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미신고 2123명 사망 249명, 지난 8년간" 56개 아동단체 대책 촉구

이영일 | 기사입력 2023/08/22 [10:33]

"출생 미신고 2123명 사망 249명, 지난 8년간" 56개 아동단체 대책 촉구

이영일 | 입력 : 2023/08/22 [10:33]

 

▲ 56개 아동보호·시민단체들이 17일 낮, 서울 중구 누리마당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출생 미신고 아동의 사망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 이영일

 

"아동 유기의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보편적 임신, 출산 및 양육 지원체계를 강화하라!"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으로 촉발된 출생 미신고 아동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출생 미신고 아동 보호'와 '출생 등록 권리 보장'을 위해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월드비전, 한국아동단체협의회 등 56개 아동보호·시민단체들은 17일 낮 12시 30분 서울 중구 무교동 누리마당에서 회원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보건복지부 전수조사로 확인된 출생 미신고 사망 아동이 무려 249명"이라며 "정부가 지금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출생 미신고 아동의 사망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출생신고도 되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난 아이들을 추모하고 전수조사를 통해 사망 원인과 대책을 심층 조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열렸고 아동보호단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추모의 마음을 담아 검은색 옷으로 복장을 통일했다. 
 

▲ 보건복지부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출산 기록을 조사한 결과 2,123명의 아동이 출생 미신고 아동이고 이중 249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 이영일

 

2015년~2022년 2123명이 출생 미신고, 이중 249명이 사망

이들은 "보건복지부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출산 기록을 조사한 결과 2123명의 아동이 출생 미신고 아동이고 이중 249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태어난 144명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7명이 사망하고 15명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가 진행중이다.

국회도 지난 6월 30일, 출생통보제 도입을 위한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출생통보제는 아동의 존재를 공적으로 인정하고 아동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출생신고를 가정에만 맡겨두지 않고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들은 또 "이번 복지부 전수조사와 범정부 차원의 '출생 미등록 아동보호 체계 개선 추진단(아래 추진단)' 활동이 일회성에 그치면 안 된다"면서 "출생 미신고 아동 현황과 사망 원인 및 배경에 대한 정확한 추적 조사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지원 방법과 충분한 예산 확보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진단은 감사원 감사 이후 정부가 구성한 조직이다. 

 

▲ 무교동 거리를 지나던 한 시민이 출생 미신고 사망 아동을 추모하는 메모지를 작성해 붙이고 있다.  © 이영일

 

아동보호 및 시민단체, 출생 미신고 아동 보호를 위한 '8대 제안' 발표

기자회견장에서는 '출생 미신고 아동 보호를 위한 시민사회단체의 8대 제안'도 발표됐다.

8대 제안은 ▲출생 미신고 의심 아동 2123명의 전수조사를 통한 출생 미신고 사유 및 사망 원인, 배경 심층조사 ▲외국인 아동을 포함한 모든 아동의 출생 등록 권리 보장 ▲아동 유기의 근본적인 원인 파악 및 종합 대책 마련 ▲보편적 임신, 출산 및 양육 지원체계 강화 ▲복합위기가정에 대한 사회적 지원 확대 ▲아동보호체계 강화 및 관련 예산 증액(OECD 평균) ▲청소년 부모에 대한 생애주기적 정책지원 강화 ▲아동을 부모의 소유물로 보는 사회적 인식 개선 및 아동 인권 보장 위한 국가적 책임 규정하는 아동기본법 제정이다.

정병수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동권리본부장은 "지금까지 자신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출생 미등록 아동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며 "더 이상 사회 그늘 속에서 생을 마감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중앙정부, 지자체, 시민단체들과 함께 출생 미신고 아동 보호 체계를 강화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기자회견에 참석한 각 단체 관계자들이 사망한 출생 미신고 아동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 이영일


남상은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옹호실장은 "출생 미신고 아동들의 안타까운 소식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이 조속히 마련되길 촉구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많은 시민들께서 관심 가져주시고 힘을 모아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정순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옹호본부장도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은 채 안타깝게 사망한 아동을 마음 깊이 추모한다. 출생 미신고 아동 보호를 위한 실효적이며 구체적인 지원 방안과 더불어 모든 아동의 출생 등록될 권리 보장을 위한 근본적이며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이 열리는 누리마당을 지나는 시민들도 출생 미신고 아동을 추모하는 메시지를 작성해 붙이는 등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했다.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은 후 한겨레전문필진, 동아일보e포터, 중앙일보 사이버칼럼니스트,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2015년 사회비평칼럼집 "NGO시선"과 2019년 "일본의 학교는 어떻게 지역과 협력할까"를 출간했고 오마이뉴스 등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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