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 정신' 사라져버린 엉망진창 '잼버리', '스카우터'의 관전평

김오달 기자 | 기사입력 2023/08/12 [11:37]

'스카우트 정신' 사라져버린 엉망진창 '잼버리', '스카우터'의 관전평

김오달 기자 | 입력 : 2023/08/12 [11:37]

무슨 <포레스트 검프>도 아니고, 내가 스카우트 잼버리 관련해서 이런 글을 쓰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으며... 2023년 <스카우트잼버리 세계대회>가 파행으로 치닫는 지금, 삼십여년전의 기억을 떠올려 '스카우트 정신'을 다시금 되새길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난 한국스카우트연맹 소속 575사단 연대장이다. 소속대원이 다 중도포기하고 나 혼자 생존했기에 소속 부대원은 나 하나다.

 


내가 힘들게 이 활동을 유지한 이유는 폐쇄적인 공간일 수 밖에 없는 장애인학교에서 유일하게 '바깥 세상'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활동보조라는 개념자체가 없던 90년대초반 시기에 활동보조가 아닌,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이 가능한 비장애인들을 만났고, 난 그들에게 내가 스카우트활동을 통해 배운 것을 가르치기도 한 경험이 있다.

 

비용(평균 150만원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준비비용을 포함해 여행경비까지 포함한다면 어마어마한 부담이었을 것이다.)을 감당해가며 그들이 원했던 것은 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 더 열린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3년을 지나 10년 넘게 준비한 <2023 스카우트 세계잼버리대회>는 우리가 주지하다 싶이 엉망진창에, 어처구니 없음... 뻘밭에서 뻘짓하는 대한민국의 또다른 <K-신화>를 일궜다.

 

어마어마 하다. 상상 그 이상으로 놀라울 따름이다. 어떻게 이따위로 준비를 해놓고 카메라 앞에서 그토록 자신만만했는지 그 근자감에 허를 찔린 기분이다.

 

이 정권 혹은 정부는 한번도 책임이라는 것을 져본적이 없는 책상머리들만으로 구성된게 분명하다. 대체 현장 확인은 단 한번이라도 해본적이 있는지 의심스러울정도로 새만금 현장은 말그대로 <뻘밭>이었다.

 


참담하다. 개영식 현장에 휴가 중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겠다고 굳이 찾아온 대통령 부부의 그 저렴함이 참담한 것이 아니라, 현장 의전을 위해 사전점검을 했을 대통령실의 의전담당비서관들조차 현장의 열악함을 인지하지 못한채 대통령 부부를 그 자리에 않게 한 것이 참담하다.

 

<스카우트 선서>

 

"나는 나의 명예를 걸고 다음의 조목을 굳게 지키겠습니다.

 

첫째, 하느님과 나라를 위하여 나의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둘째, 항상 다른 사람을 도와주겠습니다.

 

셋째, 스카우트의 규율을 잘 지키겠습니다."

 

오해하지 말자. 여기 선서에 등장하는 '하느님'은 특정종교의 그 <하나님>이 아니다. 세상 모든 민족들이 신이라고 믿는 '그분'을 의미하는 단어가 <하느님>이다. 우리나라 애국가에 등장하는 <하늘님>과 같은 존재라고 보면 된다.

 


내가 굳이 이 글에 <스카우트 선서>를 소개하는 이유는 세계스카우트연맹 이하 대한민국정부, 전라북도 도청, 하물며 방송이나 미디어들이 떠드는 <스카우트 정신>이 대체 어디서 기어나온건지 의아해서다.

 

잼버리는 축제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엑스포따위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소중한 <미래세대의 축제>, 그리고 전 세계의 아이들이 아무런 편견없이 '세계의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의 장'이다.

 

그걸 대한민국 정부는 새만금 홍보를 위한 그냥저냥한 <국제행사> 취급한거다. 박근혜 - 문재인 - 윤석열 정부 모두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얼마나 섬세한 준비가 필요한지에 대해 어떠한 고민도 없었던거다.

 

 

폐영식까지 지켜본 내 소감은 정말이지 "이 정부는 국민을 통치의 대상으로 보고있구나..."이다. 한마디로 "국(國)만 있고, 민(民)은 어디에도 없는거구나..."

 

내가 처음 윤석열이라는 인간을 보고 느낀 '첫인상' 그대로, 윤석열은 그냥 윤석열이었던거다.

 

애초에 그들에게 국민은 통치와 동원의 대상이지, 절대 '나라의 주인'은 아닌거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정한 잼버리규정도 무시한채 참가자격이 있을리 만무한 초등학생까지 돈으로 동원해 참가인원을 늘렸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잼버리라는 국제행사는 참가자에게 일정요건의 자격을 요구한다. 길게 설명할 필요없이 '15세 이상의 자가생존이 가능한 스카우트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여야 한다. 이건 캠핑이라는 잼버리의 기본에서 참가자 개인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마련해둔 스카우트의 기본원칙이다.

 


일정정도의 스카우트 교육을 이수한 자가 아니면, 스카우트 대원이라도 잼버리 참가자격을 가질 수 없다. 단순히 만 12세 이상이라고 해서 참가신청을 할 수 없다는거다.

 

더 길게 이 글을 쓰고 싶지도 않다. 폐영식을 한다는 이유로 사이도 좋지 않은 KBS에 가수섭외를 요청한 정부나, 그에 호응해 정부의 약점이나 잡자하는 식으로 그 요구를 받아들인 KBS 경연진, 그리고 무리한 진행임을 알고도 상암월드컵경기장을 아무런 반발없이 내어준 오세훈의 서울시도 다같이 국민 모두에게 사과하라.

 

그리고 69억 추가로 집어넣은 세금 어디 갔는지 세세히 밝혀라. 난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눈 씻고 찾아봐도 당췌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사회 전반의 여러 이슈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취재해나가는 미디어활동가 김오달입니다. 후원계좌 - 우리은행(김오달) 549-022249-02-101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