했다.
 
연 2주째 이례적 거리시위
 
하지만 이들이 연행되자 격분한 주변 시민들 100여명이 자치청사 앞으로 몰려들며 반발하자 당국은 이들을 2시간여만에 모두 풀어줬다고 시위에 참여했던 캬우 윈이 통신과 대담에서 언급했다.

▲ 지난 27일 양곤 인근 도시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 장면. AFP보도 사진 갈무리.     © 인터넷저널


“시위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연행되자 모두 우리를 따라왔습니다. 그리고는 우리를 풀어줄 때까지 청사 밖에서 항의 시위를 했고요.”

당국은 연행자들에게 더 이상 시위를 하지 말 것을 강요했다고 캬우윈은 전했다. 아울러 2시간여 구금된 기간에 구타 등은 당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민족민주동맹(NLD) 소속 회원. 이들은 지난 8월 15일 연료값 폭등에 항의해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그 결과 대중교통 요금이 현재 2배로 껑충 뛴 상태다.

갸우윈은 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NLD는 버마인들의 맨 앞에 서있을 것”이라며 “우리 NLD맴버들은 버마인들의 고통스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그런다”고 말했다. 이보다 나흘 전인 23일에는 양곤에서 기름값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있었다.

미얀마 정부 한 고위관리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한 세미나에서 기름값 폭등은 정부 보조금을 줄이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에너지기획부의 사무총장인 소민트는 “정부는 구매자·소비자의 무담을 덜어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NLD, "독재정권 물러가라"
 
기름값 폭등에 따른 대중교통요금 상승으로 양곤의 많은 노동자들은 월급으로 출퇴근 버스비를 충당하는 것도 어려운 상태라고 통신은 전했다.

군부의 보안요원들은 현재 평상복 차림으로 양곤시내를 누비며 시위·집회를 진압하고 있다. 그 결과 양곤의 주요 도심은 공포에 휩싸여 있다.

관영 언론은 지난 주 기름값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로 56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태국에서 활동하는 미얀마 반정부 관계자는 최소 100명은 연행됐다고 주장했다.

태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APP)의 테이트 나잉은 AFP와 통화에서 “체포된 이들은 군사독재 하수인에게 고문을 받고 있을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도 직접적으로 경험한 바이지만 미얀마에서 체포되면 항상 끌려가 육체적이고 정신적으로 지독한 고문을 받게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 체포된 사람 중에는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 중 한 사람인 민코나잉도 포함돼 있다. 그는 가택연금 중인 아웅산 수지여사와 함께 버마민주화 운동을 해온 사람이다.

민코나잉은 지난 19일 양곤 집회 때 500명과 함께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13명에 포함됐다. 이정도 집회면 최근 9년사이 가장 큰 시위로 기록될 정도이다. 이번에 체포된 이들은 과거 민주화운동으로 10여년 감옥살이를 했던 이들이다.
 
민코나잉 등 88세대 또 연행
 
19일 체포된 13명은 ‘88세대’ 지도자들이다. 88세대는 1988년 버마민주화를 위한 가장 큰 시위가 있었던 시절 거리투쟁을 이끌었던 학생운동 세대이다.

이들은 민주화운동 대세를 몰아 1990년 처음으로 치러진 민주적 선거에서 승리를 했지만 군부독재가 선거결과를 무시하고 아웅산 수지를 가택연금하고 당선된 야당의원들을 모두 감옥에 처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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