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UAE유전 '10억배럴' 거짓과 진실

곽승준·청와대 "100%확보" 언론플레이, 현지 '6번째 협상대상국'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1/03/19 [13:47]

MB, UAE유전 '10억배럴' 거짓과 진실

곽승준·청와대 "100%확보" 언론플레이, 현지 '6번째 협상대상국'

서울의소리 | 입력 : 2011/03/19 [13:47]

한 나라의 대통령은 어떠한 경우라도 정직해야 한다. 자신의 치적을 홍보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100%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 어느 정도 부풀리는 것까지는 구분하기 어렵겠지만, ‘대기표를 받고서 합격했다’고 말하는 것은 사기꾼이나 하는 언행이다. 재임 중 사임한 美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한 ‘거짓말’로 인해 사임했다. 처음부터 사과했더라면 결과는 달랐을지도 모른다.  

지난 13일 UAE로 떠난 이명박은 어느 순간 TV에 등장해 개선장군처럼 ‘한국이 30년 만에 UAE의 문을 열고 10억 배럴 대형 유전에 참여하게 됐다’고 국민들에게 보고했다. 이로써 자주개발률 15%를 달성해 자신의 공약인 20% 달성이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는 확보한 10억 배럴은 현 유가로 132조원에 해당한다고 부연했다. 그리고 이를 보도하는 한국의 언론은 하나였다. 한 목소리로 이명박을, 그의 업적을 미화했다. 그 이후에 내일신문, 한국일보 등이 사실에 입각한 문제제기를 했지만 메이저 언론의 외면 속에 이슈를 창출해 내지 못했다.

MOU 체결의 주역, 곽승준 ‘무조건 10억 배럴 확보다!’

 
국내 업체들의 유전개발을 컨트롤하는 정부부처는 지식경제부의 에너지자원실이다. 그런데 금번 UAE 유전은 청와대 미래기획위원회(곽승준)에서 주도했다. 수행기자들은 곽승준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맺은 MOU(양해각서)의 구속력에 대해 물었다. MOU는 언제든 파기될 수 있는, 구속력이 크지 않은 협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곽승준은 “무조건 10억 배럴을 확보했다”고 단언했다.

여기서 잠시 UAE의 광구 현황과 계약 종료 현황을 정리하고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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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UAE와 계약관계에 있는 기존 석유 메이저 회사들이 2014년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UAE와 재협상에 나서게 되는 점인데 이에 대해서도 곽승준은 이렇게 단언했다. “(석유메이저 회사들은) 계약이 만료되면 다시 재계약 할 수 없다. UAE와 메이저업체들과의 재협상은 이미 늦었다. 내년 이상을 넘어갈 가능성은 석유업계 관례상 어렵다.”

UAE 현지 언론을 통해 본 ‘이명박의 진실’

 
가장 냉정한 비즈니스는 ‘외교’다. 자국의 이익이 다뤄지기 때문에 협정의 문구 하나 하나에 신경을 쓴다. 아무리 ‘형제국’이라고 해도 틀어지기 일쑤이다. 한-미 FTA 협정 체결 과정을 상기해 보라. 따져보면 한 나라의 대통령이 골프 카트를 운전해줄 정도로 미국만큼 친근한 형제국이 또 어디에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굴을 붉혀야만 했다. 그리고도 재협상을 벌여야 했고, 아직도 국회의 비준을 받지 못했다. ‘외교’란 이런 것이다.
 
이명박 정권 말대로라면 UAE는 1년 만에 이 정부의 지극 정성에 빠져서 그 나라가 가진 유일한 자원인 유전의 개발권을 한국에게 줬다는 말이 된다. 기존 대형유전에서 30년 이상 함께한 석유 메이저회사 대신에 한국을 택했다는 말이다. 비즈니스를 해 본 경험이 있다면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명박 정권이 국내 언론은 장악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외국 언론까지 장악하지는 못했다. UAE의 많은 영자신문들도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명박 정권의 기자회견 내용 등을 소개하는 데 그치는 수준이었다. UAE의 반응은 없었다. <The National>지는 South Korea strikes deal for billiion barrels of oli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한국측 인사의 인터뷰만 등장하고, "UAE 국영석유회사측은 관련된 입장 밝히기를 거부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우리측만 대통령, 청와대 관계자, 지경부 실장, 한나라당 등에서 총동원돼 나라의 축제분위기를 띄우려 했지, UAE 현지 분위기는 석유회사 관계자조차 입장을 내놓지 않은 이벤트에 불과했다.
 
UAE 최대 영자지인 <걸프뉴스>는 14일 로이터통신 현지 보도를 인용해 관련 내용을 상세히 전하고 있다. 제목은 ‘S. Korea secures Abu Dhabi oil deal’이다. 앞 부분은 한국의 설명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이명박이 ‘원전 건설로 시작된 양국의 100년 우정이 이번 MOU 체결로 더욱 공고해졌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Renegotiations(재협상)이라는 소단락에서 한국이 맺은 MOU의 위상이 어떠한지를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읽으면서 가슴 속에서 뭔가 치밀어 올랐다. 궁금했지만 한국언론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내용이 그곳에는 고스란히 있었다.


The deal between Knoc(석유공사) and Adnoc(UAE 국영석유회사) is part of a renegotiation of a series of concessions that start to expire in 2014.

이번에 양국 석유공사에서 체결한 MOU는 2014년에 종료되는 조광권에 대한 재협상 시리즈의 일환이다.
 
Norways Statoil, Denmarks Maersk Oil, part of AP Moeller Maersk, Austrias OMV, London-listed oil and gas services firm Petrofac along with Knoc had been named as contenders for the concessions issued by the UAE.

Statoil(노르웨이), Maersk Oil(덴마크), part of AP Moeller Maersk, OMV(오스트리아), Petrofac(영국) 등 5개 석유기업이 한국의 석유공사와 함께 이번에 UAE에서 주관하는 조광권 참여 희망기업으로 이름을 올려놓은 상태다.  
 
While the main partners of Adnoc in the UAEs four largest concessions are US ExxonMobil, Royal Dutch Shell, BP, Frances Total and the Japan Oil Development Co, analysts said they must be more competitive if they want to renew the contracts and win more after they begin expiring.

그러나 UAE 국영석유회사의 핵심 파트너는 석유 메이저회사인 엑슨모빌, 로열더치쉘, BP, 토탈 그리고 일본의 석유회사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석유 메이저회사가 (조광권 획득과 관련하여) 더욱 경쟁력이 있으며 만일 그들이 권리 갱신(renew)을 원하기만 한다면 그들이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한다. UAE에서 한국 대통령이 직접 생중계를 통해서 ‘10억 배럴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UAE 현지에서는 한국은 ‘6번째’로 협상에 참여하는 나라가 됐다고 보도했다. 덧붙이기를 그러나 기존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석유 메이저회사가 조광권 재갱신을 원하는 경우 이들이 가져가게 될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걸프뉴스>뿐 아니라 다른 UAE 현지 언론에는 한국이 얼마의 유전을  확보했는지 수치는 등장하지 않는다. 확보라는 표현 자체가 등장하지 않고, 유전 개발에 참가를 희망하는 여러 대상 중 하나의 이름으로 등장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과의 MOU 체결을 보도하는 기사에 굳이 다른 참가 희망기업의 리스트까지 상세히 보여준 것으로 봐서 현지에서는 제법 장사가 된다고 판단하는 판에 한국도 뛰어들었다고 보는 듯 싶다.
이제 “우리가 10억 배럴의 유전을 확보했다”고 발표한 이명박과 “100% 우리가 확보했다”고 말한 곽승준이 답할 차례다.
 

부천사람사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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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ods 2011/03/20 [17:53] 수정 | 삭제
  • 기사를 써주신분께 감사
    국민은 기만당하고 있는 데 언론장악이 되어 잘 알지 못하고 있는이때 이런 글 너무 감사합니다
    야당이 너무 빈약하여 언론이 장악되어 국민들이 칠흙 캄캄해도 전혀 야당으로서 일의 능력이 넘 미약함을 한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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