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대화', 방송3사 '앵무새언론'

[방송모니터] 민언련 11월 27∼29일 방송3사 저녁뉴스 일일브리핑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9/12/01 [00:10]

'대통령과 대화', 방송3사 '앵무새언론'

[방송모니터] 민언련 11월 27∼29일 방송3사 저녁뉴스 일일브리핑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9/12/01 [00:10]
방송3사가 앵무새언론의 자리를 굳혔다. 27일 방영된 '대통령과의 대화'를 생중계한 것도 모자라 뉴스보도에서는 MB의 말을 비판없이 반복·요약해 전달했기 때문이다. MB의 왜곡된 주장까지 되뇌여 황금시간대 전파낭비를 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지난 30일 내놓은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모니터 브리핑(11/27-29)'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과 대화'라는 지상파 3사에 생중계된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세종시공약을 파기하고 4대강사업을 강변하는 등 일방적 주장을 했지만 방송3사가 생중계도 모자라 뉴스보도도 이를 요약·반복해서 앵무새처럼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아울러 이런 대통령의 일방적 주장이 이른바 ‘황금시간’대에 지상파 3사, 케이블, 지역민방 등 35개 방송을 통해 동시 생중계됐는데 이는 심각한 전파낭비이며, 패널들은 대통령의 답변에 추가 질문할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했으고, 국민패널 중 연예인 패널 2명은 ‘내복을 입었느냐’는 따위의 신변잡기 질문을 하는 등 토론 형식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지만 방송3사는 이를 외면했다고 덧붙였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상파 3사에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세종시 수정과 4대강사업의 당위성을 주장한 것을 고 '대화 아닌 일방적 주장'이란 비판과 전파낭비 우려가 나오는데도 방송3사는 다시 뉴스보도에서 대통령의 주장을 요약·반복 전달해 '앵무새 언론'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는 방송모니터 결과가 나왔다.     © 인터넷저널

 
방송3사들은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28일 철도파업에 대해 "적당히 타협해서느 안된다"고 지적 코레일 사측에 강경대응을 부추기는 발언을 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데도 방송3사가 아무런 비판을 하지 않은 채 또 한번 발언내용을 그대로 요약 전달하는 '앵무새'가 됐다고 이 단체는 강조했다.

특히 KBS는 이 대통령이 “수십만 명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평생 직장을 보장받은 공기업 노조가 파업하는 것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우려를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MBC와 SBS도 같은 날 단신을 통해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평생직장을 보장받은 공기업 노조가 파업을 하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들다”며 “적당히 타협하고 가서는 안된다”고 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전했다.

다음은 민언련이 지난 30일 내놓은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모니터 브리핑(11/27-29)' 전문.
 
 1. 일방적인 ‘대통령과의 대화’ … 방송3사는 대통령 발언 요약·정리만

27일 ‘대통령과의 대화’는 이명박 대통령의 일방적인 주장만 듣는 자리였다.

이날 이 대통령은 세종시를 “수도 분할”로 표현하는가 하면 세종시 공약을 파기한 데 대해 “정치를 오래 해본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유세 때 처음에는 어정쩡하게 얘기했다가 선거 다가오니 계속 말이 바꿔더라”,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하다”며 어물쩍 넘어갔다. 또 4대강 사업을 강변하는 과정에서 서울 잠실과 김포에 보를 만들어 한강이 맑아졌다거나, 참여정부에서 수해방지를 위해 87조를 들이는 하천정비 계획을 내놨다는 등 사실을 왜곡한 주장까지 폈다.

뿐만 아니라 이런 대통령의 일방적 주장이 이른바 ‘황금시간’대에 지상파 3사, 케이블, 지역민방 등 35개 방송을 통해 동시 생중계되었다는 사실도 심각한 문제다. 또 패널들은 대통령의 답변에 추가 질문할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했으며, 국민패널 중 연예인 패널 2명은 ‘내복을 입었느냐’는 따위의 신변잡기 질문을 하는 등 토론 형식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방송3사는 문제투성이였던 ‘대통령과의 대화’를 비판하지 않았다. 방송3사는 대통령의 발언을 요약·반복해서 전달하는 ‘앵무새’ 역할에 충실했다. 그리고는 ‘대통령과의 대화’를 둘러싼 정치권의 주장과 충청지역의 반발 움직임을 덧붙이는 데 그쳤다.

KBS <‘세종시’ 수정 사과·이해 구해>(이춘호 기자/11.28)
<“수질 악화 아닌 개선”>(이재원 기자/11.28)
<“서울 답방 고집 안 해”>(이승철 기자/11.28)
<충청권 반발 격화>(이용순 기자/11.28
<‘장외투쟁’ ‘의원사퇴’>(김영민 기자/11.28)
<“일방적 추진 안한다”>(이재원 기자/11.29)
<강력 투쟁 선언>(이민영 기자/11.29)

KBS는 28일 <‘세종시’ 수정 사과·이해 구해>(이춘호 기자)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문제를 설명하는데만 40분을 할애할 정도로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데 전력했다”며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수질 악화 아닌 개선”>(이재원 기자)에서도 4대강 사업에 대한 이 대통령은 발언 내용을 중심으로 보도했다.

<“서울 답방 고집 안 해”>(이승철 기자)에서는 남북정상회담 등에 대한 이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전한 뒤, “이 대통령은 세종시와 4대강을 설명하는 대목에선 구체적인 숫자를 인용했고 지난 정부때 만든 보고서를 들어 보이기도 했다”, “부인 김윤옥 여사의 요리 솜씨도 자랑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자신의 경험담을 예로 들며 시종 여유 있게 답변했고 국민과의 대화는 예정시간을 30분 넘겨 2시간 10분 만에 끝났다”고 대통령의 ‘대화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충청권 반발 격화>(이용순 기자)에서는 충청지역 주민들과 단체장들의 반발을, <‘장외투쟁’ ‘의원사퇴’>(김영민 기자)에서는 야당과 한나라당의 주장을 단순 나열했다.

MBC <“갈등·혼란 죄송, 수정 불가피”>(박재훈 기자/11.28)
<“수질 악화 안돼”>(여홍규 기자/11.28)
<장외 투쟁 돌입>(이언주 기자/11.28)
<내달 14일 발표>(이주승 기자/11.28)
<설득에 총력>(박재훈 기자/11.29)
<연대투쟁 모색>(조효정 기자/11.29)

MBC는 28일 <“갈등·혼란 죄송, 수정 불가피”>(박재훈 기자)에서 ‘이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에 대해 사과하고 교육과학 도시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수질 악화 안돼”>(여홍규 기자)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이 대통령이 발언을 전하고, “이 대통령은 패널들의 질문에는 일일이 연필로 메모하고, 4대강 답변 때는 컴퓨터그래픽 영상을 보여주며 직접 설명하는 등 성실한 토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장외 투쟁 돌입>(이언주 기자)에서는 민주당, 자유선진당,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한나라당의 입장을 나열했다.

<내달 14일 발표>(이주승 기자)에서는 “오늘 세종시 현지를 찾은 정운찬 총리는 주민들의 거센 반발 속에서도 ‘세종시를 더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며’ 설득 작업에 나섰다”며 정부가 다음 달 14일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BS <사과‥“국익위해 수정”>(김우식 기자/11.28)
<“빨리 추진해야 예산 절감”>(손석민 기자/11.28)
<“회담 장소에 융통성”>(이승재 기자/11.28)
<“입장 변화 없다”>(김윤수 기자/11.28)
<총력투쟁‥사퇴 결의>(김호선 기자/11.28)
<현장 방문‥주민 반발>(유성재 기자/11.28)
<수정안 확정 박차>(손석민 기자/11.29)
<‘야권 공조 투쟁’ 선언>(한승희 기자/11.29)

SBS는 28일 <사과‥“국익위해 수정”>(김우식 기자)에서 이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을 사과했다고 전했다.

<“빨리 추진해야 예산 절감”>(손석민 기자)에서는 대통령이 “‘수질악화 우려’부터 정면으로 반박”했으며 “미리 준비한 동영상을 통해 첨단로봇 물고기가 오염을 감시하는 과정을 직접 설명”했다는 등 4대강 사업 관련 이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전했다.

이어 <“회담 장소에 융통성”>(이승재 기자)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고, “일반 시민과 연예인들의 질문이 이어지면서 토론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며 “부인 김윤옥 여사의 요리 실력을 묻는 질문에서는 닭 강정만 잘한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입장 변화 없다”>(김윤수 기자)에서는 박 전 대표가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는 소식을, <총력투쟁‥사퇴 결의>(김호선 기자)에서는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의 비판을 전했다.

<현장 방문‥주민 반발>(유성재 기자)은 주민들의 반발 속에서 민관합동위원회가 현장을 방문했다고 전하고, 정운찬 총리의 ‘세종시 수정’ 주장을 전했다.

2. MB, 철도파업 “강경대응” 주문 … 방송3사 무비판·단순전달

28일 이명박 대통령이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 “적당히 타협하고 가서는 안된다”며 코레일 사측에 강경대응을 부추기는 발언을 했다. 이번 철도노조 파업이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 단체협약 해지 등 강경대응 때문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나서 강경대응을 더욱 부추김으로써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그러나 방송3사는 대통령의 이 발언도 무비판·단순 전달했다.

KBS <“적당히 타협 안돼”>(단신/11.28) <“손실 최소환 해야”>(단신/11.29)
MBC <“적당한 타협 안돼”>(단신/11.28)
SBS <“철도 파업 엄정 대처”>(단신/11.28)

 

KBS는 28일 단신 <“적당히 타협 안돼”>에서 이 대통령이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해 적당히 타협하고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십만 명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평생 직장을 보장받은 공기업 노조가 파업하는 것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단순 전달했다. 29일 단신 <“손실 최소화 해야”>에서는 이 대통령이 “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파업이 예견된 상황에서 화물 운송에 대한 대비책을 철저하게 세우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하고, 파업에 따른 국가적 손실과 국민 불편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MBC는 28일 단신 <“적당한 타협 안돼”>에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평생직장을 보장받은 공기업 노조가 파업을 하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들다”며 “적당히 타협하고 가서는 안된다”고 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달했다.

SBS도 28일 단신 <“철도 파업 엄정 대처”>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KBS <주말이 고비>(박진영 기자/11.27) <무연탄·시멘트 ‘비상’>(최성민 기자/11.27)
<“대화먼저” “해제먼저”>(이화연 기자/11.27) <여객 수송도 차질>(은준수 기자/11.28)
<파업 나흘째…여객 열차 운행 ‘차질’>(공아영 기자/11.29)
<급한 화물 우선 수송>(박진영 기자/11.29)
MBC <화물수송 악화>(조문기 기자/11.27) <연대 총파업 예고>(양효걸 기자/11.28)
<새마을·무궁화호 60%만 운행>(조의명 기자/11.29) <장기화 우려>(박영회 기자/11.29)
SBS <물류대란 주말이 고비>(정형택 기자/11.27) <여객 수송도 차질>(진송민 기자/11.28)
<파업 나흘째‥여객 수송 차질>(김종원 기자/11.29) <산업계도 비상>(박민하 기자/11.29)

한편, 방송3사는 27일부터 29일까지 철도파업과 관련한 다른 보도에서도 이번 파업의 주요 쟁점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으며, 화물·여객 열차 운행 차질 등 상황 나열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KBS는 화주들의 불만을 주요하게 전했고, SBS는 “물류대란”을 거론했다.

KBS는 27일 <주말이 고비>(박진영 기자)에서 파업중단을 촉구하는 화주들의 기자회견을 전했다. <무연탄·시멘트 ‘비상’>(최성민 기자), 28일 <여객 수송도 차질>(은준수 기자), 29일 <파업 나흘째…여객 열차 운행 ‘차질’>(공아영 기자), <급한 화물 우선 수송>(박진영 기자)에서도 파업에 따른 운행 차질 상황을 전달하는데 그쳤다. 철도 노사의 주장을 다룬 27일 <“대화먼저” “해제먼저”>(이화연 기자)에서는 양측 주장을 나열했다.

MBC도 27일 <화물수송 악화>(조문기 기자), 28일 <연대 총파업 예고>(양효걸 기자), 29일 <새마을·무궁화호 60%만 운행>(조의명 기자)에서 운행 차질 상황과 시민들의 불만을 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장기화 우려>(박영회 기자)에서는 철도노사 양측의 입장을 나열했다.

SBS 역시 27일 <물류대란 주말이 고비>(정형택 기자)에서 “물류대란”이라며 화물열차 운행 차질을 부각했다. 28일 <여객 수송도 차질>(진송민 기자), 29일 <산업계도 비상>(박민하 기자) 등에서도 운행 차질 상황을 전했다. <파업 나흘째‥여객 수송 차질>(김종원 기자)에서는 운행 차질 상황과 함께 “잘못된 관행을 고치겠다는 사측과 임단협 원상복귀를 요구하는 노조 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파업사태는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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