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원구 전 서울지방국세청 국장이 자신의 항소심 재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로 나와 있는 전표가 있다고 법정에서 폭로 하였다.
안 전 국장은 24일 오후 2시부터 5시 40분까진 진행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의 기소 내용을 부인하면서 특히 국세청의 부당한 사찰과 사퇴압박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이렇게 최후진술을 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 하였다.
25일 서울고등법원에 따르면 형사4부(부장판사 김창석) 심리로 24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안 전 국장은 신동아가 보도한 국세청 실무자 "도곡동 전표, 직원들 다 봤다"는 제목의 기사에 대해 "모두 맞다"고 확인 진술하였다. 이 기사는 2007년 포스코건설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대구지방국세청 직원들이 도곡동 땅 실소유주가 이명박으로 명기된 전표를 확인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자 검찰은 "수사의 본질을 흐리려는 내용"이라며 재판부에 발언 중지를 요구하는등 예민하게 반응하며 이명박 일가 감싸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안인구씨가 지난해 11월 검찰에 구속되기 전, 국세청 안에서 심한 사퇴 압력에 시달려왔다고 한다. 안씨의 증언에 따르면, 2008년 가을께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이 안씨를 불러 "청와대에서 당신을 이강철 사람이라고 하면서 나가라고 한다"고 말했었다.
이에 안씨는 국세청 감찰팀 간부에게 "(2007년 당시) 포스코 세무조사를 하다가 도곡동 땅 자료가 나와서 내가 덮었다"며 "그런 점에서 내가 MB에게 도움을 준 것"이라고 항변 하기도했다 한다. 이후 국세청 감찰팀은 대구에 내려가 당시 포스코 세무조사를 했던 전직 간부를 만나 안 전 국장의 주장을 사실로 확인했고, 이렇게 확인된 내용은 청와대 민정라인으로 보고됐다는 게 안 국장의 증언을 통해 드러나기도 하였다. 그 후 안인구씨는 오해가 풀릴 것으로 생각했지만 사퇴압력은 더욱 강해졌다고 한다. 도곡동 땅 문건을 청와대 협박카드로 쓴다는 것이 이유였다. 국세청은 퇴임하면 국세청 간부들이 주로 가는 삼화왕관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제안 하기도 했지만 안씨는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이어진 진술에서 안씨는 "국세청 감찰이 저를 반년이 넘게 이 잡듯이 뒤진 후 결국 국세청 산하기관인 삼화왕관 CEO 자리를 제안했을 때 만약 제가 공직자로서의 처신에 자신이 없었다면 3년 임기에 연봉이 수억이 넘는 그 자리를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제게 경제적 실리보다 제가 옳다고 믿고 살아온 제 인생에 대한 당당함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 안 전 국장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증인들은 국세청과 수사기관이 의도하는 대로 마치 각본에 맞춰서 진술을 했다"며 "심지어 일부 증인들은 법정에서조차 국세청과 수사기관의 눈치를 보며 허위증언을 했다"고도 폭로했다. 끝으로 안 전 국장은 "구름이 햇빛을 영원히 은폐하지는 못한다"며 "바람이 불어 구름이 흩어지면 홀연히 밝은 빛이 나타나지만 사실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은 구름일 뿐 태양은 늘 그 자리에 있다"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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