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참여소통 없고 시정홍보만

[방송모니터] 민언련 12월 9일 방송3사 저녁뉴스 일일브리핑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9/12/13 [15:49]

광화문광장, 참여소통 없고 시정홍보만

[방송모니터] 민언련 12월 9일 방송3사 저녁뉴스 일일브리핑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9/12/13 [15:49]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을 시민의 참여와 소통의 공간이 아닌 시정 홍보용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을 MBC가 단독 보도해 눈길을 끈다. 대조적으로 4대강 공사 예정지에서 문화재가 발굴된 소식을 KBS가 단신처리해 눈총을 사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지난 10일 내놓은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모니터 브리핑(12/9)'에서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을 개장 초기부터 각종 시설물을 설치해 광장이 아닌 '공원'으로 조성해 시민들의 자유로운 활용을 차단하더니 급기야 '스노보드 경기대'를 설치하는 등 철처하게 시정 홍보공간으로만 사용하고 있다는 MBC의 비판보도가 나왔다고 전했다.
 
MBC는 보도에서 △집회 금지 및 1인 시위 차단 △KBS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으로 시민출입 통제 △경복궁과 북악산까지 가리는 흉물스런 스노보드 월드컵 개최 등으로 서울시가 시민의 혈세로 조성한 광장을 철저하게 자의적 이용을 넘어 시정홍보 무대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 4대강 사업 공사구간에서 문화재가 대량 발굴됐는데 MB정권이 임기내 공사완료를 목표로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어 제대로 된 조사나 발굴이 어렵다는 비판적 소식이 나오자 MBC 등이 이를 자세히 보도했다. 하지만 KBS는 이를 단신보도해 눈총을 샀다.     © 인터넷저널

 
특히 MBC는 “시민들의 열린 공간이 돼야 할 광장이 서울시를 위한 홍보 무대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도 적지 않다”며 “원래 이 광장이 가지고 있는 목적과 의의를 충실히 살려야 한다”는 시민 인터뷰를 싣고, “실제로 지난 넉 달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37건의 행사 대부분은 정부와 서울시가 주관한 홍보성 행사”라고 덧붙였다.
 
민언련은 이어 4대강 사업 공사예정지인 낙동강 일대에서 문화재가 발굴됐지만 이명박 정권이 임기내 공사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어 제대로 된 문화재 조사 및 발굴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방송사들이 소식을 전했는데, KBS만 이 소식을 단신으로 전해 눈총을 샀다고 언급했다.
 
보도에 따르면, 황산헌으로 추정되는 조선시대 제방유적, 고려시대 건물터, 신라 말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각종 토기 등 유물이 나왔고, 경남 양산 외에도 4대강 유역에 수많은 문화유적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돼 충분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이 전해져 MBC와 SBS가 이를 전하며 제대로 된 조사나 발굴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을 비판했다.
 
하지만 KBS는  단신종합 <4대강 사업 지역에서 문화재 발견>에서 “정부의 4대강 사업 추진에 따라 지난 9월부터 해당 지역에 대한 문화재 지표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낙동강 일대에서 처음으로 조선 시대 제방 등의 유적과 주름무늬 토기편과 해무리굽 청자편 등 유물이 발견됐다고 문화재청이 밝혔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정부가 4대강 공사를 서두르면서 문화재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등의 문제점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다음은 민언련이 지난 10일 내놓은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모니터 브리핑(12/9)' 전문.
 

 1. 4대강 공사 예정지 ‘문화재 발굴’ … KBS는 단신

9일 4대강 사업 공사 예정지인 낙동강 일대(경남 양산시 물금읍)에서 문화재가 발굴됐다. ‘토석혼축 제방’으로 조선시대 문헌 등에 기록된 황산헌으로 추정되는 조선시대 제방유적, 고려시대 건물터, 신라 말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각종 토기 등 유물이 고루 나왔다. 전문가들은 경남 양산 외에도 4대강 유역에 수많은 문화유적이 있다며 충분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 4대강 공사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어 제대로 된 문화재 조사 및 발굴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KBS는 관련 사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방송3사 중 유일하게 단신으로 발굴된 유적과 유물만 언급하는데 그쳤다. 반면, MBC는 정부가 4대강 공사를 서둘러 문화재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고, SBS는 발굴된 유적의 보존 문제를 제기했다.
KBS <4대강 사업 지역에서 문화재 발견>(단신종합)
MBC <유적 나왔다>(양효경 기자)
SBS <유적 발견..보존은?>(유재규 기자)

KBS는 단신종합 <4대강 사업 지역에서 문화재 발견>에서 “정부의 4대강 사업 추진에 따라 지난 9월부터 해당 지역에 대한 문화재 지표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낙동강 일대에서 처음으로 조선 시대 제방 등의 유적과 주름무늬 토기편과 해무리굽 청자편 등 유물이 발견됐다고 문화재청이 밝혔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정부가 4대강 공사를 서두르면서 문화재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등의 문제점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MBC는 4대강 공사를 서두르면서 문화재 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적 나왔다>(양효경 기자)는 “공사를 이렇게 서두르기에 앞서 문화재 조사를 더 꼼꼼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에서도 문화재청이 조사 지역을 원래 계획의 1/3으로 줄였고, 수중 지표조사에서도 27곳에서 유물이 발굴됐지만 국정감사 자료에서는 누락됐다며 “수중조사는 일단 다 끝났다”는 문화재청국장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한 번밖에 할 수 없는 발굴조사에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하자 비판이 일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2011년 말까지 현 정부 임기 내 완공이라는 사업 목표 탓에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할까 우려한다”고 전했다. 보도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찬성도 반대도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너무 조급한 걸음에 영원히 잃어버리는 것이 있지는 않은지 다시 생각해볼 때”라고 꼬집었다.

SBS는 4대강 공사 지역에 발굴 유적 보존방법을 둘러싼 논란을 전했다.

<유적 발견..보존은?>(유재규 기자)에서는 경남 양산의 유적 발견 사실을 전하며 “4대강 사업부지 가운데 이렇게 문화, 역사 유적이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발굴 조사 예정지가 160곳이 넘는다”며 “문제는 서둘러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이 귀중한 문화재를 훼손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화재청은 일단 땅을 파면 훼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매장 문화재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 곳에 대해 설계 변경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면서도 “하지만, 자전거 도로나 녹지로 조성할 경우 유적 손상이 미미할 것이라며 땅 속에 유적이 있다는 기록만을 남기고 공사를 허용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 유적(경남 양산)의 보존 방안이 앞으로 4대강 사업에서 발견될 유적들의 보존 방향의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 광화문 광장 … MBC, ‘시정 홍보 공간’으로 전락 비판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을 시민들의 참여와 소통의 공간이 아닌 ‘시정 홍보용’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광화문 광장은 이미 개장 초기부터 각종 설치물과 꽃밭을 조성해 ‘광장이 아니라 공원’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게다가 서울시는 집회는커녕 광장에서의 1인 시위마저 차단하며 시민들의 기본권을 철저하게 억압하고 있다. 반면, 이벤트 유치에는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KBS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을 허가하며 일대 출입을 통제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의 ‘빅 에어(Big Air)’ 경기를 개최한다며 17억 예산(5억은 서울시 지출)으로 일반 건물 13층 높이의 스키점프대를 설치하고 있다. 이 스키점프대는 경복궁과 북악산까지 가려 시민들로부터 ‘흉물스럽다’는 평을 받고 있다. 더구나 도심 한복판에서 스노보드 경기를 치르기에는 안전시설이 허술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광화문 광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KBS와 SBS는 관련 문제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9일 MBC만 관련 보도를 했다.

MBC <광화문 앞 점프대>(양효걸 기자)

<광화문 앞 점프대>(양효걸 기자)는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점프대의 안전 문제와 함께 광화문 광장이 ‘광장’으로서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도는 “대형 점프대의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점프대가 어느 정도의 무게를 버텨낼 수 있을지 모르고 작은 돌풍에도 흔들리거나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보완하라”는 내용의 외부 보고서를 전한 뒤, 그러나 서울시는 대회 2틀전까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4만 명 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극심한 교통정체와 관객 안전사고도 염려된다”고 전했다.

이어 보도는 “시민들의 열린 공간이 돼야 할 광장이 서울시를 위한 홍보 무대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도 적지 않다”며 “원래 이 광장이 가지고 있는 목적과 의의를 충실히 살려야 한다”는 시민 인터뷰를 싣고, “실제로 지난 넉 달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37건의 행사 대부분은 정부와 서울시가 주관한 홍보성 행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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