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총선, 무샤라프·집권당 참패

18일 치러진 선거에서 두 야당 210석 차지, 여당은 20석 전망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8/02/19 [17:21]

파키스탄 총선, 무샤라프·집권당 참패

18일 치러진 선거에서 두 야당 210석 차지, 여당은 20석 전망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8/02/19 [17:21]
파키스탄 총선에서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집권당이 참패를 당했다. 승리한 두 야당은 일제히 2001년 이래 권력을 행사해 온 무샤라프와 그를 지지하는 미국에 대한 타격이라고 논평했다.

18일 치러진 총선에서 지난 5년 무샤라프 대통령을 지지해 온 집권 파키스탄무슬림연합(Q)의 주요 정치인들 대부분이 의석을 잃었다고 프랑스에서 발간되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가 19일 보도했다.

아직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적인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보도에 따르면 집권당의 대표인 차우드리 슈자트 후세인과 전 국회의장인 아미르 후세인, 그리고 6명의 현직 장관들이 모두 낙선한 것으로 보인다.
 
“폭력정치와 미국 대테러정책 심판”
 
현재까지 현지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두 야당 중 한 곳에서 총리를 맡을 게 확실해 본다. 아울러 그간 나왔던 무샤라프의 정책들을 무위로 돌릴 수 있으며, 그를 권좌에서 쫓아내는 것도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8주 전 의문의 암살을 당한 베나지르 부토 여사의 희생에 힘입어 야당인 파키스탄인민당이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집권 여당이 확실해 보인다고 언론은 전했다.
 
▲ 전 총리 나와즈 샤리프가 이끄는 야당 '파키스탄무슬림연합(N)' 지지자들이 18일 치러진 총선에서 야당의 압승 소식이 나오자 거리에서 환호하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지 온라인판 보도.    © 인터넷저널

 
이번 선거결과는 현지에서 무샤라프와 그를 후원해온 미 부시행정부에 대한 심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시 정권은 지난 8년간 무샤라프를 직간접적으로 지지해왔고 파키스탄 내 이슬람 군벌을 척결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왔다.

이에 대해 집권당의 당직자들도 선거결과가 실정과 각종 테러에 대한 심판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무샤라프의 호전적 비민주주의와 지난해 100여명의 사망자를 낳은 국경지대 군벌세력에 대한 강경진압 등에 유권자가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다른 정치인들 무샤라프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판결을 앞둔 지난해 이프티카르 모하메드 차우드리 대법원장을 해임한 것이 유권자의 반발을 불렀다고 평가했다. 차우드리 대법원장은 현재 가택에 연금된 상태이다.
 
두 야당 합치면 대통령 탄핵 충분
 
무샤라프는 지난 11월 육군 참모총장직을 내놓고 5년 임기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재선됐었다. 당시 그는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테러와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18일 밤 전 총리인 나와즈 샤리프가 이끄는 파키스탄무슬림연합(N)의 지지자들은 승리를 환호하며 수도 이슬라마바드 거리로 쏟아져 나와 축하퍼레이드를 벌였다. 자전거나 미니밴에 올라탄 채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당 깃발을 흔들었다.

한 민간 뉴스채널인 아이텔레비전의 비공식 결과에 따르면, 총 272석 가운데 암살된 부도여사의 파키스탄인민당이 110석을 차지하고 샤리프의 전 총리의 파키스탄무슬림연합(N)이 100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무샤라프가 이끄는 집권 파키스탄무슬림연합(Q)는 기껏해야 20~30석 얻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영 통신사인 파키스탄AP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종합해도 파키스탄인민당이 최대 의석을 차지하는 게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터키행 C-130수송기 대기해야 할 것”
 
선관위는 이번 총선이 일부에서 폭력에도 불구하고 자유롭고 공정하며 평화롭게 치러졌다고 밝혔다. 일부에선 일어난 테러 등으로 10명이 사망하고 70명이 부상을 당했다. 아울러 한 지역구에선 후보가 피격을 당하기도 했다고 파키스탄 언론들은 전했다.

집권당의 패배 소식이 돌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그간 반정부 활동을 이유로 자택에 감금해왔던 변호사운동 지도자인 하산을 풀어줬다. 그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무샤라프는 터키행 C-130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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