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원 "백선엽 미화하면 어떠냐?"

정부 'KBS 백선엽다큐' "문제없음" 결론, 정부추천 위원들 주도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1/07/22 [18:31]

방통심의위원 "백선엽 미화하면 어떠냐?"

정부 'KBS 백선엽다큐' "문제없음" 결론, 정부추천 위원들 주도

서울의소리 | 입력 : 2011/07/22 [18:31]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가 친일 미화 논란을 부른 KBS 백선엽 다큐에 대해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심의 과정에서 KBS이사 출신인 권혁부 방송통신심의위원은 "(백선엽의 공 때문에) 내가 여기에 이렇게 살아있을 수 있는데, 백선엽 장군을 좀 미화한들 뭐가 문제 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8일 오전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 광장에서 열린 9.28 서울수복 및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해 백선엽 예비역 대장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방통심의위는 21일 오후 3시 전체회의를 열어 KBS 백선엽 다큐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 뒤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6명의 정부 여당 추천 방송통신심의위원 가운데 5명은 "문제없음", 1명은 "행정지도"를 요구했다. 3명의 야당 추천 방송통신심의위원들은 다큐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제작진 의견진술을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당 위원들 "백선엽 미화한들 뭐가 문제냐! 미제승냥이 타도는 왜 방송했냐"

정부 여당 추천 위원들은 백선엽 다큐와 관련해 "제작진의 자율권을 존중한다. 문제없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권혁부 위원(국회의장 몫의 한나라당 추천, 전 KBS이사)은 "6.25 전쟁 당시 마을에서 26명이 몰살됐지만, 저는 여기에 살아서 앉아 있다. (백선엽의 공 때문에) 제가 여기에 이렇게 살아있을 수 있는데, 백선엽 장군을 좀 미화한들 뭐가 문제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6.25는 여기 앉아있는 우리들의 운명을 결정지은 큰 역사적 의미의 사건이다. 만약 (백선엽의) 역할이 없었다면 우리가 여기서 이런 논의를 할 수 있겠느냐"며 "KBS 다큐는 6.25를 돌아본 의미있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주장했다. 

최찬묵 위원(대통령 추천,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도 "전반적으로 심의규정을 위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최 위원은 "방송 내용을 보니까 미제 승냥이 타도하자는 문구가 노출돼기도 했는데, 이런 표현들이 꼭 나왔어야 했느냐"며 "문제 아니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구종상 위원(국회 문방위 몫의 한나라당 추천, 동서대 영상매스컴학부 교수) 역시 "제작진의 자율권을 존중하며,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제작진이 특정 의도를 가지고 인물을 부각시키려 노력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엄광석 위원(국회의장 몫의 한나라당 추천, 전 SBS 논설위원)도 "다소 흠이 있다고 하더라도 여기서 이념 논쟁을 할 만큼의 사안은 아니다"라며 "만약 백선엽 장군에 대한 특집 프로그램이었다면 이념 논쟁을 할 수 있겠지만, 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한국전쟁의 의미를 재조명하자는 취지였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박성희 위원(대통령 추천,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은 "다큐가 문제없다고 보지는 않지만 법정 제재까지 갈 사안은 아니다. KBS춘천방송국에서 한림대가 발견한 미공개 영상자료에 초점을 맞추느라 이런 문제(친일 미화 논란)가 불거지게 된 것 같다"며 "앞으로 공정한 방송을 만들라는 의견 제시 정도가 적당하다"고 강조했다. 

야당 위원들 "30%가 백선엽 관련 내용…영웅담 아니면 뭔가?"

반면 야당 위원들은 백선엽 다큐에 대해 공정성, 균형성 위반이라며, 제재 수위를 결정하기에 앞서 제작진의 의견을 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장낙인 위원(문방위 몫의 민주당 추천, 우석대 신방과 교수)은 "1~2부작 가운데 백선엽씨와 관련된 내레이션, 인터뷰 등이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다소 특정인물이 부각됐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한국전쟁의 역사와 이미를 되새겨 보겠다는 것이 기획의도지만 실제로는 백선엽 장군의 영웅담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장 위원은 "1부의 부제인 기억의 파편을 찾아서는 백씨 기억의 파편을 찾는다는 얘기고, 2부 부제 싸움의 능선을 넘어서도 백씨의 길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한 인치의 땅도 거저 얻지 않았다는 말이 반복적으로 나오는데 독립운동가들을 소탕하는 간도특설대에 속해있던 백선엽씨는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백선엽씨에 대한 친일 문제가 여러 번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에서 일본군 장교였기 때문에 친일사전에 등재됐다는 정도의 멘트로 과거 전력을 설명하고 넘어간 것은 방송심의규정 가운데 공정성, 균형성 조항 위반"이라며 "굳이 법정제재를 전제로 하지 않더라도 제작자의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김택곤 위원(국회의장 몫의 민주당 추천, 전 전주방송 사장)도 "살아있는 인물에 대해 2시간에 걸쳐서 방송이 조명한 전례가 있느냐? 집중 조명을 하려 했다면 그만큼 치밀하고 조심했어야 했는데 안타깝게도 KBS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백선엽씨가 아무리 6.25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할지라도 이 정도의 조명을 받으려면 백씨의 어두운 면도 충분히 다뤘어야 했다. 만약 간도특설대 출신이라는 것을 취재진이 몰랐다면 큰 실수이고, 알고도 이런 방송을 내보냈다면 엄청난 과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쟁은 특정 영웅이 혼자 치르는 게 아니지 않느냐. 6.25 전쟁을 재조명하려 했다면 이름없이 죽어간 장교와 병사 등도 분명히 짚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박경신 위원(국회 문방위 몫의 민주당 추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백선엽씨가 독립군을 토벌하는 부대에서 활동했다는 점을 제작진들이 충분히 내보냈어야 했다"며 "싸워서 이 나라를 지킨 것만 강조되는 것은 진실성에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디어스곽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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